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리스트럭처링 리뷰]구현모 대표는 왜 윤경림 사장을 소환했나①구조조정 '동지', 황창규 전 회장 '키맨' 인연…현대차 내 흔들린 입지도 영향
최필우 기자공개 2021-10-25 12:28:14
[편집자주]
구현모 KT 대표 숙원 사업인 그룹사 리스트럭처링 밑그림이 완성됐다. 취임 후 1년 반에 걸쳐 미디어, 커머스, 금융 등 분야별 수장을 정하고 굵직한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여기에 사장급 부문장이 이끄는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을 신설해 사령탑을 세웠다. 이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본격적인 투자를 앞두고 있다. 더벨은 KT 리스트럭처링 분야별 키맨과 전략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0일 15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현모 KT 대표(사진)가 첫 임기의 반환점을 돌았다. 그는 황창규 전 KT 회장 시절부터 기반을 다진 리더십을 바탕으로 그룹사 리스트럭처링에 속도를 내고 있다. 1년 반 만에 KT스튜디오지니, KT알파, BC카드 등을 주축으로 하는 신사업 지배구조 윤곽이 잡혔다.다만 그룹사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 작업은 구 대표에게도 녹록지 않았다. 주요 M&A 과정에서 강한 내부 반발에 직면했다. 결국 구원 투수를 조기에 등판시켰다. 그룹 M&A, 투자, IPO를 총괄하는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 설립과 함께 컴백한 윤경림 KT 사장(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윤 사장은 황 전 회장 체제 핵심 인사였다는 점에서 구 대표와 맥을 같이 한다. 구 대표는 황 전 회장 취임 후 첫 비서실장을 지낸 측근이었다. 윤 사장은 회장 직속 조직이었던 미래융합사업추진실 실장을 맡았다. 구 대표가 황 전 회장의 '탈통신' 경영 철학을 계승하고 있는 만큼 윤 사장은 코드가 맞는 인사다.

구 대표와의 궁합과 별개로 윤 사장의 귀환은 내부에서 갑작스러운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윤 사장은 2006년 신사업추진실장으로 KT에 합류했고 2010년 CJ그룹으로 적을 옮겼다. 2014년 KT 미래융합사업추진실장으로 복귀했으나 2019년에 현대자동차로 이직했다. 이번이 세번째 KT 입사다. 2019년엔 글로벌사업부문장을 맡은 지 2개월 만에 퇴사해 논란을 남겼다. 이같은 전력 탓에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이 리더십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M&A 컨트롤타워를 세운 지 1년이 채 안됐다는 점에서도 의외의 재편이다. 구 대표는 취임 첫해 설립한 직속 조직 미래가치TF를 2년차에 미래가치추진실로 격상시켰다. 동시에 경영기획부문 전략기획실 M&A 기능을 이관했다. 김형욱 KT 미래가치추진실장(부사장)은 올해 KT파워텔 매각, 엡실론 인수 등 성과를 냈으나 핵심 권한을 윤 사장에게 내주게 됐다.
구 대표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직속 조직보다 별도 컨트롤타워를 내세우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KT파워텔 매각, 현대미디어 인수 주체 변경 등 굵직한 의사 결정 때마다 반발을 겪어야 했다. 잡음을 줄이고 내부 결속을 다질 우군이 필요했다. 기획통으로 황 전 회장 체제를 경험했고 본인과 같은 사장 직급을 부여할 수 있는 윤 사장을 적임자로 봤다.
윤 사장이 현대차에서 입지가 좁아진 것도 전격적 귀환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는 지난 4월 송창현 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영입하면서 모빌리티 전략 수립을 총괄하는 TaaS본부장(사장)을 맡겼다. 1963년생으로 1968년생인 송 사장보다 5살 많은 윤 사장은 TaaS사업부장(부사장)이 됐다. 사실상 모빌리티 사업 권한을 내준 윤 사장은 KT, 현대차에서 줄곧 합을 맞춘 권오륭 상무와 함께 귀환을 택했다.
윤 사장은 취임 초반 미디어 사업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CJ그룹에서 옛 CJ헬로비전 부사장을 지냈고, KT에선 옛 KT미디어허브 실패를 지척에서 보는 등 유료방송, 콘텐츠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이같은 경험이 바탕이 돼 최근 피인수 된 HCN 기타 비상무이사로 등재됐다. 신규 투자보다는 HCN에 KT 색깔을 입히는 PMI(인수 후 합병) 작업에 힘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KT 그룹 관계자는 "미디어는 수직계열화 과정에서 반발과 잡음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업 영역"이라며 "M&A 전략 수립보단 PMI 과정에서 역할을 해줄 임원과 조직이 필요해 윤경림 사장을 영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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