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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로 변한 동남아 온라인 오픈마켓 [고영경의 Frontier Markets View]

고영경 교수공개 2016-07-18 11:10:35

이 기사는 2016년 07월 13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세계 온라인 오픈마켓 플랫폼 고수들이 동남아시아로 모여들고 있다.

지난 6월 20일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협회(Ecommerce Association of Indonesia. IDEA) 회장인 다니엘 투미와(Daniel Tumiwa)는 전 세계 최대의 온라인 마켓 아마존이 올해 안에 6억 달러를 인도네시아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발 앞선 2014년 12월에는 일본의 소프트뱅크와 미국 벤처투자 세쿼이아캐피탈(Sequoia Capital)가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토코페디아(Tokopedia)에 무려 1억 달러 투자를 발표했다.

가장 먼저 이 이곳 동남아 전자상거래 시장에 발을 들인 투자자는 독일계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로켓 인터넷(Rocket Internet)였다. 싱가포르를 기점으로 일찍이 2011년부터 동남아 6개 국가에 라자다(Lazada)를 설립, 시장을 키워왔다. 로켓 인터넷은 라자다 뿐만 아니라 패션 쇼핑몰 자롤라(Zarola), 음식배달 서비스 푸드팬더(Foodpanda) 등을 포함해 태국과 말레이시아, 필리핀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일본의 최대 온라인 쇼핑몰 라쿠텐(Rakuten)도 2011년 인도네시아에 진출을 기점으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 공격적인 사업을 벌여왔다.

한국 최초의 오픈마켓 G마켓 성공 신화를 일궈낸 주인공인 구영배 대표는 이베이와 손잡고 이곳 동남아에서 2010년 새로운 글로벌 마켓 플레이스를 추진했다. 현재 싱가포르 온라인 쇼핑몰 1위인 큐텐(Qoo10)이 그것이다. 큐텐은 현재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각국에서 진출하여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한국 오픈마켓 1위인 11번가는 2014년 인도네시아, 2015년 말레이시아에 각각 진출했다. 말레이시아 11번가 쇼핑몰은 레롱닷컴(Lelong.com.my), 그루폰과 2,3위를 다투고 있다.

지난 해에는 중국의 선두업체들의 시장 진입이 잇따랐다. 알리바바가 동남아시아에 본격 진출을 위해 라자다의 지분 69%를 10억 달러에 인수한 것이다. 중국의 전자상거래 2위 업체인 징동(jingdong)도 인도네시아에 쇼핑몰을 열었다.

전세계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신흥시장, 특히 동남아시아에 관심을 갖는 첫째 이유는 성장 가능성에 있다. 성장성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다고 보는 것이다. AT Kearney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아세안 6개국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70억 달러로 추정된다. 그러나 2013-2017년 성장률은 25%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률은 미국의 11%, EU 5개국가 10%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높은 성장률은 약 2억4200만 명의 인터넷 사용자들과, 1억5000만 명의 소비자들이 인터넷 검색으로 상품 정보를 얻고, 1억 명이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는 데이터에 근거하여 추정된 것이다.

2010-2020년 동남아시아 6개국 인터넷 리테일 시장

동남아 전자상거래 시장이 주목받는 두번째 이유는 기술 건너뛰기(technology leapfrogging), 즉PC 시대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모바일 시대로 도약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사용자는 7억이 넘고 (중복가입자 때문), 모바일로 소셜미디어를 적극 이용하는 사람들이 약 2억에 달한다. 소비자들은 그만큼 온라인 콘텐츠에 영향을 많이 받고, 온라인 플랫폼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동남아는 페이스북 이용자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필리핀은 전세계에서 문자 메시지를 가장 많이 전송하는 나라이고, 트위터 이용 1위 도시는 바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다.

또 다른 요인은 글로벌 기업이든 토종기업이든 절대 강자가 동남아에 아직 없다는 점이다. 로켓 인터넷이 선점효과를 거두었지만, 동남아 시장 전체를 장악하지는 못했다. 현지 전자상거래 업체와의 경쟁도 아주 높은 진입장벽은 아니다. 베트남의 밧자(Vatgia)는 결국 라자다에 선두를 빼앗겼으며, 인도네시아 토코페디아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물론 배송문제 및 우수인력확보 등이 시장 발전에 걸림돌로 지적된다. 특히 제품 수령시 현금결제(Cash-on-delivery) 방식을 바꾸는 것이 선결과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남아 전자상거래 가운데 B2C 분야는 이미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었다. 라쿠텐은 손실이 커져서 결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세 곳의 문을 닫았다. 로켓인터넷은 푸드팬더의 베트남 사업부문 매각에 이어, 수익이 악화된 자롤라의 매수자를 찾고 있다. 강호에서 승자가 되느냐, 쓸쓸히 무림으로 돌아가느냐는 앞으로 3년 내 벌어질 대혈투에 달려있다. 소비자들에게는 꽃놀이패가 주어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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