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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는 지금]대규모 투자는 언제…내년 '연간 흑자' 관건④TFT 전환도 조단위 자금 필요, 8세대 OLED 라인 구축 시기 미정

김도현 기자공개 2023-11-07 09:59:41

[편집자주]

오랜 적자에 시달리던 LG디스플레이가 반등을 노린다. 전반적인 시장 침체는 여전하지만 기대 요소가 곳곳에 포진해 있다. 올해 4분기부터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중 분쟁으로 LCD 시장에서 입지가 달라졌고 애플, 삼성전자 공급망 진입이 가속화한 데 따른 자신감이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선점한 것도 긍정적이다. 반전 드라마를 쓰려는 LG디스플레이의 현재 상황과 대응 방안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3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가 대형에 치우쳤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다각화를 위해 정보기술(IT) 분야 확장을 준비 중이다. 다만 연이은 적자로 재정상태가 안 좋아져 의미 있는 규모의 투자가 쉽지 않은 처지다. 당초 예정했던 시점보다 늦어지는 것은 물론 일부분은 포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객의 움직임을 지켜보던 LG디스플레이 협력사들은 애를 태우고 있다. 생산 일정 조정을 넘어 극단적으로는 업종 변경까지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4분기 흑자전환이 유력한 LG디스플레이가 반등 모멘텀을 어디까지 끌고 가냐에 따라 국내 디스플레이 생태계의 생존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LTPO TFT 기반 OLED가 생산되는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

◇아이폰16 시리즈, 물량 얼마나 가져올까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 상위 모델 OLED를 처음으로 공급하게 된 건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 기술력을 끌어올린 것이 주효했다. TFT는 디스플레이 기본 단위 레드·그린·블루(RGB) 픽셀을 제어해 빛의 밝기를 조절하는 전기적 스위치 역할을 한다.

LTPO TFT는 기존 저온다결정실리콘(LTPS)와 산화물(Oxide) TFT 장점을 결합한 것으로 드라이버 집적회로(IC) 등 소비전력을 줄여 패널 전력효율을 높여주는 특징이 있다. 전자이동도가 빨라 120헤르츠(Hz) 주사율 구현에도 유리하다. 주사율은 초당 화면에 프레임을 나타내는 수치다.

해당 분야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선두주자다. LG디스플레이는 후발주자지만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냈고 MTO(Multi TFT OLED)라 부르는 자체 LTPO 기술을 확보했다. 초기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안정화가 쉽지 않아 아이폰15프로·프로맥스 패널 납품이 다소 늦어지긴 했으나 결과적으로 진입에 성공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TFT의 경우 ▲세정 ▲증착 ▲포토레지스트(PR) 도포 ▲노광 ▲현상 ▲식각 ▲PR 박리 등의 단계를 반복하면서 형성된다. LTPS와 LTPO 간 공정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LG디스플레이는 TFT 라인 전환이 불가피했다.

문제는 다음이다.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 비중을 줄이기 위해 LG디스플레이가 더 많은 물량을 가져가길 원한다. 아이폰16 시리즈에서도 이같은 경향은 이어질 전망인데 LTPO TFT 라인을 추가하는데 조단위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장 자금 상황이 여의치 않은 LG디스플레이로서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LG디스플레이 TFT 관련 설비를 담당하는 업체의 수혜가 기정사실화됐다"면서 "현재는 별다른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다. 큰 금액을 투입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나마 긍정적인 건 LG디스플레이의 보유 현금이 2분기3조8530억원에서 3분기 4조870억원으로 늘어난 점이다. LG디스플레이는 "유동성 강화 활동으로 현금성 자산이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2023년 3분기 기준 LG디스플레이 자산 상황

◇6세대 이후 IT용 OLED 대응은 어떻게

주요 고객인 애플은 아이폰에 이어 아이패드, 맥북 등에서 OLED를 사용하기로 했다. 아이패드는 내년, 맥북은 2026년 전후부터 도입이 예고된다. 패널 숫자가 증가하는 것에 더해 면적까지 넓어져 OLED 확장의 또 다른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는 이유다.

대응 차원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유리원장을 6세대(또는 6.5세대)에서 8.6세대로 바꾸기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6년까지 충남 아산사업장에 4조1000억원을 들여 해당 라인을 구축할 방침이다.

기존 6세대 대비 8.6세대에서는 2배 이상 많은 패널을 한 번에 찍어낼 수 있다. 가령 13인치 OLED를 제작한다고 했을 때 6세대와 8.6세대 원장에서는 각각 42장, 92장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8.7세대 OLED 라인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앞서 언급한 대로 대형 투자가 어려워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일단 6세대 라인으로 아이패드 물량에 대응하면서 추후 상황을 살필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형 LG디스플레이 중소형 전략 담당은 "IT용 OLED는 내년 1분기까지 투자와 양산을 준비하는 것을 차질없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6세대 기반 라인을 꾸리는 것에 대한 내용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8세대 전환이 무산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과거 TV용 10.5세대 OLED 투자가 무기한 연기된 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LG전자나 스카이워스,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 등에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매각하는 등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 장비협력사들은 "최근 투자 관련 업데이트된 내용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관련 사안에 대해 LG디스플레이는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궁극적으로 LG디스플레이가 단기간에 실적 개선을 얼마나 이뤄낼지가 투자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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