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오너십 해부]J트러스트그룹, 자산 2배 ‘껑충’…모회사 뒷배 ‘탄탄’④시장 불황에 보수적 경영 예고…JT·JT친애저축, 영업 축소 불가피
이기욱 기자공개 2023-03-14 07:19:42
[편집자주]
길었던 저축은행업계의 호황기가 종료되는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많은 저축은행들이 금리인상, 가계대출 총량 규제, 법정 최고금리 등의 악재로 인해 실적 부진을 겪었다. 경기침체 국면에서 부실 채권 발생의 위험도 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형 저축은행들에게 위기는 더욱 강하게 다가올 전망이다. 중소형 저축은행들의 지배구조 현황과 대주주의 자금 지원 여력, 가능성 등을 살펴보고 이들의 위기 대응 능력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9일 11: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트러스트그룹의 자본 여력이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인도네시아 계열사의 경영 위기로 인해 한국 계열사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도 놓였으나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의 업황이 개선되며 그룹 전체 재무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주요 수익 창구였던 한국 시장이 올해 불황을 겪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그룹 역시 경영 전략을 보수적 관점에서 제시하고 있다. 모회사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지기는 힘든 상황으로 보인다. JT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의 건전성 및 자본적정성 지표도 조금씩 악화되고 있어 올해에는 영업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법인, 흑자전환 성공…계열사 재편입 등으로 그룹 외형 확대
J트러스트그룹의 ‘2022년 12월 결산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J트러스트그룹은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J트러스트그룹의 영업수익은 824억엔(약 7900억원)으로 전년(423억엔, 약 4100억원) 대비 두 배 가량 늘어났으며 영업이익은 52억엔(약 500억원)에서 143억엔(약 1400억원)으로 약 세 배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1억엔(약 100억원)에서 126억엔(약 120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자산 역시 지난해말 6106억엔(약 5조8700억원)에서 1조1159억엔(약 10조7300억원)으로 82.8% 증가했다. 부채가 5027억엔(약 5조100억원)에서 9836억엔(약 9조4600억원)으로 95.7% 증가했고 자본이 1079억엔(약 1조400억원)에서 1323억엔(약 1조2700억원)으로 22.6% 늘어났다. 수익성 지표인 총 자산순이익률(ROA)도 0.2%에서 1.46%로 크게 개선됐다.
J트러스트그룹의 이러한 성장은 일본 외 해외사업의 선전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보증, 파르틸 채권회수, J트러스트글로벌증권(JTG증권), 넥서스카드 등이 있는 일본 사업부문은 영업이익이 2021년 46억엔(약 440억원)에서 지난해 39억엔(약 370억원)으로 17.9% 줄어들었다.
반면 한국 및 몽골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32억원(약 310억원)에서 144억엔(약 1400억원)으로 4배 이상 늘어났다. 한국 계열사들이 지난해까지는 영업 확대 흐름을 이어갔고 경영 체제 개편 과정에서 계열 분리 됐던 JT친애저축은행도 그룹에 다시 편입됐다. 지난해 발생한 J트러스트그룹의 영업 수익 중에서 46%가 한국 및 몽골 사업 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동남아시아 사업 부문의 선전도 눈에 띈다. 인도네시아 법인 ‘J트러스트은행 인도네시아’(Bank J Trust Indonesia, BJI)는 한때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위기를 겪었지만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경영 정상화를 이뤘다.
2021년 78억엔(약 750억원)이었던 BJI의 영업수익은 지난해 158억엔(약 1500억원)으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43억엔(약 400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손실은 11억엔(약 100억원)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11월말 기준 대출 증가율(전년 대비)은 117.2%에 달하며 예금 증가율도 61.7%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8%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JI의 경영정상화에 힘입어 동남아 사업부문 전체의 영업수익도 167억엔(약 1600억원)에서 291억엔(약 2800억원)으로 74.6%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64억엔(약 610억원)에서 5800만엔(약 6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그룹 경영 개선, 지배구조 안정화에 긍정 영향…올해 리스크 관리 집중
그룹 및 타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은 JT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의 지배구조 안정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J트러스트그룹은 지난 2020년 BJI의 경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JT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 그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시장의 업황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J트러스트그룹은 보수적인 관점의 경영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2022년 12월기 결산 보충 자료’에 따르면 J트러스트그룹은 내년도 한국 및 몽골사업 부문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14억엔(약 130억원)으로 제시했다. 예금금리 상승, 연체증가, 개인회생·신용회복 증가세로 충당금 적립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진단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양의 성장’에서 ‘질의 성장’으로 목표를 전환하고 균형 잡힌 리스크 리턴(Risk-Return)을 목표로 일정한 자산규모를 유지하겠다고 명시했다. 또한 철저한 연체관리를 통해 대손 상각비를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러한 내실경영 기조는 한국시장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예정이다.
JT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 자체적으로도 보수적 관점의 영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JT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41%로 전년 동기(2.64%) 대비 0.77%포인트 악화됐다. JT친애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16%에서 4.12%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4%대의 높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자본적정성 지표도 악화되는 중이다. 지난해 3분기말 JT친애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10.85%로 전년 동기(12.4%) 대비 1.55%포인트 악화됐다. JT저축은행 역시 12.08%에서 10.98%로 1.1%포인트 낮아졌다. 금융당국이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에게 요구하는 BIS자기자본비율 기준은 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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