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삼성물산, UAE원전 리스크 헤지 '진땀' 보유현장 중 미청구공사 최고…발주처 협상 난항
고설봉 기자공개 2017-02-24 08:27:12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2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UAE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 건설공사로 진땀을 빼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현재 보유하고 있는 국내외 현장을 통틀어 UAE 원전 공사에서 가장 많은 미청구공사를 쌓아놓고 있다. 공사비 증액 등을 놓고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를 상대로 소송까지 불사하며 리스크 헤지에 나서는 모습이다.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조인트벤처(joint venture)인 'HSJV'를 설립해 UAE에서 원전 건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공기 연장 및 추가 공사비 등을 놓고 발주처인 한전과 협의를 진행했지만 틀어졌다. 결국 두 회사는 한전을 상대로 런던국제중재법원(London Court of International Arbitration, LCIA)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이번에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소송을 제기한 가장 큰 이유는 설계변경, 추가 공사비, 공기 연장 등을 놓고 한전과 협의가 틀어졌기 때문이다. 두 회사 모두 UAE 원전 건설 현장에서 수 천억 원대 미청구공사가 쌓여있는 상태다. 특히 UAE 원전 공사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진행하고 있는 공사 현장 가운데 미청구공사가 가장 큰 사업장이다. 향후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사전에 리스크 헤지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미청구공사는 이미 진행된 공사에 대해 청구하지 못한 미수채권을 말한다. 일정 공정률에 도달할 때마다 기성금을 수금하는 건설업 특성상 프로젝트 진행 중에 어느 정도 발생했다가 프로젝트 완료 후 해소되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발주처와 협의되지 않은 추가비용 등은 못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미청구공사가 건설업종 회계에서는 부실뇌관으로 지목된다.
계약조건 변경 협상(체인지오더) 및 설계변경, 공기 지연, 추가 원가 투입 등으로 인한 미청구공사의 경우 발주처와의 협의가 꼭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이 협의에서 발주처와 합의점을 찾지 못해 소송까지 불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실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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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분기 기준 현대건설은 UAE 원전 공사에서 총 2658억 원을 청구하지 못하고 미청구공사로 쌓아놓고 있다. 이는 기성금을 수령한 기납품액의 9.9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UAE 원전 공사의 현대건설 수주총액은 3조 5747억 원으로, 회사는 2조 6603억 원을 기납품했다. 이에 따른 공정률은 74%이다.
문제는 현대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전체 현장 중에서 UAE 원전 공사의 미청구공사가 가장 많고, 비율도 가장 높다는 점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대건설의 총 미청구공사는 9833억 원으로 집계됐다. UAE 원전 공사의 미청구공사가 전체 미청구공사의 27.03%를 차지한다. 또 현대건설이 진행하고 있는 전체 공사 30조 4231억 원의 미청구공사 비중은 3.23%에 그치는 반면 UAE 원전 공사의 미청구공사 비중은 9.99%에 달한다. 전체 평균보다 3배 가량 높은 금액이 UAE 원전 공사에서 발생했다.
삼성물산도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물산의 UAE 원전 공사 공정률 75%를 기록했다. 수주총액 2조 8058억 원 중 2조 886억 원을 기납품했다. 이 중 미청구공사는 1284억 원으로 미청구공사가 기납품액의 6.1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의 총 미청구공사는 3810억 원으로, UAE 원전 공사의 미청구공사 1284억 원이 전체 미청구공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71%에 달했다. 또 삼성물산이 진행하고 있는 전체 공사 30조 7775억 원의 미청구공사 비중은 1.23%에 그쳤지만 UAE 원전 공사의 미청구공사 비중은 6.15%에 달한다. UAE 원전 공사의 미청구공사 비중이 전체 평균의 약 5배에 달한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한전이 체인지오더 및 설계변경 등 협상에 인색한 편"이라며 "공사 지시는 내리는 데 설계변경 및 추가 공사비 협상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청구공사의 경우 공사 후반기로 가면 대부분 해소되지만, UAE 원전의 경우 1호기부터 4호기까지 동시에 공사가 진행되는 만큼 4호기 공사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미청구공사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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