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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인천석화, 7년 전 PEF 유치 '득'이었을까 [Company Watch]부채 부담 감소 불구 2600억원대 배당 출혈 불가피

박기수 기자공개 2019-03-05 13:39:56

이 기사는 2019년 03월 04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이 단독 법인으로 거듭난 2013년 이후 최초로 배당을 시행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당을 받을 주체는 7년 전 SK에너지가 인천 콤플렉스에 대규모 설비투자를 단행할 당시 자금을 대줬던 신한-스톤브릿지 페트로사모투자전문회사(신한-스톤브릿지 PEF)다. 배당 총액은 지난해 시행된 중간배당금액을 포함해 총 2645억원으로 SK인천석유화학이 지난해 벌어들인 영업이익(1438억원)보다 두 배가량 많은 규모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SK인천석유화학이 이사회를 열고 종류 주식 1주당 2만8490원을 배당하는 안건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종류 주식은 전환상환우선주(RCPS)로, 배당금 전액을 RCPS를 보유한 신한-스톤브릿지 PEF가 받는다. 신한-스톤브릿지 PEF가 보유한 RCPS는 총 682만6483주(보통주 포함 전체 주식 중 32%)다. 지난해 집행된 중간배당 700억원을 제외해도 이번 배당으로만 1945억원을 받는다.

SK인천석유화학의 PEF 유치 역사는 2012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SK인천석유화학이 단독 법인으로 분할되기 전 모체였던 SK에너지는 인천 콤플렉스에 파라자일렌 생산시설을 갖추기 위해 총 1조6000억원의 신규 설비 투자계획을 발표했던 바 있다. 인천 콤플렉스가 단순 정제시설에서 벗어나 아로마틱 정제소로 전환하면서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SK에너지는 1조6000억원 중 절반에 해당하는 8182억원을 투자자 유치 방식으로 조달했다. 나머지 금액은 부채로 감당했다. 이는 당시 SK에너지의 부채 상황을 고려했던 결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2012년 말 연결 기준 SK에너지의 부채비율은 140%로 낮지 않은 수준이었다. SK인천석유화학 분할 이후의 시나리오를 생각해도 1조6000억원을 전량 부채로 조달할 경우 SK인천석유화학의 재무 상황에 부담이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지분 투자자를 유치하면 투자금이 부채총계가 아닌 자본총계로 포함돼 부채비율 하락 등의 재무적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인천석화 부채비율

이에 SK에너지는 투자 기간 7년, 펀드 만기 9년을 조건으로 PEF를 주주로 들였다. 그리고 올해가 7년째가 되는 해다. 만기까지는 기간이 남았지만 신한-스톤브릿지 PEF는 올해 안으로 엑시트(Exit)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배당은 엑시트 전 투자금 회수의 '신호탄'인 셈이다. PEF 관계자는 "올해 투자 지분에 대해 엑시트할 예정이지만, 구체적 방식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PEF 유치로 SK인천석유화학이 누린 득(得)은 파라자일렌(PX) 생산 능력을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SK인천석유화학은 현재 연간 PX를 130만 톤 생산할 수 있다. 단일 규모로는 국내 최대급이다. 여기에 앞서 언급됐던 부채 부담 경감으로 더욱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보유할 수 있었다. SK인천석유화학은 단일 법인으로서 안정 궤도에 올라 지난해 매출 8조9314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실(失)은 예상 밖의 현금 유출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SK인천석유화학의 배당이 과다 배당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훨씬 초과하는 것은 물론, 배당금의 원천이 되는 이익잉여금도 지난해 9월 말 기준 1810억원에 그치기 때문이다.

다만 이 역시 계약 조건에 SK와 PEF 간의 합의가 이루어진 결과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PEF가 보유한 주식은 '누적적' 이익 배당에 우선적 내용이 있는 무의결권부 RCPS다. 지난 한 해 경영 실적만이 아닌 몇 해간 누적된 경영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금을 책정했다는 의미다. SK인천석유화학은 배당 지급에 모자란 재원을 회사채 발행 등으로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호실적으로 두둑한 현금을 쌓아놨다면 문제가 없었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2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은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SK인천석유화학 실적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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