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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SK하이닉스]'40대 최연소' 전략통 CFO 탄생 배경은③전임자보다 10살 젊어져, 중간지주 전환 염두 'M&A 전략가' 배치

원충희 기자공개 2021-04-14 07:17:25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8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준호, 이명영, 차진석. 그동안 SK하이닉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선임될 당시 모두 50대였다. 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CFO는 기업의 곳간을 담당하는 임원으로 일정 수준 중량감과 연차가 필요하다. SK하이닉스 같은 글로벌 종합반도체 회사의 C레벨 임원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 전통이 깨어진 것은 지난해 말 노종원 미래전략담당 부사장이 경영지원담당(CFO)을 겸하면서부터다. 1975년생으로 46세의 나이로 전임자들보다 10살가량 젊어졌다. 장혁준 재무총괄 임원(1967년생), 박성환 IR담당(1968년생) 등 50대 재무라인 임원들을 지휘하는 40대 CFO가 나왔다.

이는 연공서열을 깨려는 SK그룹의 조직적인 의도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전문성을 갖췄다면 연차, 나이에 상관 없이 과감하게 승진시키고 임원으로 발탁한다. 다른 계열사들을 보면 추형욱 SK㈜ 투자1센터장은 1974년생의 젊은 나이로 SK E&S 사장에 올랐다. 임원 선임 3년 만에 사장까지 직행했다.

이 밖에도 1977년생인 최동욱 SK㈜ 첨단소재 투자센터 임원, 김기태 SK넥실리스 사업지원실장 등 40대 임원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모회사인 SK텔레콤의 경우 CFO 역할을 하는 윤풍영 코퍼레이트1센터장도 1974년생이다. 심지어 82년생으로 최연소 임원자리에 오른 최소정 SK텔레콤 구독미디어담당 겸 드림어스컴퍼니 전략그룹장도 있다.

50대 임원들이 포진해 있는 SK하이닉스 재무라인에 40대 CFO를 보낸 것 역시 타 그룹에선 상당한 파격인선으로 여겨질 수 있는 조치다. 하지만 SK그룹 차원 인사정책에 비춰보면 특별하지 않은 수준이 된다. SK는 지난해 상무, 전무 등 임원직급을 폐지하는 등의 임원관리제를 도입했다. 상무, 전무 등 내부직급 없이 임원(담당)으로 통칭했다. 연공서열 혁파의 일환이다.


노 부사장의 또 다른 특징은 이공계 출신의 전략통이란 점이다. 전임자들인 이명영 SK이노베이션 사내이사나 차진석 전 CFO는 경제·경영학과를 졸업한 상경계 전공자로 재무·금융·자금 등의 업무를 주로 맡은 재무통이다.

노 부사장은 카이스트 물리학과 졸업, 서울대 기술정책대학원 석·박사를 수료한 이과, 공학도 출신 인사다. 그의 커리어 역시 하이닉스 인수 TF 실무를 비롯해 SK텔레콤 SC사업전략팀장, SK C&C 사업개발본부장, SK텔레콤 유니콘랩장, SK하이닉스 미래전략 담당 등 전략통 색채가 강하다.

도시바메모리(키옥시아) 투자, ADT캡스 인수, 인텔 낸드사업 인수, 매그나칩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 투자 등을 성사시키면서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과 함께 그룹 내 대표적인 인수합병(M&A) 전문가로 꼽힌다. 그가 미래전략 담당이었던 이유도 향후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각종 투자와 M&A의 적격자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에 전략통 CFO가 배치된 이유는 박 부회장이 각자대표로 임명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모회사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편이 가시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2018년부터 거론된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SK텔레콤의 중간지주회사 전환이다. 최태원 회장→SK㈜→SK텔레콤→SK하이닉스 구조 하에선 지주사 손자회사격인 SK하이닉스는 공정거래법상 M&A를 할 경우 피인수 기업 지분 100%를 소유해야 한다. SK하이닉스가 적극적으로 M&A에 나서기 어려운 구조다.

더구나 지주사의 자회사 지분 의무보유율을 20%에서 30% 이상으로 높이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내년 초 시행 예정이라 연내 중간지주사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를 놓치면 SK텔레콤은 현재 20.1%인 SK하이닉스 지분을 30%까지 높여야 하는데 7조~8조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부회장과 노 부사장 등 전략통 임원들을 SK하이닉스 중책에 배치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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