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속도내는 CMB, '주식교환' 택할 가능성은 SKT-티브로드 합병 전례, '성공적' 평가…"'통매각' 선호하지만 모든 딜 형태 검토"
최필우 기자공개 2020-08-21 08:11:59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1일 07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MB가 법률 자문사를 선정하며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주식 교환' 방식을 검토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수 후보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현금을 동원하거나 차입을 늘리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CMB는 오너 일가 지분과 자기 주식 전량 매각을 원칙으로 삼고 있지만 주식 교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현재 유료방송업계에서 진성 원매자로 꼽히는 건 SK텔레콤이다. SK브로드밴드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어 현재 3위인 유료방송 점유율 순위를 끌어 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옛 CJ헬로(현 LG헬로비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차입금 부담이 커졌다. KT의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HCN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상태다.

SK텔레콤은 올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주식 교환 방식을 활용했다. 이 딜의 사이즈는 5조원(SK브로드밴드 3조5000억원, 티브로드 1조5000억원)으로 알려졌다. 큰 규모지만 SK텔레콤은 두 회사의 비율을 75 대 25 비율로 합치면서 현금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사용한 현금은 티브로드노원방송 지분 55% 인수에 쓴 104억원 정도다.
재무적투자자(FI)의 존재도 SK텔레콤의 비용 절감에 큰 보탬이 됐다. 태광산업 뿐만 아니라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도 티브로드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SK브로드밴드 지분 16.8%를 받은 태광산업과 달리 이 전 회장은 엑시트를 택했는데 이 지분을 인수해 준 게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다.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이 전 회장을 비롯한 소수주주 구주를 3879억원에 인수했다.
묘수 덕에 SK텔레콤은 경쟁사에 비해 유료방송 인수에 재차 나설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순현금 상태를 유지하던 티브로드를 인수하면서 차입금이 완화되는 효과도 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열사 딜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의 성향 상 전액 현금을 쓰거나 차입 부담을 늘리진 않은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SK텔레콤은 계열사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파트너사와 공동 주주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ADT캡스(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 11번가(나인홀딩스), 원스토어(네이버, SKS PE), 웨이브(KBS, MBC, SBS) 모두 외부 주주와 합작해 부담을 덜었다. SK텔레콤이 또 한번 SK브로드밴드 주식 교환을 추진하거나 FI를 재차 유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오너 일가가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CMB는 주식 교환보다는 전체 매각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CMB 최대주주는 40.83%를 보유한 이한담 회장이다. 오너 일가인 이한성씨(26.07%), 황성림씨(2.48%), 이인석씨(2.13%)의 지분도 모두 매각 대상이다. 이들은 경영 지속에 뜻이 없음을 밝힌 만큼 1600억원 이상을 손에 쥔 태광그룹 이 전 회장처럼 깔끔한 엑시트를 원할 것으로 보인다.
오너 일가가 SK브로드밴드 지분을 받아도 마땅한 실익이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태광산업이 주식 교환으로 SK브로드밴드 지분 16.8%를 확보한 건 티커머스(T-commerce) 업체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Program Provider)를 계열사로 두고 있어 유료방송과 시너지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CMB는 케이블TV 말고는 영위하는 사업이 없다.
CMB 관계자는 "전체 지분 매각을 전제로 원매자를 물색하고 있다"며 "결정권자인 오너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지만 주식 교환 등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차단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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