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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3세 승계 출발선 '지주사 전환' [오너십의 탄생]④담경선·서원 남매 지분율 1% 대, '현물출자 유증' 활용할 듯

박창현 기자공개 2017-09-13 08: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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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기업과 오너십도 마찬가지다. 지배구조 최정점에 서 있는 오너들도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배구조 재편의 풍파와 무게를 견디고 나서야 비로소 왕관을 쓸 수 있었다. 너무도 당연하게 여겼던 오너십의 형성 스토리와 핵심 변곡점들을 되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1일 11: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리온그룹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나서면서 3세 승계 작업에도 시동을 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주사 전환은 지배구조 재편을 동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후계 승계의 사전 포석을 깔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오리온그룹은 올해 들어 오리온을 투자회사 '오리온홀딩스'와 사업회사 '오리온'으로 나누는 절차를 마무리지었다. 기업 분할은 지주사 체제로 가기 위한 첫 관문이다. 오리온홀딩스는 향후 주요 계열사들을 자회사로 편입시키기 위해 다양한 후속 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핵심 계열사인 오리온을 자회사로 편입시켜야 한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지주사는 상장된 자회사 지분을 최소 20% 이상 보유해야 한다. 반면 오리온홀딩스는 오리온 지분율이 12.08%에 불과하다. 이에 현물출자 유상증자 거래를 활용해 자회사 지분 요건을 충족시킬 가능성이 높다.

방법은 간단하다. 오리온홀딩스가 오리온 주주들을 대상으로 오리온 주식을 모집하고, 대신 그 대가로 오리온홀딩스 신주를 주는 방식이다. 간단하게 오리온홀딩스과 오리온 주식을 맞바꾸는 거래인 셈이다. 오리온홀딩스는 오리온 주식을 추가로 확보해 자회사로 편입시킬수 있고, 오리온 주주들은 지주사 주식을 소유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오너 일가는 지주사 행위 제한 요건 해소 외에 현물출자 유증 거래를 승계 카드로도 활용할 수 있다. 오리온은 현재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의 쌍두 체제가 굳건히 유지되고 있다. 다만 3세 승계 연결고리는 약한 편이다.

담 회장 부부는 슬하에 2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장녀인 담경선 씨는 2010년 오리온에 입사해 현재는 오리온재단에 몸을 담고 있다. 아들인 담서원 씨는 2014년 군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유학을 떠난 상태다.

오리온홀딩스

두 자녀는 기업 분할 전 오리온 지분을 똑같이 31만 6690주(0.53%) 씩 보유하고 있었다. 분할 절차를 거치면서 이 지분은 오리온홀딩스(10만 8318주)와 오리온(20만 8371주) 주식으로 나뉘었다. 지분율은 0.53%씩으로 똑같다.

오너 3세들은 향후 오리온홀딩스 현물출자 유증 절차가 진행되면 지주사 지분 확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주사만 장악하면 전체 그룹에 대한 영향력 확대가 가능하다. 오리온 보유 지분을 모두 오리온홀딩스 지분과 맞바꾸는 시나리오가 유력한 이유다.

따라서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 주가 추이가 3세 승계의 최대 관전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오너 일가 입장에서는 오리온홀딩스 주가가 저평가되고, 오리온 주가가 고평가되는 그림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오리온 주식을 넘겨주는 대가로 받을 수 있는 오리온홀딩스 신주 수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오리온 주가가 고공 행진을 하게 되면 일반주주들의 유증 참여 유인 동기가 떨어지게 돼 지분율 희석 반사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지주사 전환을 후계 승계 디딤돌로 활용한 사례는 많다. 가장 최근에는 샘표그룹이 있다. 지주사 전환 전 박진선 사장의 장남 박용학 씨는 샘표식품 지분이 2.36%에 불과했다. 하지만 기업 분할 후 현물출자 유증에 올인하면서 지주사 지분율을 4.83%까지 늘렸다. 그 결과, 지주사 2대주주 자리를 꿰차면서 향후 경영 참여 명분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더군다나 오리온홀딩스는 12% 넘는 자기주식을 갖고 있는 만큼 오너 3세는 부가적인 지배력 강화 효과도 누릴 것으로 보인다. 자기주식은 의결권이 제한되기 때문에 오너 3세들은 단순 지분율 증가폭보다 더 큰 실질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은 지배구조 재편을 동반하며, 그 연장전상에서 후계 승계 문제도 다뤄질 수 밖에 없다"며 "따라서 오리온그룹 오너 3세들의 액션플랜 또한 선제적으로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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