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유통 포트폴리오 점검]락앤락, '투자→자산 매각'으로 효율화 선회⑨어피너티 산하 '9년차' 맞이, 비효율 자산 매각으로 경영 효율성 개선
김혜중 기자공개 2025-05-07 11:01:27
[편집자주]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사모펀드의 방만 경영에 대한 경각심이 깊어지고 있다. 부실 기업의 내실을 다지고 사업 효율성을 높여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지만 기업의 펀더멘탈이 약화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반대로 사모펀드의 경영 아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경영이 정상화된 사례도 존재한다. 더벨은 사모펀드의 유통 기업 인수 과정부터 이후의 경영 환경 변화를 하나씩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5일 10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밀폐용기로 친숙한 락앤락은 2017년 어피너티파트너스의 품에 안겼다. 어피너티는 당시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상황 속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하며 락앤락을 사들였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관련 기업을 인수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등의 전략을 꺼내들었다.다만 인수 4년 차에 들어서며 한차례 변곡점을 맞이한다. 인수 당시보다 수익성이 둔화됐고, 엑시트를 서서히 준비해야 하는 상황 속 불필요한 자산을 매각하고 해외 사업 구조를 재편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자산 매각을 통한 효율화는 지속 중이다.
◇기업가치 1조원·인수가액 ‘6300억’, 성장 가능성에 ‘베팅’
‘식품 보관용기’로 유명한 토종 생활용품기업 락앤락은 2017년 홍콩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ffinity Equity Partners·이하 어피너티)로 손바뀜을 겪었다. 김준일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 63%를 6293억원에 매매하는 거래였다.
인수 구조를 살펴보면 어피너티 측이 펀드를 통해서 3293억원의 자금을 충당하고 나머지 금액은 외부로부터 채웠다. KB증권이 주관한 인수금융 3000억원으로 구성된다. 지분인수 주체로 나선 건 어피너티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Consumer Strength Limited’다.
거래 이전 락앤락 주가는 1만3000원대로 형성된 상태였다. 어피너티가 책정한 주당 거래 가격은 1만8000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이 40%가량 포함된 가격이었다. 이를 통해 산정한 회사의 지분가치는 9900억원에 달한다.

어피너티 인수 당시 락앤락은 실적이 다소 둔화된 상태였다. 2017년 연결 기준 매출액 4174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16억원으로 14.2% 줄었다. 2012년 매출액 5084억원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었다.
자체적으로 중국 사업 등을 효율화하고 있던 탓이다. 현지 공장을 매각하거나 통폐합했고, 미국 시장의 경우 유통 구조를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했다. 이러한 채널 구조조정 속 매출액이 소폭 감소하긴 했지만 비용 구조가 해결돼 성장 발판을 열어뒀다는 평가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 시장에서의 성장성도 인수 과정에서 매력 포인트였다.
이에 어피너티는 인수 직후 이사회를 재편하는 과정 속 경영진을 남겨두기도 했다. 인수 이전 락앤락은 김준일·김성태 공동대표 체제였다. 인수 이후 어피너티는 삼성 출신 김성훈 대표를 영입해 각자대표 자리에 임명했고, 김준일 회장과 경영 일선을 맡게 됐다. 김성태 전 대표는 CFO로서 여전히 락앤락의 경영에 관여하는 구조다. 이와 함께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상훈 어피너티 한국 지사 대표와 이규철 부대표 등 어피너티 측 인사 3명이 추가로 이사회에 이름을 올렸다.
◇2020년 말부터 ‘매각 시작’, 해외 사업 중점 효율화
어피너티는 인수 직후 효율화를 단행하기보다는 투자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방점을 둔 경영을 펼쳤다. 밀폐용기 위주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조리도구 및 소형가전에 대한 투자도 단행했다. 제품 다각화와 해외 시장 개척을 기업가치 제고 키워드로 설정했다. 이에 소형 주반가전 회사인 이엠케이네트웍스를 145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다만 2020년부터는 전략을 수정해 자산 매각을 서서히 시작한다. 2017년 516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0년 289억원까지 떨어지면서 수익성 개선에 난항을 겪은 영향이다. 인수 4년차를 맞이해 서서히 엑시트를 염두에 둔 행보로도 풀이된다.

우선 2020년 12월 베트남법인(LOCK&LOCK VINA CO., LTD.)이 보유한 300억원 규모의 유형자산과 사용권자산을 매각 결정했다. 해당 매각예정자산은 2022년 210억원 규모 처분이 완료됐고 나머지 자산은 2024년에 최종 처분됐다.
이후 본격적인 중국 사업 재편에도 들어간다. 2021년 생산을 담당하던 ‘위해하나코비일용품유한공사’를 매각하고 2022년 또다른 생산법인 ‘위해락앤락유한공사’를 잇달아 처분했다. 남은 하나의 법인도 2024년 추가로 매각되면서 중국 내에는 따로 생산법인을 두지 않게 됐다. 이외에도 중국 내 판매법인을 하나로 간출이면서 온라인 중심 판매 구조로 전환 중이다.
국내 법인을 대상으로 한 자산 매각도 있었다. 2021년 아산 사업장 내 부동산과 본점을 처분한 데 이어 2024년에는 안성 공장도 850억원에 추가로 매각했다. 국내에는 더 이상 생산 공장을 두지 않게 되면서 외주 생산 방식으로 전환했다.
락앤락 관계자는 “중국 법인 청산은 영업법인 통합관리에 따른 것이고 오프라인이 쇠퇴하고 온라인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어 온라인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밀폐용기 생산의 경우 자사 베트남 생산기지 및 외주생산을 통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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