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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배당 제약사 분석]'20년 무배당' 조아제약, 결손금에 발목③흑자 시에도 배당 재원 고갈…"경영 기조 전환해야" 지적도

강인효 기자공개 2021-05-03 08:05:13

[편집자주]

배당은 가장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 중 하나다. 오너 일가의 곳간을 채우기 위한 수단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배당의 수혜를 똑같이 받는 개인 주주 입장에서도 반대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일부 제약사들은 지난 몇 년간 배당을 전혀 실시하지 않고 있어 경영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더벨은 이들 ‘제로(0) 배당’ 제약사들의 현주소를 살펴보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30일 11: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아제약은 연 매출 1000억원 미만의 중소 제약회사다. 조원기 회장이 1988년 삼강제약을 인수한 뒤 1995년 현재 사명으로 바꾸고 이듬해 법인으로 전환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국내 제약업계에 비춰볼 때 업력이 25년에 불과한 신생 제약사 축에 속한다.

조아제약은 1999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특히 법인으로 전환된 이듬해인 1997년부터 2000년까지 4년간 결산배당으로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하지만 2001년 적자 전환하면서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후 지난해까지 20년간 ‘무배당’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많은 제약사들은 오너 일가의 지배 아래 놓여 있다. 회사가 배당을 실시하면 이들도 꾸준히 배당수익을 누릴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 조아제약의 경우도 창업자와 경영권을 물려받은 두 아들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배당에는 인색한 편이다.

창업자인 조 회장이 조아제약 최대주주다. 작년 말 기준 11.1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조 회장의 두 아들 조성환 부회장(장남)과 조성배 사장(차남)이 특수관계인으로 묶여 있다. 이 둘의 지분을 합해도 최대주주 측 지분율(19.57%)은 20%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세 부자가 이사회를 장악하고 회사 경영도 이끌어온 만큼 오너 일가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조 회장은 한때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겼지만 2003년 다시 대표에 올랐고, 이듬해 조 부회장에게 바통을 넘겼다. 2014년에는 조 사장도 각자 대표에 올랐다.

첫 제로배당 시점인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조아제약이 적자를 기록했던 경우는 10번이다. 흑자였던 나머지 10번 중 특히 2010, 2011, 2012, 2013, 2015, 2016, 2017, 2018년에는 배당 재원인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였다.
비록 흑자 상태는 유지했지만 흑자 폭이 크지 않았던 탓에 장기간 쌓였던 결손금을 해소하긴 어려웠다. 당장 배당금 지급을 위한 현금이 부족했던 상황은 아니었다는 얘기다.

외형 성장을 도모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구축한다면 매년 영업 활동을 통해 거둬들이는 이익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또한 신약 등 연구개발(R&D)에 소극적인 데다, 주력 품목 부재 등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회사 측은 “전문의약품(ETC), 일반의약품(OTC) 등 200여종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며 “한 제품에 매출 비중이 집중되지 않고, 다양한 품목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데, 소량 다품종 매출 형태는 의약품 산업 특성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수 시장에 국한되고 제네릭(복제약) 위주의 사업 형태로는 비약적인 매출 성장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현재 조아제약은 조 회장의 장남 조성환 대표가 해외 사업 및 R&D를, 차남 조성배 대표가 국내 사업 부문을 나눠서 맡고 있다.

6년간 ‘형제 경영’을 이어오는 가운데 2세로의 경영 승계도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올해 81살인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다. 부친이 고령인 점과 임기 만료 시점 등을 감안할 때 향후 2~3년 내 승계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조아제약은 과거부터 IR을 포함한 주주와의 소통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며 “비록 실적 부진 탓에 배당 여력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현 경영진이 다양한 주주 환원 정책을 펼치는 방안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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