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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유상증자'흥아해운, 대주주 지배력 약화 [지배구조 분석]올 들어 2차례 자본수혈 나서, 페어먼트 지분율 20% 밑돌아

이효범 기자공개 2016-11-02 08:34:17

이 기사는 2016년 10월 31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아해운이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대주주인 페어먼트파트너스(Fairmont Partners. 이하 페어먼트)의 지분율이 또 한 번 희석될 전망이다. 페어먼트의 지분율은 올 상반기 188억 원의 유상증자로 작년말 23.12%에서 19.19%로 떨어졌다.

흥아해운은 최근 341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증자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다. 새롭게 발행하는 주식은 2500만 주이고, 1주당 예정발행가액은 1365원이다.

페어먼트는 흥아해운이 발행하는 신주 2500만 주 가운데 지분율 19.19%에 해당하는 388만 3100주를 인수할 예정이다. 더불어 인수 주식의 20%에 해당하는 77만 6620주를 초과청약해 총 465만 9721주를 확보한다. 이를 인수할 경우 페어먼트의 주식수는 6월 말 기준 1970만 9345주에서 2436만 9066주로 늘어나게 된다. 신주 인수를 위해 투입하는 자금은 총 64억 원으로 추산된다.

흥아해운 주요 주주 지분율 변동 현황

유상증자가 마무리 되면 페어먼트의 주식수는 늘어나지만 지분율은 6월 말 기준 19.19%에서 19.08%로 1%포인트 가량 떨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페어먼트 입장에서는 흥아해운에 상당한 자금을 투입하게 되지만 오히려 지분율이 희석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다만 흥아해운 지분 1.36%를 보유한 이윤재 회장은 의결권을 페어먼트에게 모두 위임한 상태다. 이를 고려하면 페어먼트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0.55%이다.

페어먼트는 흥아해운의 실질적인 오너인 이내건 회장이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로 알려졌다. 페어먼트가 흥아해운의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은 2005년부터다. 흥아해운은 2004년 법정관리를 졸업했지만 이 과정에서 창업주 일가가 지분을 잇따라 처분해 지배력이 약해지면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됐다. 이내건 회장은 당시 페어먼트를 통해 지분을 인수, 사실상 흥아해운의 주인이 됐다.

페어먼트는 그동안 흥아해운 장내 주식을 취득해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2010년 말 18.98%였던 지분율을 2012년 말 23.85%까지 높였다. 2013년 흥아해운의 유상증자로 지분율은 23.12%로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에 또 한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해 지분율은 19.19%로 감소한 상태다.

흥아해운이 올 들어 유상증자에 나선 이유는 수년간 선박 투자를 지속해온 가운데 늘어난 부채비율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다. 동남아시아 중심의 신규 노선을 확대하기 위해 외부 차입으로 자금을 조달해 선박을 늘렸다. 이 과정에서 부채비율이 악화됐다. 최근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금융권에서 해운업종에 대한 익스포저를 축소하려는 조짐을 보이자 선제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지속된 투자로 매출성장에는 속도가 붙었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최근에는 물동량 증가에 따른 매출 증가와 저유가에도 동남아 노선의 출혈경쟁으로 운임이 크게 하락해 컨테이너부문의 수익성은 떨어지는 등 대회적인 영업환경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흥아해운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009억 원, 영업손실 39억 원, 순손실 21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5.3% 줄었고 영업손익과 순손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또 영업이익률도 2% 대에서 머물다 올해는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문제는 흥아해운의 수익성이 향후에도 개선되지 않을 경우 이번 유상증자 효과가 일시적으로 부채비율을 개선시키는 데 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흥아해운이 또 다시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자본 수혈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페어먼트 입장에서는 흥아해운에 대한 자본수혈 부담과 함께 지분율 하락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셈이다.

더욱이 페어먼트와 특수관계인인 이 회장의 지분율을 제외하고 흥아해운에 투자하고 있는 기관투자자와 전략적투자자의 지분율은 올해 6월 말 기준 15.93%에 달한다. 페어먼트와 이 회장의 지분율 20.55%와 5%포인트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

흥아해운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대주주의 지분율이 소폭 희석될 수 있지만 대주주가 변경될 정도로 지분율 변화가 크진 않을 것"이라며 "향후 해운업 구조조정이 마무리 되면 동남아시아 노선의 경쟁이 완화돼 흥아해운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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