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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HCN 매각]전면 나선 KT스카이라이프…KT 역할은SKT·LG유플과 대조…그룹차원 득실 고려

최필우 기자공개 2020-07-27 16:18:06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7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HCN 우선협상대상자로 KT스카이라이프가 확정됐다. 경쟁사와 달리 자회사를 통해 인수전에 나서는 전략을 편 KT의 역할에 관심이 모인다.

현대HCN 본입찰에 참여한 주체는 KT스카이라이프, SK텔레콤, LG유플러스다. KT스카이라이프만 이동통신사 자회사다. 대표이사가 인수전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대조적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그룹의 크고 작은 인수합병(M&A) 딜을 지척에서 지켜봤다. KT의 나스미디어 지분 인수, KTF 합병, KT렌탈의 금호렌터카 인수합병 등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이번 현대HCN 인수전에서는 KT스카이라이프가 주체가 될 것이란 점을 명확히 하면서 KT는 뒤로 한발 물러난 모습이다.


SK텔레콤은 박정호 대표가 M&A를 진두지휘한다. SK텔레콤에서도 KT스카이라이프와 마찬가지로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인수합병 주체지만 SK텔레콤의 입김이 더 세다. SK브로드밴드는 M&A 추진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5월 박 대표를 기타 비상무이사로 등재했다. M&A 전문가로 꼽히는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 하형일 Corp2센터장도 SK브로드밴드 이사진에 속해 전략을 제시한다. 박 대표를 필두로 한 SK텔레콤 임원들이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구조다.

LG유플러스는 태스크포스팀(TFT)을 통해 M&A에 나서고 있다. CJ헬로비전(현 LG헬로비전) 인수 때에는 인수추진단 TF가 딜을 주도했다. 상설 조직이 아닌 만큼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평이다.

M&A 경험이 풍부한 구 대표에게도 이러한 역할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그는 KT의 나스미디어 인수 당시 그룹전략CFT 그룹전략1담당 임원으로 인수 작업을 주도했다. KT와 KTF가 합병할 때는 코퍼레이트센터(Corporate Center) PMI담당을 맡아 양사 융합에 직접적으로 기여했고, KT렌탈의 금호렌터카 인수합병 시기에는 그룹사를 관리하는 경영전략담당을 역임했다.

2015년 KT렌탈과 KT캐피탈 매각 때는 비서실장으로 황창규 전 KT 회장을 보필했다. 개인고객전략본부장이었던 2011년 BC카드 인수 정도를 제외하면 최근 13년간 있었던 KT그룹 M&A 과정을 대부분 꿰뚫고 있는 셈이다. 이같이 계열사 동향에 밝은 게 구 대표가 KT 수장이 되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구 대표는 이번 현대HCN 인수전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현대HCN 인수는 KT가 아닌 KT스카이라이프의 의지로 추진되고 있다는 입장이 명확하다. KT는 인수전에 힘을 싣기보다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가 그룹 전체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 대표 역시 그간의 딜 경험을 바탕으로 M&A가 합리적으로 이뤄지는지 여부만 판단하고 있다.

KT는 자금 지원 측면에서도 중립적인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 3월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841억원, 유동기타금융자산 2456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자금력이 풍부하지만 현대HCN 인수를 위해선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현재 외부 조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KT가 인수 자금을 지원한다 해도 그룹 차원의 동반 상승 효과를 감안해 금액을 책정할 전망이다.

KT 관계자는 "M&A 과정에서 KT가 아예 배제되는 건 아니다"라며 "M&A 작업을 주도하는 건 KT스카이라이프이고 KT는 인수가 그룹에 미칠 영향을 전반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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