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태양광 사업, 백조될까 미운 오리새끼될까 [한화솔루션 중간점검]②중국 시장 따라 실적 들쑥날쑥....그럼에도 '포기는 없다'
조은아 기자공개 2022-03-15 07:43:41
[편집자주]
한화솔루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솔루션'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한화그룹은 회사의 정체성을 틀에 박아두지 않았다. 한화솔루션의 사업 재편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다양한 분야에서 인력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수년 뒤 한화솔루션은 출범 때와는 다른 색깔의 회사가 돼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벨이 3년차를 맞이한 한화솔루션의 현재와 미래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1일 09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솔루션은 2020년 출범하면서 '2025년 매출 18조원, 영업이익 1조6000억원'의 목표를 제시했다. 당시 관심은 태양광 사업(큐셀 부문)에 집중됐다. 케미칼 부문은 향후 성장성이 그리 높지 않았고, 첨단소재 부문은 2년 연속 적자 신세였기 때문이다. 장밋빛 전망에 힘을 실어줄 사업은 사실상 태양광 사업이 유일했다.태양광 사업은 한화솔루션 출범으로 가장 큰 혜택을 입은 사업이기도 하다. 기존 태양광 사업을 하던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상장사이자 재무구조가 우량한 한화케미칼에 흡수되면서 자금 조달 등이 더욱 원활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안정적 궤도에는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매출은 들쑥날쑥하고 영업이익도 적자와 흑자를 넘나들며 변동성이 크다. '미운 오리새끼'와 '백조'를 오가고 있는 셈이다.
◇여전히 높은 실적 변동성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은 한화솔루션 출범 전까지는 영위하는 계열사들이 워낙 많고 이름도 비슷해 사업 구조를 완벽히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한화솔루션 출범 전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만들어지면서 여러 계열사로 퍼져 있던 태양광 사업이 한 데 모였고 태양광 사업에 더욱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한화솔루션 출범 이전 2017년과 2018년 한화케미칼 태양광 부문의 매출은 각각 3조4147억원, 3조6228억원을 기록했지만 손익은 크게 엇갈렸다. 2017년엔 14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018년엔 107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급격하게 달라지기 시작한 건 2019년부터다. 매출은 6조1503억원으로 7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235억원으로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한화그룹이 2010년 태양광 사업에 뛰어든 이후 사상 최대치다. 미운 오리새끼가 백조가 됐다며 한화그룹과 김동관 사장의 뚝심을 향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던 것도 이 시기다.
그러나 오래가지 않았다. 2020년 주춤하더니 지난해엔 큰 폭으로 뒷걸음질했다. 매출은 2020년보다 3.6% 감소한 3조5685억원, 영업손실은 무려 3285억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해상 운임 상승으로 물류비까지 급증했기 때문이다.

태양광 사업이 좀처럼 안정적 궤도에 접어들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중국에서 찾을 수 있다. 태양광 시장 자체를 중국 기업들이 좌지우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전 세계 태양광 밸류체인을 장악하고 있다. 원재료인 폴리실리콘부터 웨이퍼, 셀, 모듈까지 부문별로 중국 기업의 글로벌 점유율은 70~90%에 이른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KERI)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화솔루션 태양광 부문은 태양광 모듈 생산용량 기준 세계 7위에 그쳤다.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8곳이 중국 기업이다. 정부의 보조금 정책, 저렴한 전기료, '규모의 경제' 달성, 기술혁신 추구 등의 결과다.
지난해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등했는데 그 원인 역시 중국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이 전력난으로 원료인 금속 실리콘 생산을 줄이면서 가격이 폭등했다.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국내 대기업들도 잇달아 태양광 사업을 접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엔 LG전자가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LG전자의 태양광 사업 매출은 2019년 1조1000억원대에서 2020년 8000억원대로 감소했다. 적자 역시 면치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이유
한화그룹에게 태양광 사업은 다른 어느 사업보다도 의미가 클 수밖에 없다. 2010년 이후 다른 그룹이 이차전지, 반도체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을 때 한화그룹은 태양광을 점찍었다. 처음부터 대외적으로 김동관 사장을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인물로 내세운 점에서도 태양광을 향한 한화그룹의 기대를 엿볼 수 있다.
한화솔루션 태양광 부문은 한화솔루션 안에서 덩치도 가장 크다. 자산규모가 13조원 수준으로 연결기준 한화솔루션 자산(17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도 넘는다.
한화솔루션은 중국의 저가 공세를 피하기 위해 기술력을 앞세워 미국과 독일, 일본, 영국 등의 프리미엄 가정용·상업용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에서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REC실리콘' 지분 16.67%를 1900억원에 인수한 것도 미국 시장 공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태양광 사업이 잠깐의 성적으로 평가받을 사업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한화솔루션에게 태양광 제조와 발전 사업은 기업의 정체성이자 '핵심'이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말 2025년까지 국내 충북 진천·음성에 위치한 공장에 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최근의 수익성 하락이 폴리실리콘 원가 상승에 따른 단기적 악재인 만큼, 원자재 공급 부족 문제가 해소된다면 수익성 역시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요 역시 견조하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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