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니컬 리포트]키트루다 시밀러 주도 삼성에피스, 전략은 '오버랩'1상 완료 전 3상 동시 진행…상용화 앞당겨 '퍼스트무버' 노려
정새임 기자공개 2024-04-08 08:30:55
[편집자주]
혁신신약을 노리는 기대주, 즉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 평가는 어렵다. 품목허가를 너머 성공적인 상업화에 도달하기까진 임상 평가 지표 외에도 시장 상황, 경쟁사 현황, 인허가 과정이 얽혀 있다. 각사가 내놓는 임상(Clinical) 자체 결과는 물론 비정형화한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주력 파이프라인을 해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5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블록버스터 항암제 '키트루다' 시장을 겨냥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1·3상을 동시 진행하는 강수를 뒀다. 주요 경쟁자들이 이달 중 임상을 본격화하는 만큼 개발 단계에 우위를 점하기 위함이다.3상이 완료될 것으로 예측되는 시점은 2027년 3월. 키트루다 물질특허 만료 시점은 2028년이다. 빠르게 시밀러를 상용화하고 오리지널사와 협상을 통해 '퍼스트 무버'를 노린다.
◇1·3상 동시 진행 '오버랩' 전략 구사…암젠·산도즈도 본격화
미국국립보건원(NIH) 임상시험정보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즈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14개 국가에서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616명을 대상으로 'SB27'과 오리지널 의약품 간 유효성과 안전성, 약동학 등을 비교하는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주요 평가지표는 객관적반응률(ORR)이다.
SB27은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다. 한해 글로벌 매출이 31조원에 달한다. 거의 모든 암종에서 쓰일 수 있어 면역항암제 중 가장 광범위한 적응증을 지니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비롯해 암젠, 산도즈, 셀트리온 등 다수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이 올해 본격적으로 키트루다 임상에 나선다. 그 중에서 개발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곳이 삼성바이오에피스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월 SB27 1상에 진입한 바 있다. 이어 두 달 만에 3상에 나섰다. 1상과 3상을 동시 진행하는 '오버랩' 전략이다.
약을 개발할 때 1상에서 약물의 안전성을 확인한 후 3상에 진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사전에 물질의 안전성을 상당부분 입증한 뒤 규제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동시에 진입할 수 있다. 개발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개발사의 트랙레코드, 정교한 임상 디자인 수립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 1상에서 예기치 못한 데이터가 발견되면 함께 진행하던 3상도 수포가 돼 리스크 테이킹 부담도 큰 편이다.
그럼에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비롯한 대형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이 동시 임상을 진행하는 건 시밀러 시장에서 '최초'가 지니는 의미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오리지널의 특허 만료일을 기준으로 시밀러 개발사들은 역순으로 계산해 개발 일정을 수립하는데 올해 초가 최대한 빠르게 임상에 들어갈 수 있는 시기가 된다. 암젠, 산도즈 등도 모두 이달 중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허가신청 후 출시 시점 협상…SC제형특허 전략 변수
미국을 기준으로 키트루다의 특허 만료 시점은 2028년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상 완료 시점을 2027년 3월로 보고 있다. 암젠의 경우 2027년 10월이다. 3상 데이터를 분석하고 허가 자료를 준비하는데 약 1년, 허가신청 후 승인까지의 기간 약 1년을 고려하면 빠듯한 타임라인이다. 각 개발사들이 임상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열을 올리는 배경이다.
물론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려면 오리지널사와의 특허 협상이 필수다. 시기를 앞당긴다고 무작정 빨리 출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특히 키트루다처럼 연매출이 수십조원에 달하는 회사의 메인품목이라면 오리지널사의 방어 전략이 만만치 않다.
2028년은 키트루다의 메인 특허인 물질특허가 만료된다. 오리지널사인 MSD는 수백개의 부가 특허와 새롭게 준비하는 SC제형 특허로 방어벽을 세우고 있다. 추후 시밀러 개발이 완료돼 허가가 신청되면 본격적인 소송과 협상으로 출시 시점을 조율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임상 동시 진행으로 SB27 개발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SC제형에 따른 특허 영향은 오리지널사가 어떤 전략을 쓰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이며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코스닥 CB 프리즘]서진시스템, 보통주 전환 물량에 30% 할증 풋옵션 '이례적'
- 에쓰씨엔지니어링 자회사 셀론텍, 태국에 ‘카티졸’ 공급
- 메트라이프생명, 잇단 사외이사 재선임...송영록 대표 체제도 유지될까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현대해상, 단순한 상품구조 '부채 감소' 효과는 컸다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NH저축, '안전자산' 투자가 이끈 유동성 개선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우리금융저축 '영업 확대'로 끌어올린 유동성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하나저축, 대출 영업 축소 대신 '예치금 확대'
- [외국계 보험사는 지금]한국시장 엇갈린 시선 '매력 감소 vs 전략 요충지'
- [닻오른 롯데손보 매각]금융지주와 사모펀드…관점별 이상적 인수자는
- [캐피탈사 글로벌 모니터]JB우리캐피탈, 미얀마 영업 제한 건전성 관리 만전
정새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종근당, 케이캡 공백에도 1분기 매출 '선방'
- [2024 제약·바이오 포럼]"투자 국경 넘어라, K-바이오 성장모델 다변화 논할 때"
- 신약개발 본격화 유나이티드제약 2세, 목표는 'ADC'
- [제일약품의 온코닉테라퓨틱스 첫 '신약']세번째 P-CAB '자큐보' 2년만에 신약 명맥 잇는다
- [클리니컬 리포트]유바이오 새 먹거리 대상포진 백신, '틈새시장' 노린다
- [제약사 TSR 분석]종근당, '플러스 전환' 이끌어낸 신약 기술력
- [돌아온 임종윤 넥스트 한미약품]새로운 전열 구축 신호탄, 그룹 임원 재배치 시작
- 물러난 녹십자 장남 허성수, 홀딩스 지분 릴레이 매도
- [돌아온 임종윤 넥스트 한미약품]혼돈에도 할 건 한다, 재건 첫 신호탄 100명 공채 시작
- 신신제약 아렉스 파스 제조정지, '안전재고'가 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