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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경의 Frontier Markets View] 베트남 러시, 한국기업 낙관은 금물

고영경 박사공개 2018-11-01 14:48:00

[편집자주]

바야흐로 저성장의 시대다. 기업들은 다시금 성장의 기회를 얻기 위해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최근 십여 년간 글로벌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을 견인해 온 중국도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이머징 시장이 더 이상 아니다. 이제 글로벌 기업들의 눈은 그 다음 시장인 프론티어마켓으로 향한다. 아시아 프론티어 마켓의 중심부 말레이지아 쿠알라룸푸르 현지에서 경영학 교수로 재직하며 이 시장의 성장과 가능성을 지켜봐 온 필자가 이 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가려고 한다.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1일 14:4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이 장기화 할 조짐을 보이자 해외기업들이 중국을 벗어나 태국과 필리핀,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에 새로 둥지를 틀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 자국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 중 가장 주목 받는 나라는 베트남이다. 중국의 절반 수준 이하인 인건비, 수출 및 물류거점에 유리한 지리적 위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각국 비준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타결이 가시화하면서 베트남은 글로벌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으로 떠올랐다. 지난 9월까지의 올해 제조업 투자가 전년 동기대비 18%나 증가했으며, 수출 전망도 상향 조정되었다.

지금 다시 주목 받는 베트남에 일찍부터 투자를 한 나라는 한국이다. 우리나라는 2018년 상반기까지 투자 7,080건, 누적투자액 6백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베트남 투자국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베트남에 등록된 한국기업은 6,200여개로 지난해부터 신규설립 법인 수에서 베트남이 중국을 능가하기 시작했다. 중국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던 한국기업들이 대거 동남아로 방향을 돌리면서, 베트남 시장으로의 쏠림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누적투자액_고영경

최대 투자국이라는 이유만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들 앞길이 순탄할 것이라 낙관하기는 어렵다. 대규모 제조업체들은 미국과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다. 중국 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무역정책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가늠하기 어려운 것도 불안 요소다. 올해 1월 미국 정부는 수입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바 있고, 베트남의 대미수출 흑자는 2017년 383억 달러로 미국 무역수지 적자국가 5위에 오른 상태라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한국신규법인수

베트남을 수출을 위한 해외 생산기지로 활용하던 한국기업들이 베트남 내수시장을 바라보면 더욱 암담하다. 1인당 GDP 2,389달러로 소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가처분소득이 많은 편이 아니고 지역별 격차가 크다. 여기에 중국과 태국, 일본 기업 등 여러 외국기업들과 현지기업들과의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에서는 브랜드가, 중저가 제품군에서는 가격 경쟁력 갖추기가 쉽지 않다.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에서는 중국과 일본기업들의 공략이 거세고, 주방용품과 일용소비재(FMCG)는 태국기업들이 선전을 하고 있다. 한류의 대표주자인 K-뷰티도 시장확대가 만만치 않은데다 유통업체들은 현지기업과 더불어 이커머스와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1억의 인구를 가진 베트남이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연간 20억 달러의 공적개발원조(ODA)를 지원하는 일본, 일대일로와 디지털 혁신으로 무장한 중국 앞에서 박항서 감독과 한류스타에 기댄 한국 브랜드 파워는 점점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쓰라린 경험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도록 더 정교한 현지화, 하이퍼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글로벌 패스트푸드와의 경쟁에서 롯데리아가 1위를 차지하고 흑자를 내기까지 꼬박 19년이 걸렸다. 꾸준한 현지화 노력이 빚어낸 결실이다. 우리 기업이 가진 확실한 경쟁력은 무엇인가. 어떻게 확실한 우위를 창출하고 유지할 것인가. 긴 안목으로 다시 한번 질문에 답할 때다.

고영경교수프로필_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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