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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 IPO로 위기 넘길 수 있을까 [thebell note]

심희진 기자공개 2016-07-14 08:24:55

이 기사는 2016년 07월 12일 0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로 창사 50주년을 맞는 삼표. 현재 삼표산업, 삼표피앤씨, 삼표이앤씨 등 여러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이 중 상장사는 단 한 곳도 없다. 사실상 무차입 상태를 오랜 기간 이어온 덕분에 굳이 외부에 손을 벌릴 필요가 없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1년 내 만기 도래하는 부채가 전무했고, 장기차입금도 100억 원을 넘지 않았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노사 갈등 역시 없었다. 노조도, 빚도, 상장사도 없는 회사. 삼표의 '3무(無)'를 자랑처럼 생각하는 직원들도 있었다. 삼표가 지난 50년 간 경영 정보를 공개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비상장 체제를 유지해 온 원동력이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동양시멘트 인수를 기점으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 불필요하다고 여겼던 노조와 부채는 물론, 상장사(동양시멘트)도 품게 됐다. 그리고 지난주, 이번엔 인수 주체인 삼표가 직접 '기업공개(IPO)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수십 년간 외부의 견제와 감시를 철저히 거부해 왔기 때문에 업계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삼표는 동양시멘트 인수에 따른 채무 부담을 상장 검토의 이유로 꼽았다. 애당초 시장 관계자들은 삼표가 8000억 원에 달하는 인수금액을 써냈을 때부터 '무리한 베팅'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1년 사이 삼표의 재무건전성은 급격히 악화됐다. 100억 원에 불과했던 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3150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삼표 내부에서도 10개월 전 동양시멘트를 시가의 2배를 주고 사들인 데 대한 우려가 있었다. 당시 동양시멘트가 법정관리를 갓 졸업한 상태였기 때문에 단기간에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정도원 회장은 동양시멘트 인수가 장기적으로 득이 된다고 판단해 투자를 단행했다. 물론 시멘트가 레미콘 제조 원가의 60~70%를 차지하기 때문에 동양시멘트와 수직계열화를 구축할 경우 획기적인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 해도 본래 값어치보다 비싸게 주고 사면 체하는 법. 이번 IPO 검토는 삼표가 애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음을 스스로 깨달은 데서 나온 조치다. IPO가 처방이 될 수 있을까. 삼표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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