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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VC 로드맵]김창규 우리벤처 대표 "지주 체제 2년차, 성과로 증명"펀드 만기 도래로 실적 기여 기대, 그룹 시너지 사례 창출에도 '총력'

이기정 기자공개 2024-01-29 07:56:59

[편집자주]

금리 인상 여파가 계속되면서 지난해 벤처캐피탈은 혹한기를 보냈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펀딩, 투자, 회수 등 모든 지표가 최근 몇 년 새 크게 하락했다. 올해 전망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서바이벌에 성공한 곳과 실패한 하우스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더벨은 주요 VC 수장들의 올해 목표와 비전을 조명하고 각 하우스 별 펀딩, 투자, 회수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4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4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지난해 우리금융지주로 편입되며 다시 한번 분기점을 맞이했다. 이번 변화는 김창규 대표(사진)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1994년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전신인 한국종합기술금융에 입사한 김 대표는 30여년 만에 단독대표로 올라섰다.

우리금융이 벤처캐피탈(VC)을 품은 배경은 '비은행강화' 목적이 크다. 실적 기여와 함께 신성장 동력 발굴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기업 생애주기에 맞춘 기업금융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같은 선순환 구조의 시발점이 우리벤처파트너인 만큼 그룹 내 역할 중요도는 다른 어떤 계열사 못지않다.

최근 더벨과 만난 김 대표는 "지난해 우리금융에 인수된 것이 가장 큰 이벤트였다"며 "올해 지주 체제 2년차를 맞이해 모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실적과 시너지 창출 등 모든 부문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기록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우리금융 체제 '적응'에 총력…멀티클로징, '레드우드머티리얼즈' 투자 성과

김 대표의 지난해 최우선 과제는 우리금융에 성공적으로 녹아드는 것이었다. 다만 이를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다보니 벤처투자 활동에는 당초 목표보다 힘을 쏟지 못했다.

업황도 우호적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스타트업들의 밸류에이션이 판단보다 높다는 점이 투자를 망설이게 만들었다. 이같은 영향으로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지난해 투자와 회수 등 모든 부문에서 전년 대비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회사의 투자와 회수 순위는 각각 22위, 15위로 전년 대비 7, 4계단 하락했다.

정신없는 한해를 보냈지만 의미있는 성과도 여럿 있었다. 우선 2022년 결성했던 '우리 2022 스케일업펀드'를 463억원 증액해 3076억원으로 규모를 키우는데 성공했다. 또 기업가치 6조원의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 '레드우드머티리얼즈'에 1000만달러(약 135억원)를 베팅했다.

회수 부문에서는 몰로코, 엔젯, 뉴로메카, 알비더블유,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플라즈맵 등을 엑시트했다. 이중 몰로코는 일부 회수로 이미 30배가 넘는 성과를 기록했다. 또 포트폴리오 중 코어라인소프트와 버넥트가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김 대표는 "레드우드머티리얼즈의 기존 주주가 골드만삭스와 티로우프라이스 등 글로벌 대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룸을 확보한 것 자체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국내에서 우리벤처파트너스가 갖는 위치와 그동안의 성과 등이 인정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투심 회복 예측 어려워, 'AI+버티컬 서비스' 업체 주목

올해 김 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지주에 기여하는 것이다. 우리금융이 편입 과정에서 김 대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재신임을 결정한 만큼 성과로 보답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펀딩과 투자, 회수 등 모든 부문에서 속도를 낼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올해 3000억원 이상 AUM(운용자산)을 키울 목표를 갖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이 500억원 규모의 출자를 검토하고 있는 글로벌전략투자펀드가 시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펀드의 결성 목표액은 최대 1000억원 수준이다.

투자에 나설 시기는 아직 고민하고 있다. 김 대표는 "변수가 너무 많아 올해 투심 회복 시점을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해 연초까지는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우선적으로 금리 방향이 결정돼야 가닥이 잡힐 것 같다"고 말했다.

주목하고 있는 섹터로는 AI(인공지능)를 꼽았다. 버티컬 서비스가 결합된 AI가 당분간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버티컬 서비스 중에서도 로봇과 바이오, 모빌리티 등 분야에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다만 특정 섹터에 치우친 투자보다는 '의미'있는 투자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국내 VC가 늘어나면서 조금이라도 주목을 받는 기업이 나오면 투자를 리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같은 흐름을 따라가기보다는 국내와 해외, 또는 특정 섹터를 가리지 않고 혁신하는 기업을 찾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청산을 앞둔 펀드도 다수다. 배달의민족과 토스, 휴젤 등에 투자한 'KTBN 7호 벤처투자조합'을 필두로 ‘KTB 해외진출 Platform 펀드’, 'KTBN 8호 투자조합', 'KTBN 9호 디지털콘텐츠코리아 투자조합' 등이 만기가 다가온다. 7호 펀드의 예상 IRR(내부수익률)은 30% 이상이다.

김 대표는 "기업구조조정(CRC)과 세컨더리 펀드 등 VC 비히클로 해결하지 못하는 투자를 위해 만든 '스페셜 시츄에이션' 부문을 올해 2개의 팀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첫 그룹 시너지 창출 사례인 중고 패션 쇼핑 서비스 업체 마인이스와 우리은행을 연결한 것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그룹 계열사들과의 협업을 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2의 'IT 버블' 우려…'스타' 탄생, 정부 배려 필요

김 대표는 현재 국내 스타트업들이 처한 상황이 1990년대 'IT 버블'이 사라지던 과정과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많은 기업들이 추가 투자를 받지 못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스타트업이 줄어들며 AC(액셀레이터)와 VC도 힘든 시기를 마주할 수 있다는 우려다.

김 대표는 "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회수가 원할하지 않은 상황에서 스타트업들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투자사 입장에서는 얻을 것이 많지 않기 때문에 투자에 적극적일 수 없고 스타트업은 추가 투자를 받지 못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타트업이 밸류에이션을 낮추지 못하는 이유는 자체적인 욕심도 있겠지만 기존 투자사들이 모두 밸류 다운에 동의를 해야 하는 구조 때문"이라며 "결국 투자사들 사이에서 눈치보기만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타의 탄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엑시트 마켓에서 엄청난 딜이 나온다면 투심이 급격하게 살아날 수 있다"며 "많은 부를 축적한 스타가 탄생하면 우수 인력들이 스타트업 시장으로 뛰어들 것이고 재투자라는 선순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파두 사태로 기술특례상장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위축됐다"며 "금융당국에서 IPO(기업공개)를 위해 오랜시간을 달려온 기업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배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도 중요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는 정부에서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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