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1월 08일 14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8월 한달간 화학기업 꼬리표를 떼기에 분주했다. SK그룹이 ESG 경영을 선포하면서 에너지와 화학 기반의 SK이노베이션이 가장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자회사 SK종합화학은 사명에서 화학을 빼며 리브랜딩을 단행했다. 환경관련 벤처 투자와 해외 숲 복원사업 등의 사회적 활동도 성과를 거뒀다.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 추진은 ESG 관점에서 악재로 받아들여졌다. 분사 계획에 따라 주식 가치 하락이 우려되며 주주들의 이탈이 이어졌다.

the WM의 집계에 따르면 9월 1일 기준 국내 21곳 운용사의 책임투자형 펀드(대표펀드 기준) 일반주식형에서 SK이노베이션의 비중이 가장 많이 확대됐다. SK이노베이션의 비중은 전월대비 2.47%포인트(P) 늘었다. 카카오가 1.28%P,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24%P로 뒤를 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의 ESG 전략 최전방에 서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에너지와 화학 기반의 기업인 만큼 ESG 체질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8월에는 화학 자회사를 리브랜딩하고 친환경 에너지 개발사업에 간접투자했다. 해외 숲 복원도 SK이노베이션의 ESG 공로 중 하나로 꼽혔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종합화학은 8월 사명을 바꿨다. 'SK지오센트릭(SK geo centric)'이다. 종합화학이라는 이름을 빼고 그 자리에 지오센트릭이라는 새 수식어를 채웠다. 지오센트릭은 '지구 중심적'이라는 의미다.

간판을 바꾼 이유는 친환경 기업으로 대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다. SK지오센트릭은 사업의 중심축을 석유화학 사업에서 폐플라스틱 재활용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는 도시 유전을 택했다. 원유로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것처럼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과정이 도시유전이다. 2025년까지 관련 사업 구축에 5조원을 투자한다.

소셜 벤처 투자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재간접 투자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이 지원하는 친환경 파력발전 소셜 벤처 '인진'이 8월 캐나다 연방전부와 유퀏(Yuquot)지역 내 파력발전 설비 설치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파력발전은 파도 에너지를 활용한 친환경 발전사업이다. 베트남의 숲 복원 사업도 ESG 점수를 높였다.

배터리 사업은 SK이노베이션의 ESG 점수에 악영향을 미쳤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전기차 배터리 소송전은 4월 끝맺었지만 여파가 길었다. 8월에는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을 추진하며 주주들의 비난을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지난 4일 배터리 사업과 정유 사업 분할 계획을 발표한 직후 3.75% 급락했다. 분사 가능성이 거론된 이후부터로 계산하면 한달만에 16%의 주가가 빠졌다.

SK이노베이션은 ESG 펀드의 대표주자 격인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의 '마이다스책임투자'를 포함해 다섯 개의 ESG 펀드에서 비중을 넓혔다. 마이다스책임투자에서 전월대비 2.25%P,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좋은기업ESG'에서 전월대비 0.69%P SK이노베이션을 더 담았다. 우리자산운용이 '우리지속가능ESG' 1호와 2호에 각각 SK이노베이션을 추가매수했고 브이아이자산운용도 '브이아이사회책임투자'에 SK이노베이션을 더 담았다.

채권혼합형에서는 카카오뱅크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카카오뱅크는 ESG 지표보다는 기업공개(IPO)에 나선 점이 유효했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첫날부터 금융 대장주에 등극했다. 시가총액 순위도 10위권 안팎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상반기 순이익도 반년만에 지난 한해의 순이익을 웃돌면서 기대감이 쌓였다.

칸서스자산운용이 '칸서스으쓱ESG알파공모주'가 전월대비 1.81%P 카카오뱅크를 더 담았다. ESG에 부합하는 주식,채권을 주요 투자자산으로 하며 공모주로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로 100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다만 채권혼합형 ESG 펀드의 규모가 일반주식형 대비 적어 전체 ESG 펀드내 비중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