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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 긴급진단]급증한 대손충당금…재무여력 문제없나①보수적 회계처리, 첫 100억 돌파…'누적 이익' 자기자본 2626억 안정권

최은수 기자공개 2020-04-27 08:09:09

[편집자주]

메디톡스가 흔들리고 있다. 주력상품은 판매 중단 조처를 받았고 경쟁사는 치고 올라온다. 각종 송사에 엮여 있어 불확실성이 커지고 존폐위기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외부변수에 의한 위기상황이 메디톡스의 펀더멘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3일 0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툴리눔 톡신 제조업체 메디톡스의 대손충당금 규모가 작년 처음으로 100억원을 넘어섰다. 창업 후 꾸준히 한자리 수 아래였던 매출채권 대비 대손충당금 설정 비율도 20%를 넘었다.

메디톡스는 대손상각비용 증가와 소송비용 지출이 맞물리며 지난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최근엔 식약처 행정 처분으로 주력상품인 톡신 제제 일부의 판매가 중단됐다.

당장의 재무여력은 충분하다. 수년간 이어온 높은 이익률 덕에 자기자본이 2626억원에 달하고 순차입금 비율도 30%대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판매 중지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세가 지속되면 향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의 2019년 말 기준 대손충당금은 168억원이다. 2018년 50억원에서 118억원 증가했다. 창사 후 처음으로 100억원을 넘어섰다. 전체 매출채권(733억원) 대비 충당금 설정비율도 22.9%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손충당금은 회수가 어렵거나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매출채권을 손상(비용)처리하기 위해 쌓아둔다.

메디톡스의 대손충당금이 급증한 까닭은 기존 대비 보수적으로 진행한 영향이 크다. 바이오업계는 2018년 개발비 인식과 관련한 회계 논란을 겪은 이후 강도 높은 회계 처리를 진행 중이다.

톡신 업계도 이같은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개발비용과 함께 매출채권에 대한 손상 처리 또한 더 꼼꼼하게 따지기 시작했다. 메디톡스와 함께 톡신 업계 대표주자로 손꼽히는 휴젤도 보수적 회계 처리에 나섰다. 2019년 대손충당금 설정 규모를 전년 대비 40% 가량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국내 총생산 등 미래 경제 상황이 악화해 생산 분야의 채무불이행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보일 경우 채무불이행률 등을 조정해 보유 매출채권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매출채권 대손충당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손상각비를 책정하면 영업이익이 감소한다. 영업이익은 매출총이익에서 판관비 및 관리비를 제외해 계산하는데 대손상각비는 판관비 항목에 속하기 때문이다.

메디톡스의 작년 대손상각비는 124억원이다. 2018년 32억원 대비 92억원 늘었다. 2019년 영업이익은 대손상각비 증가와 ITC소송 비용 등의 영향을 받아 2018년(855억원)대비 600억원 가량 감소한 257억원에 그쳤다.

IB업계에선 메디톡스의 향후 실적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보수적 회계 처리에 따른 대손충당금 증가는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향후 환입의 가능성도 있기는 하나 회계 정책 강화에 따른 이슈인 탓에 ITC 소송 비용 등과 달리 일회성으로 간주하기 어렵다.

최근 주력상품 판매 제재를 당한 것도 실적 회복이 힘들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한다. 메디톡스는 최근 식약처 행정 처분으로 주력상품인 '메디톡신 50·100·150'의 판매가 봉쇄됐다. 메디톡스가 지난해 올린 매출 가운데 42% 가량이 판매 중지 명령을 받은 품목에 해당한다.

최근 톡신 업계엔 신규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메디톡스를 위협하고 있다. 국내 톡신 업체 간 경쟁 또한 격화하는 상황에서 주력상품이 봉쇄당한 것은 메디톡스에게 부정적인 요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사태가 조기에 수습된다 해도 코오롱 인보사 사태 때를 감안했을 때 판매 중단 조처는 최소 1년 이상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판매 중단 사태로 메디톡스가 국내 원조로 시장선점을 해 유지하던 우월적인 지위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메디톡스의 재무여력은 아직까지 안정권에 속한다. 2019년을 제외하곤 매년 7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자기자본을 늘려왔기 때문이다. 메디톡스의 2019년 자기자본은 2626억원이다. 3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작년 들어 장·단기차입금 규모가 급증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메디톡스의 2019년 장·단기차입금은 1017억원으로 2018년 대비 35% 증가했다. 이에 따른 자기자본 대비 장·단기차입금비율은 38.7%다. 통상 자기자본대비 차입금비율이 50% 미만이면 재무여력은 충분하다고 본다.

그럼에도 영업이익 감소세가 지속되면 향후 재무여력에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메디톡스가 그간 적지 않은 규모의 판관비를 지출해 온 탓이다.

메디톡스의 2019년 판관비 규모는 1107억원으로 2018년(657억원) 대비 68% 증가했다. 메디톡스는 ITC소송 비용이 발생하기 이전인 2017년에도 564억원을 판관비로 썼다. 향후 메디톡신 판매 중지 사태에 따른 법정 다툼에 돌입할 경우 추가로 소송 비용을 지출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메디톡스가 대규모 연구개발비와 판관비를 쓸 수 있었던 것은 실적이 각종 비용을 상쇄할 만큼 충분히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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