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로톡발 훈풍, 리걸테크 개화]박선춘 씨지인사이드 대표 "GRM 필요성 점증 확신"②기술자·정책 전문가 인력풀 확보, 2027년 사업모델 특례상장 도전
이기정 기자공개 2023-11-24 08:23:35
[편집자주]
리걸테크 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최근 법무부가 법률 플랫폼 '로톡' 가입 변호사에 대한 대한변호사협회의 징계 처분 취소 결정을 내리면서다. VC 업계에선 리걸테크 투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환경이 조성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더벨은 리걸테크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향후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2일 13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걸테크 기업은 꾸준하게 발전하고 있다. 단순하게 판례를 비교하는 것이 1단계라면 판례 검색과 분류 등 편의성을 개선한 서비스가 2단계다. 다음 단계는 AI(인공지능)를 접목한 서비스다. AI 기술에 법률 전문가의 지식을 융합한 씨지인사이드는 가장 발전된 리걸테크의 형태라고 자부한다."최근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씨지인사이드 본사에서 더벨과 만난 박선춘 대표(사진)는 씨지인사이드의 서비스가 기업과 공공기관 등의 법률 업무 효율성을 대폭 개선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아직은 법률 리스크 관리가 낯선 영역이지만 점차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국회서 25년 근무한 '정책 전문가', 피스컬노트서 창업 영감
1969년생인 박 대표는 전북대 사회교육 학사와 스웨덴 세계해사대 해양법정책학 석사를 졸업했다. 1996년 제 14회 입법고등고시에 합격하면서 국회에서 약 25년간 근무했다. 국회에서는 법제실과 농림해양수산위, 보건복지위원회, 국회조정실장, 국방위수석전문위원 등 다양한 곳에서 활약했다.
특히 2015년부터 3년 동안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을 지내며 미국 입법 분야에 대해서도 상당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당시 경험을 토대로 2021년에는 '미드보다 재미있는 미국대선 이야기'라는 책을 써내기도 했다. 도서는 실화를 토대로 미국의 국회 특성을 명확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어 "팀황 피스컬노트 대표와는 개인적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눠봤다"며 "국내에서 GRM에 대한 개념이 생소하기 때문에 활성화되지 않았을 뿐 국회와 기업, 비영리법인 등에게 GRM은 반드시 필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법률·정책 전문성 강점, '아이호퍼·오르마스' 서비스 고도화 집중
피스컬노트에서 영감을 받은 박 대표가 씨지인사이드를 설립한 것은 2022년 1월이다. 다만 2018년부터 국내에 들어와 창업 실현성이 충분한지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19대 국회 법안과 관련된 1만7600건의 정보를 AI에 학습시켜 입법 가능성을 도출한 결과 87% 수준의 정확도를 갖춘 결과물을 얻었다"며 "이때 창업에 대한 확신이 생겼고 씨지인사이드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설립 당시 씨지인사이드는 4명으로 출발했다. 법률 전문가가 필수적이지만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했기 때문에 기술자 모집에 공을 많이 들였다. 현재는 20명 정도의 직원을 두고 있다. 인력풀 역시 개발자부터 법률·행정·ESG·정책 전문가 등 튼튼하게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그는 "2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개발팀이 두번이나 무너지는 등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며 "현재는 기술과 정책 부문이 구분된 조직 구성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 기술이 지속 고도화되고 있기 때문에 기술자 인력은 지속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가 자신하는 씨지인사이드의 강점은 법률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이다. 법률 정보를 수집하고 AI에 학습시키는 것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지만 수많은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솔루션을 도출하는 기술은 씨지인사이드만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관련 시장이 성장하게 되면 후발주자들이 탄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다만 AI 기술과는 별개로 법률을 분야 별로 구분하는 작업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씨지인사이드는 자체적으로 연구소를 운용하며 심층 분석리포트를 작성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성에서도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현재 핵심 서비스인 '아이호퍼'와 '오르마스'의 SaaS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프리시리즈A를 내년 초까지 완료하고 같은해 시리즈A에 도전할 계획이다. 박 대표가 목표로 하는 씨지인사이드의 상장 시점은 2027년이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지금까지 쌓아온 고객 피드백을 바탕으로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대규모 언어모델 개발 업체들과 기술적 협의를 통해 서비스 보편화에 나선 후 사업모델 특례상장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갖춘 기업으로 성장 목표...전문지 창설도 고려
박 대표는 회사 성장에 있어 '지속가능성'을 중시한다. 초기 스타트업이라고 단순하게 성장 가능성만 내세우는 것이 아닌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신조다. 실제 씨지인사이드는 올해 BEP(손익분기점) 도달을 앞두고 있다.
그는 "다른 스타트업 대표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스타트업 시장이 너무 허상을 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미 시장에서는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고 매출보다 영업손실이 큰 기업들은 점차 외면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씨지인사이드는 이같은 변화 속에서 기술 중심의 내실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자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투자사의 관점을 이해하기 위해 벤처캐피탈 업계에 대한 공부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장기적으로 의회 정책 분야 전문지를 만들어 법률 관리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피스컬노트가 영국 유력 언론사인 이코노미스트의 정치전문지 CQ롤콜을 인수해 급격한 성장을 이룬 사례를 참고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전문지를 만들게 되면 지금보다 더 빠르고 정확한 GRM 서비스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언젠가는 국회와 기업 관련자 등이 매일 아침 씨지인사이드의 서비스를 확인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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