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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대는 토큰증권 시장]바이셀스탠다드, ‘멀티에셋 전략'으로 영토 넓힌다명품시계·미술품에 이어 이커머스·선박금융 상품 준비…“매각차익 의존 모델론 성장 한계”

안준호 기자공개 2024-04-24 07:51:45

[편집자주]

토큰증권 제도화를 위한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이후 1년이 흘렀다. 토큰증권의 정의는 물론 시장 형성을 위한 최소한의 법적 조치가 담겨 기대가 컸지만 후속 조치가 늦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더벨은 가이드라인 발표 1년이 지난 현재 토큰증권 시장 모습과 예비 발행사들의 근황을 점검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2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각투자 플랫폼 ‘피스(PIECE)’ 운영사인 바이셀스탠다드는 명품 시계와 미술품에 투자하는 현물 조각투자 상품으로 시장에 이름을 알린 회사다. 서비스 시작 이후 채 2년이 되지 않는 기간 동안 22개 공모를 진행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지난해 이후에는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금융당국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에 맞춰 신규 서비스를 준비하는 기간이 길어졌다. 올해는 이커머스 생태계에 투자하는 신개념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차별점으로 내세웠던 ‘멀티에셋 전략’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멀티에셋 전략으로 22개 공모 성공…“기초자산의 다양화 필요한 시점”

토큰증권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국내 조각투자 플랫폼들은 혹한기를 보냈다. 제도화와 함께 공모 요건의 문턱이 높아지며 신규 상품 출시가 중단된 곳이 부지기수였다. 자금난이 발생하며 토큰증권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기업과 합병을 결정한 곳도 심심찮게 등장했다.

바이셀스탠다드는 이 시기를 신규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준비 기간으로 삼았다. 당초 롤렉스(Rolex), 파텍필립(Patek Philippe) 등 초고가 명품 시계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화제를 모았던 기업이다. 단 초기부터 시계에만 집중하지 않고 미술품 자산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멀티에셋 전략은 후발주자였던 바이셀스탠다드가 고속 성장을 보였던 비결이기도 하다. 첫 상품인 ‘PIECE 롤렉스 집합 1호’ 이후 2022년 11월까지 총 22개 상품을 선보였다. 초기엔 명품 시계가 주된 자산이었으나 이후에는 미술품 공모를 주로 진행했다. 때로는 미술품과 시계를 결합한 이색적인 전략도 택했다.

신범준 바이셀스탠다드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풍부해진 유동성 때문에 고가 시계 환금성이 급격히 높아졌었고, 때문에 서비스 초기에도 이런 상품에 집중했다”며 “서비스 출시 초기부터 고액 자산가와 기관 투자가전유물이던 우량한 투자 상품에 누구나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게 혁신이라 여기고 현재까지 왔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현물에 집중해 조각투자 플랫폼을 구성한다면 그 시장이 무너졌을 때 대응할 방안이 없다”며 “특정 카테고리에 국한된 버티컬 플랫폼(Vertical Platform)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멀티에셋 전략을 고수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멀티에셋 전략의 중요성이 더 높아졌다는 것이 신 대표의 판단이다. 바이셀스탠다드 역시 지난해 투자계약증권 형태의 미술품 조각투자를 준비해 왔지만 이내 계획을 틀었다. 단순히 인기 있는 현물을 쪼개 투자한다는 컨셉트로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조각투자는 전통적 의미의 증권 형태로 발행이 이뤄지게 됐다. 상품 요건과 투자자 보호가 엄격해지는 단계다. 제도권 편입이 이뤄지는 만큼 오히려 더 다양한 자산을 선보여 시장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 신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한국의 토큰증권 시장은 현물의 조각화로 시작해 조각의 증권화 단계까지 변화한 상황인데, 장기적으로는 증권의 토큰화(Tokenization)까지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현재는 미술품이나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발행이 이뤄지고 있는데 새로운 상품이 나오지 않는다면 시장이 고사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바이셀스탠다드 신범준 대표이사>
◇위메프와 협업, 이커머스 시장 투자하는 ‘상생금융1호’ 준비

바이셀스탠다드는 올해 두 가지 신규 상품을 준비 중이다. 현재 회사의 역량을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이커머스 시장에 투자하는 투자계약증권이다. 이커머스 플랫폼 판매자들의 상품 구입에 공모 자금을 활용하는 ‘상생금융1호’ 상품이다. 현재 위메프와 상품 구조 등을 논의 중인 단계다.

이커머스에 입점한 중소상공인들의 주된 고민 가운데 하나는 상품 개발 및 확보에 필요한 자금 확보다. 현금 흐름상 적기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하거나 규모의 경제를 통한 단가 절감이 필요하지만 이를 원활히 공급해줄 자금줄은 많지 않다.

현재 준비 중인 상생금융 상품은 위메프에 입점한 중소 판매업체의 상품에 투자하게 된다. 현재는 피스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위메프가 상품을 직매입한 뒤 향후 판매 대금을 분배하는 형태를 염두에 두고 있다.

위메프가 그동안 쌓은 이커머스 노하우와 바이셀스탠다드가 보유한 플랫폼 금융 구조화 역량이 더해지며 새로운 투자 상품을 도모할 수 있었다는 것이 바이셀스탠다드측 설명이다. 시기별로 어떤 물건이 주로 팔리는지 방대한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다. 현재 생필품 위주로 매입 품목을 택해 3개월 만기 상품을 고려 중이다.

국내 최초의 선박금융상품 조각투자 역시 준비 중이다. 비금전 신탁수익증권 형태로 현재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심사를 받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선박금융 시장은 전부 정책금융에 의존하고 있다. 토큰증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민간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신범준 대표는 “현물 기초자산의 매각 차익에 의존하는 서비스를 벗어나 기업 자금조달을 돕는 방식도 등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장기적으론 전통 금융사들이 다루지 않았던 신규 자산은 물론 기존 자산운용사들의 전통적 자산까지 확장해 디지털에 특화된 자산운용사로 포지셔닝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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