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메카는 지금]승계 한발 앞선 장남, 2세경영 향방은③조현석 부사장 지배력 '공고', 차남 조현철 잉글우드 성과 '변수'
김혜중 기자공개 2024-03-12 11:14:43
[편집자주]
코스메카는 1999년 부도난 회사의 공장을 인수하면서 다소 늦게 ODM 시장에 발을 들였다. 법인 설립 후 끊임없는 투자를 단행한 끝에 매출액 5000억원을 바라보는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작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하는 코스메카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성장 동력 및 미래 청사진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4일 15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장품 ODM 기업 코스메카코리아(코스메카)는 창업주 조임래 회장을 비롯해 배우자 박은희 씨가 각자대표 체제로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조 회장은 슬하에 조현석 코스메카 부사장, 조현철 잉글우드랩 대표를 두고 있다. 크게 장남은 국내, 차남은 미국에서 각각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조 회장의 지분율은 7.7%, 박 대표는 25.2%에 달한다. 두 아들이 보유하고 있는 코스메카 지분은 각각 3%에 그친다. 장남인 조현석 부사장은 올해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입지를 굳히고 있다. 관전 포인트는 차남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잉글우드랩의 대표이사로 경영 성과를 나날이 입증하며 승계구도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장남 조현석, 고속 승진·계열사 지배력 '공고'
장남 조현석 코스메카 부사장은 1981년생으로 가천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를 거쳐 2010년 코스메카의 자회사 엔돌핀코스메틱에 입사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2013년 코스메카로 자리를 옮겼고 혁신팀 과장, 경영기획실 팀장 등을 거쳐 2019년 상무로 승진해 임원뱃지를 달았다. 2020년부터는 부공장장과 경영기획사업부 부사업부장을 겸직하면서 생산 및 제조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쌓았다. 이후 2022년 전무로 승진하고 2023년을 기점으로는 코스메카 이사회에도 합류했다. 조 부사장이 한국법인에서 경영지원을 총괄하게 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코스메카의 사내이사는 조 회장과 박 대표, 조 부사장 3인으로 구성된다. 기존 조 부사장의 자리에는 코스메카의 창립멤버인 박선기 사장이 중국법인 총괄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작년 말 진행된 2024 정기인사에서는 부사장 승진과 더불어 국내마케팅사업부장으로 국내영업을 총괄하는 중책도 맡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객사 확보가 매출로 직결되는 ODM업체 특성상 영업을 강화해 추가 성장동력을 모색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조현석 부사장은 기존에 맡고 있던 경영지원부 부사업부장을 겸직하면서 영업과 지원 분야 전반에 걸쳐 사업을 이끌게 됐다.

조 부사장은 계열회사에서도 지배력을 이미 확보했다는 평가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조 부사장은 △잉글우드랩 △잉글우드랩코리아 △COSMECCA SUZHOU, LTD. △COSMECCA CHINA, LTD. △에스피뷰티글로벌 총 5곳의 계열사의 임원을 겸직하고 있다. 이 밖에도 조 부사장은 미국법인 잉글우드랩에서는 기타비상무이사, 중국법인에서는 임원을 겸직하는 등 국내를 넘어 해외사업까지 관여하고 있다.
특히 조 부사장 체제에서 한국법인과 중국법인 실적이 개선되면서 승계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2023년 한국법인은 매출액 2686억원, 영업이익은 229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8.1%, 8.5% 증가했다. 그동안 적자를 기록하며 수익성 제고라는 숙제를 받아들었던 중국법인도 흑자전환하며 경영능력도 입증했다는 평가다.
◇잉글우드랩 수장 차남 조현철, 실적 '고공행진' 승계 급부상
조 회장의 차남은 조현철 잉글우드랩 대표다. 1982년생으로 성균관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0년 동우화인켐에 입사해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했다. 2013년 조 부사장과 동일한 시기 코스메카로 자리를 옮겨 형은 혁신팀에서, 동생은 연구소에서 활동했다. 2018년부터는 미국 자회사 잉글우드랩으로 자리를 옮겼고 2020년부터는 대표로서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
단순히 경영파워만 따지면 형에 비해 아직 부족하다. 장남 조현석 부사장 한국법인과 중국법인 등 다수 계열사에서 활발하게 경영에 참여하는 것과는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조현철 대표가 수장을 맡고 있는 잉글우드랩이 고속 성장하면서 입지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승계를 쉽사리 확정지을 수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잉글우드랩은 작년 매출액 2068억원, 영업이익 2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6.5%, 192%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만 놓고 볼 때 한국법인보다도 26%가량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 매출액은 한국법인보다 600억원 가량 적지만 50억원 이상 이익을 창출하면서 잉글우드랩의 그룹 내 입지도 강화되는 추세다.
코스메카는 2018년 적자기업이던 잉글우드랩을 인수했다. 인수 과정에서도 조 대표가 유의미한 역할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바로 사내이사로 배치되어 경영 효율화, OTC 기반 제품군을 다변화하는 등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미국은 20%를 차지할 만큼 단일 국가 시장으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전 세계 트렌드를 주도하는 핵심 거점으로 향후 미국 시장 진출 여부가 국내 화장품 기업의 경쟁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화장품 시장 전반에서 국내와 중국 의존도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 속 신규 격전지로 자리잡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의 성과가 향후 승계의 키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메카 관계자는 "승계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당분간은 기존 경영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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