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모니터/KT스카이라이프]11년 이어온 KT 임원 비상무이사 '시너지 vs 거수기'③다수 임원 KT 사내이사 겸직…사외이사 과반 조건 부과, 한자리 축소 가능성
최필우 기자공개 2021-02-03 07:06:32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7일 07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스카이라이프 이사회 구성은 의사결정 체계가 KT에 종속돼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데 한몫 하고 있다. KT는 KT스카이라이프를 그룹사로 편입한 이래 이사회에 자사 임원을 기타 비상무이사로 등재시키고 있다. 명목상 그룹사 간 시너지가 목적이지만 이사회에서 KT 의중을 관철하기 위해 거수기를 뒀다는 시각도 존재한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는 KT그룹에 편입된 2010년 이사회에 기타 비상무이사를 등재하기 시작했다. 현직을 포함해 KT스카이라이프 기타 비상무이사로 등재된 인사는 총 14명이다. 이들 모두 KT 측 임원이다.

2001년 한국디지털위성방송으로 출범한 KT스카이라이프는 2010년 KT그룹에 편입되기 전까지 사외이사 중심 경영을 이어왔다. 4~6명이었던 사외이사가 항상 이사회 과반을 차지했다. 수적으로 사외이사가 우위에 서면서 사내이사 및 경영진을 견제하는 게 가능했다.
이같은 기조는 KT그룹에 편입된 2010년 변하기 시작한다. KT는 KT스카이라이프가 코스피에 상장한 2011년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연초 32.12%였던 지분율이 연말엔 50.16%로 절반을 넘었다. KT는 KT스카이라이프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자사 임원을 기타 비상무이사로 등재했다.
2010년 1명을 등재한 데 이어 2011명 2명, 2012년 3명으로 숫자를 늘렸다. 2017~2018년 잠시 기타 비상무이사 숫자가 2명으로 줄었다가 현재 3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기타 비상무이사는 이사회 내 비율 13~50%를 오가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기타 비상무이사에는 KT 마케팅본부장, 그룹경영단장,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 등 그룹 경영, 미디어 전략과 관련된 임원들이 주로 기용됐다. 그룹 시너지를 논의할 수 있는 인물들로 구색을 갖췄으나 감시 기능이 더 강하다는 견해도 있다. 기타 비상무이사들이 KT그룹의 의중을 이사회에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논리다.
다수의 KT스카이라이프 기타 비상무이사가 KT 사내이사를 겸하면서 양사 연결고리는 강해졌다. 김일영 전 KT 코퍼레이트센터장은 2013년, 한훈 전 KT그룹 희망나눔재단 이사장은 2014년, 임헌문 전 KT 홈고객전략 본부장은 2014~2015년, 구현모 KT 대표는 2017년 두 자리를 겸직했다. 이들이 KT 입장을 대변하는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배경이다.
기타 비상무이사 비율과 숫자가 현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KT스카이라이프 독립성에 대한 의구심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현대HCN 인수와 알뜰폰 사업 진출을 결정했을 때 민간 기업인 KT그룹 이익을 위해 위성방송 독점 사업자 지위를 이용한다는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기타 비상무이사 영향력은 올해 축소될 수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건 부과에 따라 사외이사 수를 과반으로 늘려야 한다. KT 영향력을 줄이고 공공성에 부합하는 인물을 기용하라는 게 과기정통부 의중인 만큼 기타 비상무이사 한 자리가 사외이사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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