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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프렌드십 포커스]HD현대, 배당보다 성과 따라온 주가②고배당 정책에도 주가 뒷걸음질, 투자성과 '관건'…승계 허들은 낮아져

허인혜 기자공개 2023-02-15 11:35:03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3일 16:5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는 평균 배당성향이 별도 당기순이익의 9할을 넘을 만큼 파격적인 배당정책을 펼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자사주 소각 등의 이벤트도 치렀다. 하지만 HD현대의 주가는 주주친화 정책과 무관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HD현대의 주가를 견인한 요인들은 배당정책보다 계열사의 시장전망과 성과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투자형 지주사로 변신을 꾀하며 투자 성과에 따른 주가 부양에도 관심이 쏠린다.

◇주주친화정책 효과 '글쎄'…전성기 짧고 하락세 길었다

HD현대의 주가는 2017년 4사 인적분할 이후 반짝 전성기를 누리다 꾸준히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HD현대의 주가 전성기는 2017년 4사 분할 직후부터 2018년 상반기 사이다. 분할 후 최고가인 9만7800원도 이 시기 달성했다. 2020년 3월 최저점인 3만2099원까지 하락했다가 이듬해까지 다시 회복세를 보였지만 6만원대 안팎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시장의 평가처럼 배당에는 늘 '진심'이었다. HD현대는 배당을 시작한 2018년부터 2022년 연말 결산 배당까지 평균 배당성향이 90%를 웃돌았다. 배당성향이 100%를 넘어선 해만 2018년(207.10%)과 2020년(302.50%), 2022년(147.70%)로 세 차례다.

자사주 소각도 주가부양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HD현대는 2020년 2월부터 5월까지 보통주 48만8000주, 지분율 기준 3% 규모를 매입해 소각했다. 액면분할 후를 기준으로 하면 244만주에 해당하는 수치다. 2020년 2월 첫 거래일 HD현대의 주가는 26만7500원, 5월 마지막 거래일 주가는 27만500원으로 단 1.12% 상승세에 그쳤다.


그렇다면 HD현대의 주가를 띄웠던 요인은 뭘까. HD현대는 2021년까지 순수 지주사로 자회사들의 배당이 주 수익원이었다. 때문에 주가가 움직일 요인이 적었고, 계열사들의 실적 전망에 따라 주가가 등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가가 가장 크게 뛴 2017년 8월은 4사 분리 직후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상승 배경으로 '각 계열사의 2분기 실적 모멘텀이 양호하며, 하반기에는 각 업종내 넘버원의 시장 경쟁력이 부각될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반대로 보면 주가가 후퇴하는 배경도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계열사들의 산업적 특징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HD현대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시장에 영향을 크게 받는 정유와 조선 산업에 속해있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의 주가도 2013년 10월 26만48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뒤 지난 10년간 하락해 최근 주가는 8만4200원 수준이다.

HD현대 자사주 정책. *자료=the CFO IR모니터

◇투자형 지주사 성과가 부양책…주가 상승, 승계에는 불리

HD현대의 독립적인 주가 부양책으로는 투자 성과가 꼽힌다. HD현대는 지난해부터 투자형 지주사 출범을 선언하고 변신을 꾀하고 있다.

앞서 2020년 선박 자율운항 솔루션 전문회사 아비커스를 설립했고 한국투자공사(KIC)와도 1조원 규모의 공동투자 업무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투자전문 자회사 현대미래파트너스를 통해 메디플러스 솔루션을 인수했고 미래에셋그룹과 340억원 규모의 투자 펀드도 조성했다. 빌게이츠가 설립한 원자력 발전회사 '테라파워'도 투자 포트폴리오 중 하나다. 투자 초기로 즉각적인 성과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장기 먹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들의 힘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성과가 시장 전망대비 낮았지만 정유와 조선 산업의 턴어라운드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현대오일뱅크와 한국조선해양 모두 실적개선을 점쳤다. 한국조선해양은 연간 수주목표 4분의 1을 한달 만에 채울 만큼 수주 랠리를 기록하는 중이다.

다만 정기선 사장으로서는 주가 하락이 오히려 유리한 전개다. 승계를 매듭짓기 전까지는 주가를 눌러가는 편이 유리하다. 정 사장도 HD현대 지분이 있지만, 승계 받아야 할 지분이 26% 이상으로 더 많기 때문이다. 주가가 높으면 높을수록 승계 자금도 늘어나 세금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5% 지분으로 얻을 주가 상승 이득과 배당보다 높은 세금으로 잃을 게 더 많은 상황이다.

HD현대 외에 그룹 계열사 지분도 많지 않다. 정 사장이 HD현대 외에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등이다. 각각의 보유 주수가 544주, 156주, 152주에 그친다. 그룹사의 주가 부양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한정적이라는 의미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HD현대 지분은 2022년 3분기 기준 26.60%으로 최근 시가총액인 4조8000억원을 고려한 지분가치는 1조2768억원 수준이다. 상속세와 증여세법에 따른 최대치 세율은 60%로 약 7660억원 규모의 재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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