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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분석/BNK금융그룹]계열사 임추위 분리 '신의 한수' 되나김지완 회장 아들 부당지원 조사…2년 전 깔아둔 독립성 입증 포석

최필우 기자공개 2022-10-21 07:38:40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0일 10: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한양증권에 근무하는 아들에게 계열사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일면서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착수했다. 정치권과 당국은 차기 최고경영자 선임에 내부 출신을 우선시하는 등 폐쇄적인 지배구조가 비리 의혹 원천이라 보고 있다.

BNK금융은 방어 논리로 지주와 계열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분리돼 있다는 점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 금융그룹이 통상 지주에서 계열사 최고경영자 후보를 정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각 계열사 대표 연임에 김 회장이 의중을 직접 반영하기 어려워 독립성이 보장돼 있다는 주장이 가능하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NK금융그룹 내에서 사업보고서를 공시하는 BNK금융지주, 부산은행, 경남은행, BNK캐피탈, BNK투자증권은 각각 별개의 임추위를 두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4명, 나머지 계열사는 3명의 사외이사로 임추위를 구성했다.


이 같은 임추위 운영은 국내 금융그룹 중 유일하다. KB금융은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두고 있다. 신한금융은 회장 직속의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가 계열사 임원을 선정한다.

DGB금융은 지주에서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운영한다. JB금융의 경우 전북은행에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두고 있지만 지주 '자회사CEO추천위원회'가 확정한 후보 검증 권한 만을 갖고 있다.

BNK금융의 독특한 임추위 구조는 전임 회장의 불명예 퇴진에 영향을 받았다. 성세환 전 BNK금융 회장이 2017년 주식 시세 조종 혐의로 구속돼 물러나면서 제왕적 지배구조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성 전 회장의 전임인 이장호 전 회장 시절에도 막강한 권한이 집중돼 금감원이 퇴진을 압박한 전례가 있다.

김 회장은 취임 후 상당한 권한을 내려놨다. 관례로 이어져왔던 부산은행장 겸임을 끊고 분리 선출을 받아들였다. 회장이 맡던 이사회 의장 자리도 사외이사에게 넘겼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가 통합해 임원후보추천위원회로 출범한 것도 이 때다.

BNK금융은 2020년 한 발 더 나아가 계열사별 임추위를 꾸렸다. 김 회장은 지주 임추위는 물론 계열사 임추위에도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제왕적 지배구조라 부를 수 없는 구조다. 특히 김 회장이 특정 증권사에 채권 인수를 몰아주는 식의 의사결정을 지시하기도 힘들다. 2년 전 임추위 분리로 깔아둔 포석이 아들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부정할 수 있는 '신의 한수'가 되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폐쇄적 지배구조를 지적했으나 내부 출신 최고경영자에 유리한 규정은 외풍에 흔들리지 않기 위한 장치로도 볼 수 있다"라며 "김지완 회장이 추가 연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해당 규정을 비판할 명분도 다소 떨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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