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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디테일]동방, 차입금 상환 올인…주주 호응 얻을까①유입 257억 전액 배정, 주가 하락에 운영자금 확보 포기

박창현 기자공개 2021-11-11 08:11:25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8일 14: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물류 전문기업 '동방'이 유상증자 조달 자금을 전부 빚 갚기에 쓸 예정이다. 고금리 사모사채와 기업 어음 상환이 주목적이다. 온전히 빚을 갚기 위해 손을 벌리는 상황인 만큼 주주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동방은 257억원 규모 주주배정 일반공모 유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다음달 1일 최종 발행가액을 확정되고, 이어 6일부터 청약 절차를 밟는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24일이다.

이번 자금 조달 전략의 방점은 채무 상환에 찍혀 있다. 모집 예정 금액을 부채 상환 용도로 배정했다. 자금 사용 세부 내역도 단순하다. DB금융투자와 산업은행에서 빌린 256억원을 상환 시기에 맞춰 모두 갚을 예정이다. 약정 이자율이 최대 5%에 달하는 고금리 차입금을 상환해 자금 운용에 숨통을 틔우겠다는 의중이다.


그만큼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동방은 항만 하역과 화물 운송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산업 특성상 상대적으로 높은 차입금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카자흐스탄 운송 프로젝트 종료와 물류 인프라 시설 공급 확대에 따른 경쟁 심화 여파로 인해 재무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형국이다.

실제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말 326%에 달하고 있다. 2019년 440%를 넘어선 이후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물류 운송업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높은 수준이다. 동종업체들과 비교하면 더 명확해진다. 한진과 CJ대한통운, 세방 등 비교 대상 기업의 부채비율은 112%대에 불과하다.

차입금 의존도도 높다. 올해 상반기말(연결기준) 총차입금은 2766억원에 달한다. 총자산에서 차입금 비중을 나타내는 차입금 의존도는 52.52%다. 경쟁사들 평균 수치는 30%가 채 안된다. 높은 차입금 비중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필연적으로 높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동방의 경우, 매년 약 150억원의 순금융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동방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취약한 재무 비율을 대표적인 투자 위험 요인으로 적시하고 있다. 차입금 규모가 커 재무 불안 요소가 되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환경 변수까지 더해질 경우 그 충격파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재무구조 개선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동방은 유증으로 확보하는 자금을 전액 채무 상환에 배정하는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분석된다. 유증을 실시해 부채를 갚으면 재무건전성이 개선된다. 자본 총액이 늘고, 부채 총액은 줄기 때문이다. 동방 측은 계획대로 유증이 성사돼 차입금을 갚으면 부채비율이 242.8%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주주들의 호응을 얻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쌓인 빚을 털어내기 위해 손을 벌리는 모양새로 비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도 부채 상환 용도 비중이 높은 유증 거래에 대해 경계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동방이 유증 계획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약보합세를 면치 못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당장 주가 하락 여파로 모집 금액이 50억원 가까이 줄어든 상황이다. 당초 유증으로 306억원을 조달한 뒤 270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쓰고 나머지 36억원은 용차·용선임 비용 충당을 위해 운영자금으로 배정해뒀다.

하지만 유증 발표 후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주당 발행가격이 하락 조정됐고 유입 금액 역시 256억원으로 줄었다. 조달 자금 자체가 줄면서 운영자금 확보 전략은 현재 철회한 상태다.

동방 관계자는 "차입금 상환 목적의 이번 유증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알고 있다"면서도 "단기적으로 금융 비용 절감, 중장기적으로는 신용등급 방어를 통한 차입 구조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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