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ETF 교차상장 명암]현실성 있는 라인업은 ‘테마형’③중국 라인업 확장수단…전기차·클린에너지·바이오 ETF 편입전략 성공 주목
이민호 기자공개 2021-08-19 12:56:18
[편집자주]
한국과 중국의 상장지수펀드(ETF)를 각국에서 교차 등록·판매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 중국 ETF 재간접투자가 용이해져 중국 투자기회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재간접구조에 따른 이중보수 부담과 투자자금을 유인할 수 있는 상품성 제고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더벨이 한·중 ETF 교차상장에 따른 영향과 국내운용사들의 상품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7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운용사들이 중국 상장지수펀드(ETF)를 이용한 가장 현실적인 상품으로 테마형 ETF를 꼽고 있다. 대표지수보다는 특정 테마나 섹터에 집중해 실질적인 투자 유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중국 ETF를 활용할 방침이다.◇중국 라인업 확장 필요…테마형 ETF 재간접투자 대안 부상
중국 ETF 재간접투자의 실효성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이중보수 부담이 있는데다 중국지수를 이용한 국내 운용사 직접운용이 보편화돼 있어 중국 ETF의 국내 등록이 가능해지더라도 상품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그럼에도 국내 운용사들은 중국 ETF에 재간접투자하는 ETF 설정을 검토하고 나섰다. 이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등이 중국 현지 운용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출시 가능성을 가늠해보고 있다. 새로운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는 만큼 상품성을 짚어보지 않을 이유는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여기에는 해외상품이 비교적 적은 국내 ETF 시장 현황도 한몫 했다. 지난달말 기준 국내에 상장된 ETF 순자산총액은 59조8142억원으로 이 중 해외투자 ETF는 11조29억원인 18.4%에 불과하다. 하지만 자산배분에서의 활용 가능성과 투자 편의성이 주목받으며 해외투자에서도 ETF를 이용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여기에 포화상태인 국내투자 ETF만으로는 자금유입이 정체되면서 운용사들도 해외 라인업 확대에 골몰하고 있다.
국내 운용사가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중국 ETF 활용방안은 테마형과 섹터형 중심으로 상품개발에 적용하는 것이다.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을 제외하면 국내투자자들의 ETF 수요는 시장 대표지수보다는 테마형과 섹터형에 여전히 집중돼있다는 판단이다.
운용사들은 해외지수 사용료를 지불하고 국내에서 해외투자 ETF 상품으로 연결하는 형태로 이런 시장흐름에 대응하고 있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미국스마트모빌리티S&P’와 ‘KODEX미국반도체MV’,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KB자산운용의 ‘KBSTAR글로벌데이터센터리츠나스닥’ 등이 이런 방침에 따라 최근 설정된 대표적인 상품들이다.
다만 해외투자 ETF 상품들은 여전히 미국시장에 대한 비중이 높다. 운용사들은 중국 ETF 재간접투자를 이용해 중국 라인업을 보강할 여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상장된 중국상품은 CSI300나 CSI100 등 시장 대표지수에 국한돼있으며 섹터형은 항셍테크 정도다. 테마형과 섹터형 중심으로 상품을 공급해 자금유입 유인을 만들어 줄 계획이다.
◇미래운용 중국 테마형 ETF 인기몰이…투자수요 증명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중국 테마형 ETF는 이런 상품전략의 유효성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상장한 ‘TIGER차이나전기차SOLACTIVE증권ETF’는 약 8개월 만인 이번달 12일 기준 순자산 1조5000억원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 상장된 전체 ETF 상품을 통틀어 7월 한 달간 순자산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 펀드는 독일 지수사업자 솔랙티브(Solactive)가 발표하는 ‘Solactive China Electric Vehicle and Battery’ 지수를 추종한다. 중국, 홍콩, 미국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전기차 관련 2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특히 이 펀드는 펀드자산의 9.86%(6월초 기준)를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엑스(Global X)의 ‘Global X China Electric Vehicle and Battery ETF’에 투자하고 있다. 펀드 보유종목 중 비중이 가장 높을 정도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차이나바이오테크SOLACTIVE증권ETF’와 ‘TIGER차이나클린에너지SOLACTIVE증권ETF’도 운용 중이다. 이들 펀드는 각각 순자산 1011억원과 313억원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ETF 운용업계 관계자는 “중국 ETF 교차상장은 운용사로서는 상품전략에서 한 가지 옵션이 추가된다는 의미에서 분명히 긍정적”이라며 “대표지수형보다는 투자자들이 실질적으로 관심을 가질 만한 테마형이나 섹터형 출시를 우선 고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공공사업 강점 동부건설, 공사비 회수 '안정적'
- 삼성물산 건설부문, 공사비 회수 속도낸다
- 한미글로벌, 영미법인 실적 '효자'…M&A 전략 '빛'
- KB부동산신탁, '1호 대토리츠' 청산 결실
- [IR Briefing]LG전자, CFO 등판 빛바랜 '수익성 악화·EV 이슈'
- [IR Briefing]'주력이 살아났다' LG전자, 생활가전 매출 신기록
- 'HPSP' 투자한 이준호 회장 개인회사, 침묵 깼다
- [퍼포먼스&스톡]제일기획, 비수기에도 실적 선방…주가는 '박스권'
- [미래 기다리는 SK이노베이션]배터리 전환 '딥체인지', 위기와 기회 갈림길
- [Company Watch]재도약 나서는 LB세미콘, '메모리 OSAT' 사업 추진
이민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조달전략 분석]그룹 자금 빨아들인 홍정혁 사장의 청사진
- [조달전략 분석]홍정국號 BGF리테일, 그룹 지탱하는 현금창출력
- [조달전략 분석]BGF 먹여살리는 캐시카우 'BGF리테일'
- [Board Index/두산그룹]이사회 개최빈도 결정한 그룹 구조조정
- [Board Index/두산그룹]탄탄한 지원 조직, 아쉬운 교육 시스템
- [Board Index/두산그룹]사외이사 겸직 비율 40% 선…타사보다 높은 편
- [Board Index/두산그룹]규제 전문가 다수 포진한 사외이사진
- 사외이사는 누가 뽑아야 할까
- [Board Index/두산그룹]내부절차뿐인 CEO 승계정책…위원회 설치 의지는 밝혀
- [Board Index/두산그룹]'보상위원회 미설치' 사내이사 보수는 내규 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