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0월 14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주 수요일 아침 6시 경 삼성전자 서초사옥 1층 로비에는 문 밖을 두리번 거리며 서성이는 한 무리가 있다. 이날 8시부터 한 시간 가량 진행하는 사장단 협의회에 참석하는 삼성그룹 각 계열사 사장들을 직접 만나러 온 기자들이다.지난 12일에는 로비가 꽉 들어차서 통행이 어려울 만큼 많은 취재진들이 모였다. 전날 전격 발표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에 대한 삼성그룹 내부 분위기를 보고 듣고 묻기 위해서였다. 이 날은 당연히 여느 날보다 무겁고 우울한 분위기가 느껴졌지만 사장단의 입을 통해 내부 이야기를 듣기는 어려웠다. 삼성전자 사장들의 경우 비상시국으로 인해 협의회에 참석 조차 하지 못했거나 아예 취재진을 피해 다른 출구로 나가기도 했다.
다음날 삼성전자는 실적 정정 공시를 통해 갤럭시노트7 으로 인한 재무적 손실을 우선적으로 공개했다. 생산 중단과 환불 등에 따른 추가 손실 2조 6000억 원을 지난 3분기 실적에서 모두 털고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앞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1년 여만에 또 다시 삼성그룹 흔들기를 시도하고 있던 상황이라 일찌감치 손실을 터는 것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들의 제품 환불과 보상 조치도 시작됐다. 아직 시장에는 갤럭시노트7을 대체할만한 제품이 없다는 소비자들의 평가가 이어지면서 교체율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단종 결정 이후 정리 수순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다만 갤럭시노트7 소손의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가 조만간 조사를 마무리 짓고 발표에 나설 것으로만 알려졌다.
이제 남은 것은 조사 결과에 대한 투명한 공개와 진심 어린 사과다. 지난 1차 리콜 결정 때 무선사업부를 책임지고 있는 고동진 사장이 직접 나와 해명했다면 이번 단종 조치에는 IM부문장인 신종균 사장 이하 수뇌부 전체가 나서도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의 실망감을 되돌릴 수 있는 또 다른 출구는 없다. 정면돌파로 위기를 극복하는 삼성전자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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