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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 스토리]젠큐릭스, 암 분자진단으로 글로벌 바이오기업 도약한다①지난해 유방암 예후진단 유의미한 결실…외부 연구진 영입 속도

서하나 기자공개 2023-04-05 08:25:10

[편집자주]

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4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암환자의 생명은 조기 진단이 쥐고 있다. 암을 늦게 발견할수록 재발률이 높고 완치는 어렵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고통과 탈모 등 삶의 질도 현저히 낮아진다. 반면 초기에 암을 발견할 수록 항암제 없이 표적치료 만으로 완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젠큐릭스는 조기 진단을 통해 암 환자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분자진단 키트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유의미한 유방암 예후진단 관련 매출을 내기 시작했다. 올해 유방암 예후진단 검사 사용처를 본격 확대해 제대로 된 결실을 맺겠다는 포부다.

유방암 예후진단이란 절제 수술 후 재발 위험이 낮아 항암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저위험군 환자들을 선별하는 절차다. 10년 내 타장기 전이 확률과 생존율 예측 정보를 통해 항암치료 선택에 보조적인 지표를 제공한다.

4일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젠큐릭스 본사는 사무실과 연구시설을 모두 갖춰 차분하면서 쾌적한 느낌을 냈다. 설립 13년 차 젠큐릭스는 조상래 대표가 2011년 창업한 암 분자진단(Molecular Cancer Diagnostics) 전문기업이다. 2020년 기술특례 방식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젠큐릭스 사무실 전경.

연구시설에 들어서자 몇 가지 생소한 장비들이 눈에 띄었다. 젠큐릭스가 연구를 위해 직접 개발하거나 구입한 고가의 장비들이었다. 자회사 지노바이오가 만든 혈중암세포(CTC, circulating tumor cells) 분리 장비·칩은 유방암 환자의 재발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장비였다. 암 재발이 일어나면 혈중 CTC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재발모니터링을 할 수 있고 재발 가능성 등 예후를 알 수 있다.

원리는 산모 혈액에 있는 혈중태아세포(CFC, ciculating tumor cells)를 장비와 칩으로 분리해 양수검사를 대체하는 식이다. 산전 태아 유전자 검사나 다운증후군 같은 염색체 이상도 정확하게 볼 수 있다. 기존 혈액 기반의 DNA 산전 테스트보다 더욱 정확한 결과가 도출 가능하다.

디지털 PCR의 핵심 장비인 리더기는 맞춤형 항암제 치료를 위한 동반진단에 활용된다. 연구원이 장비를 이용해 암환자 DNA 드롭릿(droplet)을 2만개 만들면 각각 PCR이 됐는지 확인한 뒤 단 몇 개의 돌연변이 조각(copy)만으로 맞춤형 항암제 치료를 위한 동반진단 결과를 정확히 검출할 수 있다.

이 제품은 디지털 코로나 PCR 검사보다 민감도가 50~100배 정도 높다. 암 조기진단을 위한 암 DNA 바이오마커의 메틸레이션이 얼마나 되어 있는지 갯수로 정확히 알 수 있다. 또 타깃 변이가 얼마나 존재하는지 정확한 정량 분석이 가능한 차세대 PCR 플랫폼이다.

젠큐릭스가 보유한 주요 연구장비들.

젠큐릭스는 지난해 1,2기 암에서 조기진단을 통해 정확한 항암제 처방과 예후진단을 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2021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키트 판매 증가로 30억원 규모의 매출을 냈다. 유방암 예후진단 분야에선 2022년부터 유의미한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국내 시판후조사(PMS)를 위해 600명 등록을 완료해 약 25억원 매출을 올리면서다.

올해는 2000건 이상의 유방암 환자 검사를 진행하는 게 목표다. 젠큐릭스는 올해 2월 30개인 PMS 참여 병원을 2024년 2월까지 70개로 늘려 전체 유방암 환자의 90% 이상을 커버한다는 포부다.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연구진들도 결집하고 있다. 2월 지니너스 지놈센터 센터장 출신 정종석 연구개발센터장이 합류했다. 지난해 말에는 삼양홀딩스 의약사업부 이사 출신 이석호 진단사업본부장이 젠큐릭스로 옮겨와 연구에 힘을 싣고 있다.

핵심 경영진은 조상래 대표를 필두로 지노믹트리 연구소장 출신 문영호 최고기술책임자(CTO), 한국씨티은행 감사총괄 본부장과 SC제일은행 Head of Country Finance 출신 박정도 최고재무책임자(CFO), 영동제약 연구소장 출신 강미란 연구소장 등이다.

젠큐릭스는 진단사업본부 15명, 영업·마케팅 15명 등 30여명의 연구개발본부가 근무하고 있다. 또 생산진단본부 10명, 국내외 영업마케팅 21명 등을 포함하면 총 90여명의 임직원이 함께 일한다.

유방암은 여성암 중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이다. 2020년에만 68만4996명이 유방암으로 사망했다. 한국에서 발병률도 높다. 10만명당 64.2명이 유방암에 걸려 미국, 유럽,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 선진국과 함께 암 발생률이 높은 편이이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선 발생률 최상위권 국가에 속한다.

유방암은 병기에 따른 재발률 차이가 크다. 2020년 세브란스 병원 환자 대상 조사 자료에 의하면 10년 내 재발없이 생존할 확률은 1기와 2기 각각 89.5%, 80.2% 정도였지만, 3, 4기에는 56.1%, 29.3% 등으로 급격히 올라갔다.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을 통해 항암제를 쓰지 않고도 표적치료를 할 수 있어 암환자 삶의 질을 크게 좌우한다.

젠큐릭스는 특히 서구권 여성과 아시아 여성간 유방암 발병 분포와 형질 측면의 뚜렷한 차이에 주목했다. 기존 해외 검사들이 아시아 인종이나 폐경 이전 젊은 유방암 환자들에게 부적합하다고 판단, 한층 우수한 예후예측 성능과 신뢰성,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으로 경쟁사 제품을 대체하고 있다는 게 젠큐릭스 측 설명이다.

장기적으론 국내 사용 레퍼런스와 추가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해외 매출을 키운다. 중국, 일본, 미국과 유럽 등을 대상으로 식약처 인허가 절차를 개시하거나 영업,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유방암 예후진단 검사 시장은 2022년 8000억원 규모에서 2035년 4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방암 병기별 재발률 관련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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