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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왕국' 세운 CJ ENM, 해외시장 '정조준' [콘텐츠업 리포트]美 엔데버 콘텐트 인수로 영향력 확대…해외 OTT 공급 늘려 성장성 확보

김슬기 기자공개 2022-03-25 08:00:35

[편집자주]

최근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에서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이 흥행 연타석을 치면서 국내 콘텐츠 업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웹툰·웹소설 등의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제작까지 영역을 넓히는 곳이 늘고 있다. 여러 제작사를 보유, 다작의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곳도 있다. 주목받는 국내 콘텐츠 업체의 사업구조와 강점, 향후 사업전략 등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3일 13:4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ENM은 명실상부한 국내 톱티어(Top-tier) '콘텐츠 왕국'으로 통한다. 2010년대 케이블 방송의 한계를 뛰어넘어 '슈퍼스타K', '응답하라 시리즈', '꽃보다 할배' 등을 제작, 지상파 방송이 그간 다루지 않았던 다양한 콘텐츠를 공급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이제는 무게추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Over The Top)로 옮겨오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CJ ENM은 안정적인 캡티브 마켓(Captive market·내부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지난해 미국 엔데버콘텐트를 인수하면서 전 세계를 겨냥할 발판을 마련했다. CJ ENM은 자체 OTT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포함, 2025년까지 콘텐츠 제작에만 5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 '콘텐츠에 진심' CJ ENM, 스튜디오드래곤·티빙으로 확장

CJ ENM은 1994년 12월 만들어진 홈쇼핑텔레비전을 모태로 한다. 1999년 삼구쇼핑으로 사명이 바뀌었고 이 때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이듬해 최대주주가 CJ㈜(옛 제일제당)로 변경됐다. CJ삼구쇼핑, CJ홈쇼핑, CJ오쇼핑 등으로 사명이 바뀌었고 2018년 7월 CJ E&M을 흡수합병하면서 지금의 모습이 됐다.

현재 CJ ENM의 사업부문은 크게 미디어, 커머스, 영화, 음악으로 나뉜다. 커머스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업이 콘텐츠 제작이나 유통, 배급 등에 집중되어 있다. CJ ENM 산하에는 스튜디오 드래곤을 필두로 멀티 스튜디오 체제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화제작사 모호필름·엠메이커스, 애니메이션 제작사 밀리언볼트 등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라인업을 늘렸다.

스튜디오드래곤은 2016년 5월 CJ E&M의 드라마 사업본부가 물적분할돼 설립됐고 201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현재 CJ ENM이 보유한 지분율은 54.46%다. 드라마 '시그널', '도깨비', '비밀의 숲', '미스터 션샤인', '사랑의 불시착', '빈센조' 등 히트작품을 제작했다. 스튜디오 드래곤 산하에는 화앤담픽쳐스, 문화창고, 케이피제이, 지티스트 등을 거느리고 있다.

CJ ENM은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자체 OTT 플랫폼을 키우는데 집중했다. 2020년 10월 티빙사업부를 물적분할했고, 이후 외부 투자를 받았다. 티빙의 가치를 알아본 JTBC스튜디오와 네이버 등이 주요주주로 합류했다. 올들어서는 바이아컴CBS(ViacomCBS)과 제이씨지아이(JC Growth Investment)의 투자로 기업가치 2조원까지 평가받았다.

◇ 엔데버 콘텐트 인수, 성장동력될까

CJ ENM이 전방위적으로 콘텐츠 사업을 확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글로벌에서 통용되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함이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 콘텐츠 제작사인 엔데버 콘텐트 인수로 이를 더 명확히 했다. 인수를 위해 CJ ENM은 미국 내 법인을 설립, 이를 통해 엔데버 콘텐트 지분 80%를 9337억원에 사들였다.

차입 부담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데에는 엔데버 콘텐트가 가진 확장성 때문이다. 글로벌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그룹인 엔데버에 속한 대형 스튜디오로 유럽, 남미 등 전 세계 19개 국가에 글로벌 거점을 가지고 있다. 영화 '라라랜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영국 드라마 '킬링 이브'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작품의 투자 및 제작, 유통·배급에 참여한 바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프로젝트도 300여개 넘는다.

CJ ENM은 엔데버 콘텐트를 통해 글로벌 영향력을 가진 스튜디오로 발돋움하게 됐다. 국내에선 네이버와 손잡으면서 웹툰 지식재산권(IP) 활용 여지가 생겼고 티빙 가입자를 늘렸다. 지난해말 미국 종합 미디어 그룹인 바이아컴CBS과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공동으로 영화, 드라마 등의 콘텐츠 제작에 나선다. 양사가 보유한 OTT를 통해서 콘텐츠 공급도 이뤄질 예정이다.


CJ ENM은 해외 콘텐츠사 인수 및 사업제휴로 논캡티브(non-captive) 비중을 늘릴 수 있다. 넷플릭스 뿐 아니라 애플TV 플러스, HBO맥스, 피코크(Peacock), 훌루(Hulu) 등 다양한 OTT에 콘텐츠를 공급한다. OTT 콘텐츠의 경우 제작비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데다가 이미 제작된 콘텐츠 등은 재판매 등을 통해 추가 수입이 가능하다.

인수에 따른 가시적인 효과는 올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CJ ENM의 엔터부문(미디어+영화+음악 합산) 연결 매출은 2조1739억원으로 전년대비 1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커머스 부문 매출은 1조3785억원으로 전년대비 6.8% 가량 후퇴했다. 엔터 부문의 성장 덕에 전체 매출은 4.8% 늘어난 3조5524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앞으로 늘어난 제작비 지출과 공격적인 투자 기조에 따른 부담도 만만찮은만큼 이를 관리하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 사업 회복도 중요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제작된 영화 개봉이 줄줄이 지연되면서 CJ ENM 영화 부문도 국내외를 막론하고 실적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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