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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무선통신 인프라의 신성 '이닷코'(edotco) [고영경의 Frontier Markets View]

고영경 교수공개 2016-12-09 09:45:08

[편집자주]

바야흐로 저성장의 시대다. 기업들은 다시금 성장의 기회를 얻기 위해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최근 십여년간 글로벌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을 견인해 온 중국도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이머징 시장이 더 이상 아니다. 이제 글로벌 기업들의 눈은 그 다음 시장인 프론티어마켓으로 향한다. 아시아 프론티어 마켓의 중심부 말레이지아 쿠알라룸푸르 현지에서 경영학 교수로 재직하며 이 시장의 성장과 가능성을 지켜봐 온 필자가 이 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가려고 한다.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7일 11: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제 어딜 가도 스마트폰을 켜 시간과 일정, 이메일 등을 확인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과거엔 국가 기간시설이라고 하면 보통 고속도로나 항구, 철도, 전력공급 등을 지칭했지만, 이제는 인터넷을 포함한 무선 통신망이 가장 주요한 인프라로 꼽힌다.

현 시점에서 이같은 무선 통신망 인프라에 대한 투자 수요가 가장 큰 지역을 꼽는다면 프론티어마켓으로 분류되는 남아시아 일부 국가들과 아프리카 국가들이다. 이들 지역에도 이미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는 하지만, 품질 면에서 IT 강국인 우리나라와는 비교할 바가 못된다.

프론티어 마켓에서 이동통신 사업자의 경쟁력은 커버리지에 달려있다. 즉 기지국과 중계기 등을 많이 설치한 사업자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그러나 곳곳에 타워를 설치하려면 그만큼 돈이 든다. 게다가 날이 갈수록 데이타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결국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의 속도와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해야만 한다. 이미 충분한 중계기와 기지국이 설치된 선진국에서도 데이타 사용량의 급증과 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 시설에 대한 지속적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이동통신사업자들은 타워 설치와 유지, 보수, 개선 등에 매년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이동통신 업계가 직면한 데이타 수요 증가와 타워 설치를 위한 적절한 위치 확보 및 전력 공급 등의 문제, 특히 자본 투입능력에 한계가 있는 사업자들에게 최적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여기에 해답을 제시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이닷코(edotco)다.

이닷코는 말레이시아의 이동통신사업자 셀콤(celcom)의 타워 부문에서 분리되면서, 2012년 악시아타(Axiata) 그룹의 계열사로 설립되었다. 개별 기업이 된 이닷코는 본격적으로 타워 리스 및 타워지점 공유, 운영· 유지 등 타워에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시아 최초의 역내 통합 이동통신 인프라 서비스 회사로서 그 영역을 확대해나갔다. 타워 지점을 공유할 사업자에 대한 영업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타워에 공급하는 전기 및 배터리 장착과 장비 구매와 설치, 업그레이드에 있어서 보다 효율적인 운영과 노하우를 쌓았다.

이닷코가 주목한 지점은 타워지점 공유가 이동통신사업자가 쏟아붓는 운영비 및 자본적 지출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동통신사업에서 필수불가결한 네트워크 업그레이드에 대한 자본적 지출만 해도 향후 30%에서 5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동통신사업자는 타워설치에 들어갈 시멘트나 철강 지지대까지는 투자하고 싶지도, 투자할 필요도 없다. 타워 지점 공유를 통해서 20~22%의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이용하는 업체가 한 개 더 추가될 때마다 그 폭은 더 늘어난다.

이닷코는 2015년 방글라데시를 필두로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캄보디아, 스리랑카, 파키스탄 그리고 미얀마에서 타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동통신 분야 외국에 진출하는데 있어서는 각국의 각종 규제와 대규모 투자라는 장벽을 넘어야 하지만, 타워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이보다 낮은 수준의 규제만을 만족시키면 된다. 이닷코는 현재 6개 국가에 1만6000개 이상의 타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규모로는 세계 14위에 해당한다.

이동통신 타워스타 edotco_고영경

시장을 확대한 이닷코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구매자로서의 우위를 누릴 뿐 아니라, 설비에서도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지상 및 건물 위 타워는 위치 뿐만 아니라 안전성과 전력 공급 등의 측면에서도 면밀하게 측정 후 설치된다. 이닷코는 올해부터 카본 화이버 타워를 도입했다. 무게를 70%이상 줄이고, 강도는 기존 철제 제품보다 10배 정도 강화되었다. 설치하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반으로 줄어들었고, 내구성 강화로 유지 비용도 줄어들었다.

이닷코의 설립과 성장 그리고 확장은 프론티어 마켓에서 현지기업 요구를 분명히 파악하고 '윈-윈' 전략을 성공시킨 대표적인 사례이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인터넷 속도를 자랑하는 이동통신기업들과 여러 IT 기업들이 있지만 해외 무대에서는 전혀 우위에 있지 못하다. 무선통신 인프라 분야 성장 가능성이 큰 이머징 마켓과 프론티어 마켓에서 우리 한국 기업들이 선전할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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