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탈통신' 힘주니 '본업' 흔들…분사로 해법 찾나 전국 통신망 장애에 힘받는 '클라우드·IDC' 분사설, 윤경림 사장 필두 구조조정 탄력
최필우 기자공개 2021-10-27 07:10:04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6일 10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초유의 유무선 인터넷 전국망 장애를 겪었다. 지난 4월 인터넷 속도 저하로 논란을 겪은 지 반년 만에 품질 논란이 재차 불거졌다. KT 안팎에서는 '탈통신'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직이 방대해진 게 본업 경쟁력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해법으로 굵직한 사업부문 분사를 통한 경영 효율화가 제시된다.26일 KT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전 11시부터 1시간 넘게 이어진 통신 장애는 라우팅(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KT는 디도스 공격으로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했다고 추정했으나 라우팅 오류로 공식 입장을 수정했다.
이번 사태는 올해 있었던 인터넷 속도 저하 사태 때보다 큰 파장을 낳고 있다. 특정 서비스를 약관대로 제공하지 않아 문제가 됐던 앞서의 논란과 달리 이번엔 전국적 피해를 양산했다. 아직 피해액과 보상액을 추산하기 어려울 정도다. 일각에서는 보상 등으로 360억원의 일회성 비용을 발생시켰던 아현국사 화재 사건보다 재무적 타격이 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시적 리스크에 그치지 않고 본업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구현모 KT 대표 취임 후 통신 외 신사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면서 굵직한 유무선 인터넷 품질 논란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 대표 취임 후 KT가 힘을 주고 있는 조직을 보면 신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표 직속 조직으로 사실상 비서실 역할을 하는 미래가치추친실은 사내 구성원을 AI(인공지능) 등 신사업 관련 인력으로 양성하고 있다. 지난달 신설돼 윤경림 KT 사장이 부문장을 맡은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은 통신사에서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을 목표로 하는 조직이다.
이같이 신사업에 무게를 싣는 과정에서 조직이 방대해지면서 경영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KT는 전국망 장애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입장을 번복하며 신뢰도를 추가로 저하시켰다. 유무선 통신서비스 사업 의사결정 체계가 원활하지 않다는 인상을 남겼다. 핵심 인력들을 본업보단 신사업에 우선적으로 배치하는 것도 우려를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경쟁사와 비교해도 KT가 영위하는 사업 범위가 가장 넓다. LG유플러스는 본업인 유무선 통신과 유료방송에 초점을 맞추고 신사업에선 속도를 늦추는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띄고 있다. SK텔레콤은 신사업 수와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인적분할로 신설된 SK스퀘어에 자회사를 넘기기로 했다.
KT도 신사업 추진 기조에 걸맞은 지배구조가 필요하다고 보고 활발한 리스트럭처링을 전개하고 있으나 아직 정비가 완료되지 않았다. AI·DX융합사업부문, 엔터프라이즈부문 등 클라우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B2B 조직 분사 필요성이 제기된다. 구 대표가 KT스튜디오지니, BC카드, KT알파를 필두로 하는 미디어, 금융, 커머스 지배구조 개편을 이뤄낸 만큼 후속 리스트럭처링 작업이 뒤따를 전망이다.
다만 본사에 자리 잡은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B2B 사업을 떼어내는 데는 진통이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KT 임직원 사이에서 자회사보단 본사에서 근무하는 걸 선호하는 기류가 강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역시 지난해 티맵모빌리티를 분사하는 데 상당한 내부 갈등을 겪었다. KT는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을 필두로 추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클라우드, IDC 사업 분사와 관련해선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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