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CB 전환가액 '250만→69만' 조정 왜? 500억 규모 CB 만기 연장과 동시에 리픽싱, 큐텐그룹 내 티몬 입지 변화 영향
서지민 기자공개 2024-07-01 12:44:17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6일 15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티몬이 최근 7년 전 발행한 전환사채(CB)의 행사가격을 72% 하향조정했다. 전환가액 하락은 기업가치 하락으로 해석되는 만큼 이번 리픽싱을 진행한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티몬은 2회차 CB 전환가액을 주당 250만원에서 69만6469원으로 낮췄다. 해당 CB는 2017년 500억원 규모로 사모발행돼 지난 4월 만기 예정이었다. CB의 만기를 2025년 4월로 1년 연장하면서 전환가액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기업의 경우 CB 발행 시 투자자의 수익 보장을 위해 주가에 따라 전환가를 조정하는 리픽싱 조항을 건다. 비상장기업 역시 과거와 비교했을 때 현저하게 기업의 가치가 낮아졌다면 협의 하에 전환가액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즉 티몬의 CB 전환가액 조정은 곧 기업의 기업가치가 낮아졌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전환가액을 기준으로 전체 지분가치를 계산해보면 1조5000억원 규모에서 5000억원 수준으로 기업가치가 하락한 셈이다.
문제는 티몬의 기업가치 하락은 최근 불거진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2020년까지만 해도 1조원 후반대까지 거론됐던 티몬 기업가치는 매각과 상장 시도를 반복하며 급격하게 떨어졌다. 2022년 큐텐으로 매각되는 과정에서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2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왜 지금에서야 전환가액 조정이 이뤄졌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티몬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큐텐그룹 내 티몬의 입지 변화가 이번 리픽싱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그는 "큐텐이 티몬을 인수할 당시 티몬이 별도로 시장에 상장하기보다는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는 지원 역할로 방향이 바뀔 것이라는 게 이해관계자들의 협의 내용이었다"며 "이에 따라 티몬의 CB 전환가액이 큰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 당시 리픽싱을 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티몬은 적자경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3년 연속 매출 감소를 겪고 있었다. 투자자들로서는 티몬이 불안정한 경영 환경 속 자체 상장 계획을 포기하자 CB의 주식 전환을 통해 지분을 확보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중국 이커머스의 국내 진입으로 직구 플랫폼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가 높아진 게 리픽싱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수 후 약 2년이 지나면서 큐텐그룹 내 시너지도 현실화되고 있다.
티몬은 최근 중국 제조 기업과 직접 손잡고 제품을 출시하는 등 해외직구 사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해 4분기 해외 직구 거래액은 1분기 대비 91% 성장했다. 향후 큐텐그룹의 통합프랫폼 위시플러스를 통해 한국 브랜드의 역직구에도 힘을 실을 방침이다.
투자금 회수를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자 전환가액 조정으로 향후 주식 전환을 대비하고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리픽싱으로 2회차 CB의 보통주 전환가능 주식수는 2만주에서 6만8919주로 늘어났다. 이는 현재 티몬 발행주식 총수의 9.6% 수준이다.
티몬 관계자는 "이번 리픽싱은 CB 발행 당시부터 협의됐던 내용"이라며 "크게 의미있는 내용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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