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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M&A, 국내 인수금융업계 '그림의 떡' ⑧日 금융시장서 저금리 자금 조달 관측… "먹을 것 없는 딜" 평가

정호창 기자공개 2017-03-20 08:31:21

[편집자주]

일본 도시바가 낸드플래시 업계 2위인 반도체사업부 매각을 결정해 메모리반도체 업계와 인수합병(M&A)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매각 결과에 따라 낸드플래시 시장에 큰 지각변동이 예상돼 반도체 업계의 대응이 주목된다. 국내 기업 중 유력 인수후보로 꼽히는 SK하이닉스의 인수 가능성과 전략, 변수 등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3월 17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천문학적 자금이 필요한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에 어떤 방식으로든 발을 들여 놓을 것으로 보이고 인수에 성공할 가능성 역시 존재하지만, 국내 인수금융업계에선 이번 딜(Deal)에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어 눈길을 끈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 승자가 돼 수조 원대 자금 조달에 나서더라도 국내가 아닌 일본 금융시장에서 인수금융의 대부분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일본 금융권의 대출금리가 국내보다 크게 낮은데다, 인수금융 담보인정비율(LTV)도 높아 국내 금융사들이 참여할 '먹거리'가 거의 없는 탓이다.

실제로 도시바 반도체 매각 방침이 시장에 공개된 후 SK하이닉스가 유력 인수후보 중 한 곳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국내 IB업계에서 인수금융 주선권을 따내기 위해 SK하이닉스에 접촉을 시도한 금융사는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상위권 금융주선사 관계자는 "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성공한다면 수조 원의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할 것이 확실시되지만, 국내 IB에 금융주선을 의뢰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며 "일본 금융시장 대출금리가 워낙 낮아 인수금융 대부분을 현지에서 조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금융권에선 인수금융 제공시 해당 기업 지분가치의 절반 이하를 담보로 인정하나, 일본 금융시장에선 인수대금의 60~70%까지 지원을 해준다"며 "하이닉스가 인수에 성공할 경우 도시바 반도체 지분을 담보로 일본 금융시장서 필요자금의 대부분을 조달하고, 부족한 일부 자금만 국내에서 자체 신용도를 바탕으로 회사채 등을 발행하는 방식의 조달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인수금융 시장 금리는 4% 수준이 평균이며, 최대한 낮춘다 해도 3%대이지만 일본 금융시장에선 1%대 인수금융 조달이 어렵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이 같은 금리차이 때문에 국내 금융사들이 낄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인수금융 시장의 자금 지원능력에 비해 이번 딜의 거래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도 국내 IB들이 금융주선에 나서길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도시바 반도체 인수가격으로 20조 원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 중 절반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한다고 하면 10조 원의 신디케이트론을 조성해야 하는 셈"이라며 "이를 국내 금융시장에서 소화하려면 은행과 보험 등 대부분의 금융사들이 보유한 운용자금 대부분을 쏟아 넣어야 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주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금융 4조 원을 조성할 때에도 국내 금융사 거의 전부가 동원됐는데, 이번 딜은 그보다 사이즈가 더 클 것으로 예상돼 신디론 모집을 자신할 수 있는 금융 주선사가 거의 없을 것"이라며 "국내 금융권에서 하이닉스의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 참여에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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