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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운용·한국증권, 노동부 기금 30조 수성 가능할까 삼성운용 '수익률'·한국증권 '발행어음' 변수 최대 걸림돌

서정은 기자공개 2019-02-08 08:35:44

이 기사는 2019년 02월 07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0조원에 달하는 고용노동부 기금을 잡기 위한 금융회사들의 경쟁이 시작됐다. 4년 전보다 많은 곳들이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존 전담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증권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삼성자산운용은 미진했던 수익률이,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논란이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각 금융사들은 고용·산재보험기금의 여유자금 전담운용기관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 작업에 들어갔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오는 20일까지 제안서를 접수받기로 결정했다. 현재 고용보험기금은 한국투자증권이, 산재보험기금은 삼성자산운용이 전담운용사를 맡고 있다.

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분야는 산재보험기금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산재보험기금 뿐 아니라 연기금투자풀 등 다양한 기금운용 노하우를 토대로 자리를 지키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있었던 조직개편에서는 마케팅총괄 산하에 기금사업담당을 신설하고, 투자풀운용본부, 산재보험기금사업본부, OCIO사업본부 등 3개 본부를 배치해 사업을 담당토록 했다.

다만 2017년 기금운용평가에서 예상보다 저조한 성과를 낸 게 약점으로 꼽힌다. 삼성자산운용이 맡고 있는 산재보험기금은 기금평가에서 '보통'을 받는데 그쳤다. 전년에 비해 한 단계 떨어진 성적이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이 담당하고 있는 고용보험기금은 '양호'를 받아 고용노동부 담당 사무관이 기획재정부로부터 표창을 받았던 것과 대조된다. 2018년 기금운용 평가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두 기금 모두 마이너스(-) 2%대 성과를 낸 상황이다.

금융회사 관계자는 "두 기금의 성격, 규모 등이 다르긴하지만 삼성자산운용 입장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질 수 밖에 없었던 사안"이라며 "한국투자증권이 2017년에 예상보다 약진하면서 산재보험기금이 오히려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입장에서는 발행어음 논란이 복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발행어음 관련 논란이 비교적 최근 촉발된 탓에 정량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을 전망이다. 정량평가 항목에도 지난해 9월 말을 기준으로 기관제재 건수, 임직원 제재 건수 등이 투명성 평가항목에 포함돼있다.

문제는 정성평가다. 보통 기금 경쟁에서 정량평가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정성평가가 사실상 당락을 좌우한다. 심사위원들이 자유롭게 질문을 던지기 때문에 이번 논란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른 금융사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개인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위해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정부 기금을 운용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문제제기들이 나오지 않겠느냐"며 "정성평가에서 심사위원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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