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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 소송 충당부채 덜 쌓는 이유 2100억대 피소 한토신, 44억 충당금...고유계정 영향 차단

김지성 기자공개 2016-03-25 08:29:57

이 기사는 2016년 03월 23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신탁사들이 법정소송에 대비해 쌓은 충당부채가 피소금액의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소송에 따른 고유계정 훼손 가능성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1개 부동산신탁사 중 2015년 연결감사보고서를 제출한 한국토지신탁(한토신)과 한국자산신탁(한자신)의 계류 중인 소송 피소금액은 각각 2112억 원, 1297억 원이다. 피소금액이 총자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다른 신탁사도 사정이 이와 비슷한 것으로 파악된다.

신탁사 소송
*2015년 말 기준 피소. 자료=연결감사보고서

각 신탁사의 자본금 규모와 피소금액을 단순 비교할 경우 법정 소송에 노출된 위험이 적지 않다. 그러나 소송 주체 등을 고려하면 위험이 급감한다. 신탁사업과 관련된 소송은 패소 시 판결원리금이 신탁계정에서 지급되거나 신탁관계인에게 구상이 가능하다. 회사의 고유계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피소금액이 매년 수위였던 한토신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2000억 원대 소송을 벌이고 있지만, 관련 대손충당부채가 47억 원에 그쳤다. 업계 2위로 피소금액이 1200억 원대인 한자신도 충당부채로 5500만 원을 설정했다. 이는 고유계정에 영향을 주는 피소금액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신탁사 고유계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소송 위험도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고유계정을 대상으로 하는 소송은 손해배상과 사해신탁(채무자가 채권자를 해롭게 함을 알고 신탁을 설정하는 일) 관련이 대부분이다. 손해배상은 패소하더라도 피소금액이 미미하고, 사해신탁은 원고가 입증하기 어려워 법원에서 대부분 돌려보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부동산신탁사들이 패소해 고유계정에서 자금이 줄어든 비율이 1% 미만으로 집계했다.

다만 과거 소송으로 부동산신탁사들이 대규모 손실을 인식한 사례를 비추어볼 때 법적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과실에 따라 소송 여파가 신탁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토신의 경우 지난 2013년 시공사의 추가 공사비 청구와 관련 1심 소송에서 패소해 100억 원가량 충당금을 쌓았다.

업계는 그러나 법리 해석과 승소 등을 이유로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1심에서 패소한 사건의 경우 특수한 경우가 대부분인데다 대법원에서 대부분 승소해 환급 등으로 실질적인 피해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 부동산신탁사 관계자는 "소송이 몇 년에 걸쳐 이뤄지기 때문에 피소금액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1조 원을 넘는 전체 피소금액 중 신탁계정에서 지출되는 규모는 500억 원 이하로 추정된다"며 "사업 시행사로 참여하기 때문에 소송 건수와 피소 금액 규모가 크지만, 실제 위험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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