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리더십 개편]결단 앞둔 이해진, 파격 vs 안정①한성숙 대표 교체 논의, 후임자 선정두고 장·단점 뚜렷
원충희 기자공개 2021-11-16 07:27:19
[편집자주]
네이버가 다시 격랑에 빠졌다.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벌어진 비극은 조직체계 전반을 되돌아보게 했다. 문제를 자각한 네이버는 연말까지 새로운 체계를 만들고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리더십 구축을 약속했다. 더벨은 인사·조직개편을 둘러싼 네이버의 과제와 개선방향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5일 08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가 준비하는 경영 쇄신안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2016년 선임 후 5년간 이끌었던 한성숙 대표의 교체가 논의되면서 후임자로 파격인선이 이뤄질지, 아니면 기존 경영진 중에서 CEO 승진을 통해 자리를 물려받을지 등이 관건으로 떠올랐다.각 선택지마다 장·단점은 분명하다. 현재 CEO 후보군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와 더불어 7명의 사내독립기업(CIC) 대표들, 본부장급인 책임리더들이 모두 포함돼 있다. 기존대로라면 C레벨 임원 중에서 승진형태로 CEO에 올라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비상상황에 가깝다. 지난 5월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불거진 네이버의 인사문제는 사회적 물의로 비화되고 리더십 문제로까지 번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의 선임 때부터 사내 반발이 있었으나 경영진 차원에서 이를 묵살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연말까지 경영체계 쇄신을 약속했다.
◇인적쇄신 표방한 충격요법, 경영영속성 불안우려
이해진 GIO를 비롯한 경영진과 이사회는 인사추천위원회를 꾸리고 조직 개편과 핵심리더 인선의 막바지 검증작업에 돌입했다. 오는 17일 이사회를 통해 CEO 후보와 조직개편 방향이 공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안팎에서 가장 관심 있는 부분은 파격인선이 있을지 여부다. 경영쇄신을 표방한 만큼 충격요법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 C레벨 경영진이 아닌 책임리더급에서 CEO가 나올 것으로 점치는 시각도 있다.
만약 그럴 경우 일반기업이었다면 C레벨 임원들의 전원 사퇴로 이어진다. 현재 네이버의 C레벨 임원인 박상진 CFO와 채선주 CCO는 창업멤버이기 때문에 책임리더급에서 CEO가 나올 경우 자리를 보전하는 게 모양새가 좋지 않을뿐더러 신임 CEO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현 C레벨 임원들이 모두 빠지면 경영의 영속성에 문제가 생길 우려도 있다. 네이버의 특징 중 하나가 C레벨 임원들이 여러 계열사 보직을 겸해 왔다는 점이다. 최근 직원 자살사건과 연루된 최인혁 COO의 경우 네이버 안의 비즈 CIC(광고사업) 대표는 물론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와 더불어 네이버I&S, 네이버랩스, 네이버클라우드 등 계열사 보직까지 10여개가 넘는 직책을 겸했다.
IT업계 관계자는 "경영진의 대폭 물갈이 인사가 이뤄질 경우 인적쇄신이란 측면에선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새로 출범한 경영진이 좌충우돌할 위험이 있다"라며 "경영의 영속성을 고려한다면 기존 멤버가 남아 어느 정도 연착륙을 유도한 뒤 물러나는 방안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착륙 위한 공동대표·집단리더십 가능성도 고조
경영 연착륙에 중점을 둘 경우 기존 C레벨 또는 CIC 대표 중에서 CEO를 선임할 가능성이 있다. C레벨 임원의 경영승계는 안정적일지는 몰라도 인적쇄신이란 측면에서는 명분이 약한 선택이다. 오히려 안팎으로 비판에 휩싸일 수 있는 만큼 좀 더 파격적인 인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네이버 안팎에선 크게 두 가지 방안이 예상되고 있다. 하나는 공동대표 체제다. 네이버는 과거에도 공동대표 체제를 구성한 바 있다. 네이버가 안고 있는 문제의 시발점은 특정소수에게 권한이 쏠린 중앙집권 체제의 결함이다. 이를 집단지도 체제로 바꾸기 위해 공동대표가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독립성이 보장된 CIC 체제를 유지하면서 C레벨 경영진의 집단 리더십을 살리는 방식이다.

이는 현재 카카오가 채택한 지배구조다. 중앙집권 리더십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전횡과 자율성 훼손을 방지하는데 효과적이다. 다만 카카오 역시 중앙 컨트롤타워 부재로 각종 문제가 일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중앙집권 리더십과 집단 리더십의 중용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방법은 세대교체다. 일반적으로 대기업들이 인적쇄신으로 내미는 카드이기도 하다. 다음 기수라 할 수 있는 CIC 대표 중에서 발탁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네이버 매출의 다수를 담당하는 검색과 이커머스 관련 CIC인 아폴로 대표(김승언)와 포레스트 대표(이윤숙)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일본 계열사 라인의 창업공신인 신중호 대표의 컴백설도 흘러나온다. 네이버 그룹 해외진출의 정점인 라인의 성공을 이끌어내면서 이해진 GIO보다 더 많은 스톡옵션을 받았던 인사다. 그는 작년까지만 해도 라인 대표와 네이버의 서치&클로바 CIC 대표를 겸직하며 한·일 두 회사의 기술과 사업을 아우르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
다만 현재 신 대표는 라인과 야후재팬을 거느리는 통합회사 A홀딩스 이사회 휘하조직인 '프로덕트위원회'의 초대 책임자로 선임된 상태다. 라인과 Z홀딩스(야후재팬 모회사)의 제품·서비스를 총괄하는 최종결정권을 쥐고 있는 만큼 그가 네이버 대표까지 맡기엔 업무가 너무 많다. 이제 갓 이륙하는 A홀딩스 사업을 감안하면 신 대표를 라인에서 빼기도 어렵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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