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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KT]변화 거듭한 CEO후보추천위, '깜깜이 논란' 일단락④'후보선정·심사·확정' 권한 분리가 핵심, 지배구조위 독립성 확보 과제

최필우 기자공개 2020-12-04 07: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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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30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너 없는 회사 KT는 대표이사 선임을 두고 뒷말이 많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권과 얽힌 인사 취임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CEO후보추천위원회 내에서 '깜깜이' 선임이 가능한 구조라 이같은 관행이 유지될 수 있었다.

KT 이사회는 CEO후보추천위원회에 거듭해 변화를 준 끝에 후보 선정, 심사, 확정 권한을 분산하는 현재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밀실 담합식 선임이 불가능해지면서 공정성 논란도 일단락 됐다. 다만 CEO 후보를 선정하게 된 지배구조위원회의 독립성 제고는 과제로 남아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는 현재 이사회 내 8개 위영회를 운영하고 있다. △지배구조위원회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평가및보상위원회 △경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 △지속가능경영위원회가 있다.

다른 상장사와 차별화되는 위원회는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다. 이사회가 대표이사 선정 프로세스를 총괄하는 곳은 흔치 않다. KT는 2003년 민영화 후 오너라고 할 만한 주주가 없어 CEO 선임 제도를 만들었다.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의 전신은 2010년 만들어진 CEO추천위원회다. 이전에는 회장추천위원회라는 이름을 썼으나 이때는 이사회 내 조직이 아니었다. 2010년 구성원 전원이 이사로만 이뤄지도록 정관이 변경됐고 2012년 이사회 내 위원회로 자리매김했다.

이사회 중심 경영 취지로 CEO추천위원회가 출범했으나 초창기엔 독립성과 거리가 멀었다. 이사회를 관료 출신이 주도하면서 CEO추천위원회도 외풍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석채 전 회장, 황창규 전 회장이 낙하산 논란 속에 취임할 때 CEO추천위원회도 큰 비판에 직면했다.

KT 이사회는 2018년 3월 CEO추천위원회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키면서 10년 넘게 이어진 '밀실 선임'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지배구조위원회가 CEO 후보를 선정하면 회장후보심사위원회(CEO추천위원회에서 명칭 변경)가 심사를 진행하고 이사회가 최종후보를 선정하는 식이다. 지배구조위원회는 면접 대상자 수를 공개하고 동의를 얻은 후보자에 한해 명단을 발표하기로 해 전 과정이 투명해졌다.

이는 2017년 3월 황 전 회장이 연임하는 과정에서 약속한 지배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이다. 이사회는 거센 반대 여론 속에서 그의 연임을 결정하면서 임기 내 투명하고 독립적인 기업 지배구조 구축을 주문했다. 황 전 회장은 정치권 비리에 연루된 가운데 두번째 임기를 고집해 KT에 혼란을 줬다는 비판을 받는 동시에 낙하산 인사를 차단하는 CEO 선임 절차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올해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 한차례 더 변화했다. 대표이사 회장 제도를 대표이사 사장 제도로 변경하면서다. KT 회장들이 불필요한 의전을 받아왔다는 비판을 감안한 조치다. 급여를 비롯한 처우도 이사회가 정하는 수준으로 낮아졌다.

CEO가 임기 중 중대한 과실 또는 부정 행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사회 사임 요청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계약 조항이 추가된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는 구현모 KT 대표가 정치자금법 위반 및 업무상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황을 감안해 추가된 예외적 조항이다. 이사회가 명문화된 조항을 바탕으로 대표이사 해임을 요구할 수 있을 정도로 외풍에서 자유로워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CEO 선임 프로세스 변화로 권한이 커진 지배구조위원회 독립성은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지난해 대표이사 후보자 선정에 참여한 사외이사 4인(김대유, 김종구, 장석권, 이강철), 사내이사 1인(김인회) 중 김대유 이사(전 참여정부 대통령 비서실 경제정책수석비서관), 이강철 이사(전 참여정부 시민사회수석비서관, 정부특보)는 정치권과 인연이 강하다. 위원회 독립성을 담보하기에 적합치 않은 구성원이라는 평이다. 또 지배구조위원회에서 사내이사가 배제되는 게 공정성 제고 측면에서 낫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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