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1월 08일 06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쌀 한 톨을 얻기 위해선 무려 88번 농부의 손길이 닿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농식품 스타트업을 키우는 일도 마찬가지다. 남다른 떡잎을 발견하고 혁신의 싹을 틔울 수 있도록 과감하고 건전한 투자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최근 취재 중에 만난 벤처캐피탈(VC)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농식품 스타트업 투자는 까다로운 난제이기에 끈기 있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농업은 자연재해 등 통제 불가능한 요인이 존재하고 다른 산업 대비 긴 회수 기간으로 투자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농식품 모태펀드 운용사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은 정책금융을 공급하며 농식품 스타트업 육성의 마중물이 됐다. 농식품 모태펀드는 2010년 1170억원 규모로 출범한 뒤 올해 2조1872억원까지 불어났다. 농금원 출자를 바탕으로 133개 자펀드가 결성됐다.
농금원이 초창기에 주력한 것은 농식품 모태펀드의 안정적인 운용이었다. 자펀드를 통해 성장 가능성이 있는 농식품 경영체를 발굴해 안정적으로 투자와 회수를 실시한다. 이후 수익금을 다시 농식품 산업에 재투자하며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나가는 것에 집중했다.
척박했던 농식품 산업에 조단위 모험자본을 공급한 것은 토양을 닦는 일이었다. 박춘성 농금원 투자운용본부장은 "농식품 분야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 집중해 시장실패를 보완할 뿐만 아니라 수익률과 성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출자사업을 추진했다"고 했다.
다만 씨앗이 싹을 틔우기 위해선 비옥한 토양과 함께 물과 양분, 거름도 필요하다. 단순히 자본을 투자하는 것을 넘어선 지원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미다. 농식품 스타트업 창업자는 대개 경영에 취약하다. 노동집약적 작물 생산이 늘상 우선시되기 때문이다.
농금원이 지난달 '농식품 청년·초기기업 지원단'을 출범한 것은 반가운 시도다. 기업진단, 전문교육, 사업설명회 컨설팅을 비롯한 체계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농식품 스타트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경영 마인드'를 심어주는 셈이다.
될성부른 떡잎일지라도 씨앗이 발아하고 싹을 틔우며 열매를 맺기까지는 만만치 않은 정성이 필요하다. 토양을 닦고 물과 거름을 주며 끈기 있는 보살핌을 이어갈 때 비로소 결실을 맺을 수 있다. 농부의 마음으로 뚝심 있는 시도를 이어가는 농금원의 행보를 지켜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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