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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계열, '조 단위' 발행…코로나19 대응 안간힘 [금융기업 SRI채권 전망]③시중은행 중 최대 규모, 카드사 중 최초 발행 타이틀

이지혜 기자공개 2020-12-18 15:12:20

[편집자주]

2020년 원화 SRI채권 시장은 코로나19 사태에도 폭풍 성장했다. 공공기관이 앞에서 끌었다면 뒤를 받친 건 금융사였다. 신한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민간기업 SRI채권 발행의 물꼬를 튼 이래 카드사, 캐피탈사까지 가세해 시장의 양적·질적 성장을 이끌었다. 2021년에도 문재인 정부의 뉴딜정책에 보조를 맞춘 금융사의 발행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 SRI채권 수급 요인을 점검하고 팽창 여력 등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7일 13:4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다수 계열사를 동원해 SRI채권에 주목했다. SRI채권은 사회책임투자채권이라고도 불리는데 취약계층 지원 등 사회적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조달자금을 쓸 수 있다. SRI채권을 대거 발행하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데 박차를 가했다.

특히 우리은행이 주도적으로 나섰다. 시중은행 가운데 SRI채권을 가장 많이 발행했다. 2021년에는 조 단위 발행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속 3년 발행을 달성하면서 시장 주요 참여자로서 입지도 다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도 마찬가지다. 카드사 가운데 최초로 SRI채권 발행의 물꼬를 트며 선도적 지위를 확보했다.

우리금융그룹의 SRI채권 시장에서 지위는 앞으로 한층 확대될 수 있다. 그룹 차원에서 ESG 경영에 힘을 싣고 있어서다. 정부에서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정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시중은행 중 ‘최대’, ‘최초’ 발행 카드사 타이틀

한국거래소 사회책임투자채권 플랫폼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SRI채권이 모두 1조500억원을 달성했다. 우리은행이 9500억원, 우리카드가 1000억원 규모로 SRI채권을 발행했다. 우리카드는 이밖에 SRI기업어음(CP)를 15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우리금융그룹의 SRI채권 발행규모는 민간 금융그룹을 포함해 시중은행을 고려해도 결코 적지 않다. 특히 시중은행 중에서 단연 돋보인다. SRI채권을 발행한 시중은행은 세 곳뿐이다. 부산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이다. 부산은행과 신한은행의 SRI채권 발행량은 각각 1000억원, 2000억원으로 우리은행에 한참 못 미친다.

우리은행이 원화 SRI채권을 발행하기 시작한 것은 2019년이다. 그해 2월 지속가능채권으로 2000억원을 발행했다. 일회성 발행으로 그치는듯 했지만 2020년 들어 발행량을 대폭 늘렸다. 올해 3월과 7월, 8월 등 세 차례에 걸쳐 모두 7500억원을 발행했다. 모두 지속가능채권이었다.

우리은행뿐만이 아니다. 우리카드도 SRI채권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카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SRI채권을 발행한 카드사이기도 하다. 지난해 4월 사회적채권을 1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뒤 신한카드와 현대카드 등이 뒤를 이었다.

우리카드는 올해 11월에도 1500억원 규모로 SRI기업어음을 발행했다. 만기구조는 각각 4년과 5년으로 설정했다. 만기가 1년 이상인 장기CP는 경제적 실질이 회사채와 같아 자본시장을 왜곡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회책임투자라는 취지가 다소 퇴색되는 지점이다.

◇코로나19 피해 대응 ‘총력’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이래 SRI채권 발행에 바짝 속도를 냈다. 특히 우리은행은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금융지원 등을 제공하기 적극적으로 나섰다.

우리은행은 홈페이지나 공시에서도 어떤 프로젝트에 SRI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을 쓸지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다만 SRI채권 관리체계에서 지원대상 사업분야를 제시하며 그 중 프로젝트를 선정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이 제시한 SRI채권 지원가능요건에 따르면 친환경분야에서는 신재생에너지나 오염방지 및 관리, 사회적가치 창출 분야에서는 고용창출과 중소기업의 파이낸싱, 생계지원서비스,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 등에 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지속가능채권으로 조달한 2000억원 가운데 120억원은 바이오매스 발전에, 나머지 1880억원은 고용창출과 중소기업의 파이낸싱, 생계지원서비스,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금융 등에 썼다. 올해는 코로나19 피해를 지원하는 데 좀더 많은 금액이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카드도 비슷한 기조를 보였다. 올해 SRI채권을 찍은 카드사는 롯데카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등 4곳인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가맹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발행한 사회적채권을 영세, 중소가맹점의 카드결제대금 지급주기를 단축해주는 데 썼는데 올해도 같은 계층을 지원했다.

◇그룹 ESG 경영 확대, SRI채권 발행 힘 싣나

우리금융그룹이 SRI채권 시장에서 보폭을 넓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1일 우리금융그룹은 뉴딜금융지원위원회를 열고 ‘2050 탄소중립 금융그룹’을 선언했다. 탈석탄 금융을 선포하고 ESG전담부서를 만들었으며 탈석탄 금융 가이드라인도 수립했다. 신규 석탄 발전PF는 중단하고 기존에 투자된 관련 자산도 리파이낸싱 시점에 최대한 회수할 방침이다.

특히 정부에서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정책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수소연료전지,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PF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SRI채권 발행이 크게 증가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한국판 그린뉴딜 정책과 맞물려 단기적으로 SRI채권 수요가 크게 증가하며 오히려 공급이 부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은행은 벌써 만반의 준비도 갖추고 있다. 2021년에만 SRI채권을 모두 5000억원 규모로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우리은행의 누적 SRI채권은 모두 1조4500억원이 돼 시중은행 가운데 명실공히 1위 발행사가 된다.

한편 우리은행은 녹색, 사회적, 지속가능채권 관리체계를 만들고 서스테널리틱스에서 인증 받았다. 발행 시점이 1년이 지난 채권은 지난해 발행한 지속가능채권뿐이므로 사후보고서도 1건만 발간됐다.

이 보고서는 그해 5월 발행된 미달러화 지속가능채권의 사후보고서와 합쳐 작성됐다. 프로젝트별 자금 사용 내역과 환경영향, 사회영향 등이 담긴 영향보고서가 포함돼 있다.

우리카드는 사회적채권의 관리체계를 삼정KPMG에서 검증받았다. 자금이 전액 배분되면서 사후보고는 자금이 배분된 뒤 한 달 만에 발행됐다. 우리은행과 우리카드는 둘다 사후보고를 외부 인증기관에서 검증받지 않았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현재까지 외부 인증기관에서 사후보고를 검증받는 것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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