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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니아파이낸스, 폭스바겐式 정보 미공개? [자동차금융 해부]주주총회·배당 등 경영사항 미공시…'깜깜이' 대표이사 교체도

안경주 기자공개 2016-05-10 10:40:59

이 기사는 2016년 05월 09일 11: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은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이하 감독규정)으로 '경영에 중대한 변경을 초래하는 사항'에 대해 수시로 공시를 하도록 하고 있다. 최대주주 변경, 주요주주 변경, 사업목적 변경 뿐만 아니라 현금배당 결정, 임시·정기주주총회 등이 해당된다.

하지만 폭스바겐그룹 계열사인 스카니아파이낸스코리아(이하 스카니아파이낸스)는 이 같은 금융당국의 감독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선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폭스바겐그룹이 계열사 운영에서도 투명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스카니아파이낸스는 스웨덴 스카니아 CV AB(Scania CV Aktiebolag)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폭스바겐AG는 스카니아 CV AB의 지분 전량을 소유해 스카니아파이낸스의 최상위 지배회사 지위를 갖고 있다.

9일 금융위원회와 여신금융협회 등에 따르면 여신전문금융회사는 결산공시, 상반기공시, 수시공시 등 경영공시를 통해 경영상태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감독규정 제23조에 따른 것으로 △책임경영체제 확립 △경영투명성의 제고 △이해관계자에 의한 시장규율강화 등을 위해 금융위 고시로 정한 것이다. 여신전문금융업으로 허가 또는 등록을 받은 여신전문회사가 대상이며,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 또는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하도록 하고 있다.

스카니아파이낸스 홈페이지
※스카니아파이낸스코리아 홈페이지(2016년 5월8일 기준)

스카니아파이낸스는 2002년 법인을 설립한 이후 여신전문금융업법에 의거 할부금융업과 시설대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경영공시 대상이다.

스카니아파이낸스는 여신금융협회에 결산공시와 상반기공시를 게재하고 있다. 그러나 수시공시는 2013년 4월 이후 단 한번도 게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수시공시는 재무구조나 경영에 중대한 변경을 초래하는 사항이 발생하면 즉시 공시해야 한다. 다만 상장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경우 일부 항목을 제외하고 수시공시를 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스카니아파이낸스는 예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결산공시나 상반기공시의 경우 정보가 공개되기까지 최소 2~3개월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중대한 사항에 대해선 수시공시를 통해 알리도록 한 것"이라며 "2013년 이후 수시공시 사유가 1건도 없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50배가 넘는 중간배당을 실시하고도 공시하지 않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스카니아파이낸스의 감사보고서와 결산공시에 따르면 스카니아파이낸스는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20억 원과 150억 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2014년과 2015년 당기순이익이 25억 원과 27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배당성향은 각각 480%, 556%다.

배당은 주주총회 결의사항이다. 스카니아 CV AB가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지만 형식상으로도 중간배당을 위해서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여신금융협회나 스카니아파이낸스 홈페이지에서 임시주주총회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스카니아파이낸스 임원

심지어 대표이사 변경 등 이사선임에 대한 정보조차 누락됐다.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하기 위해선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하다. 결산공시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스카니아파이낸스 대표이사는 알렉산더 빌로소프(BILOUSOV OLEKSANDR)다. 매튜 로렌스와 앤더스피터헤리츠가 비상근 이사, 올라요하네스다바스가 비상근 감사로 각각 재직 중이다.

문제는 2013년 4월 스카니아파이낸스가 게재한 '정기주주총회의 결의사항' 수시공시를 보면, 당시 버트 앤더슨 대표이사가 3년 임기로 재선임됐고, 라스샌드스트롬과 게오르그베란데르가 각각 이사와 감사로 신규선임(임기 3년)됐다.

이후 정기주주총회와 임시주주총회 결과에 대한 수시공시가 누락돼 언제 대표이사와 이사, 감사가 신규 선임됐는지 알 수 없다. 다만 감사보고서와 결산·상반기공시 등을 통해 2014년 하반기 또는 2015년 초께 현 경영진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2014년 결산공시를 보면 회사현황의 대표자명은 알렉산더 빌로소프로 기재했으나 임원현황에선 대표이사를 매튜 로렌스로 기재하는 등 정보의 신뢰성도 떨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단일주주인데다 외국계 회사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사 등 임원진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이동할 수 있다"며 "하지만 대표이사 선임 등은 이사회와 주주총회 의결사항이라는 점에서 형식상으로도 결과를 공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스카니아파이낸스가 폭스바겐그룹 계열사라는 점에서 정보의 투명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신용이 중시되는 금융회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스카니아파이낸스의 경우 트럭 구매와 같은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더라도 금융회사의 특성상 고객과의 신뢰도 중요하다"며 "경영 투명성을 위해서라도 배당, 대표이사 변경 등과 같은 정보를 제 때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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