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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결권 강화 나선 국민연금, '포스코'는 예외? 한진 경영개선·주주권 확대 검토..'외풍 논란' 포스코 회장 추천 함구

박창현 기자공개 2018-06-12 08:24:41

이 기사는 2018년 06월 11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는 7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앞두고 주주권 행사 확대에 적극적인 국민연금이 유독 포스코 사안만큼은 반대 행보를 걷고 있어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포스코 회장 후보 추천이라는 공식적인 주주권 행사 통로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은 소극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최종 후보군 선정을 앞두고 각종 정권 개입설 등 진흙탕 싸움 양상을 보이자 외풍 논란을 우려해 주주권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국민연금이 한진그룹과 포스코 등 개별 사안에 대해 180도 다른 대응 자세를 취하면서 스스로 주주권 행사 원칙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승계카운슬 4차 회의를 개최하고 0.5% 이상 주식을 보유한 30여개 기관과 7개 서치펌 등으로부터 총 8명의 후보를 추천받았다. 승계 카운슬은 향후 내부 인사와 외부 추천 후보들에 대한 종합 심사를 거쳐 5명 내외의 최종 면접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시장의 이목은 국민연금의 후보 추천 여부에 쏠렸다. 국민연금은 현재 포스코 지분 10.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수년 째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포스코 이슈와 관련해 철저히 입을 다물고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포스코 회장 후보 추천과 관련해 "세부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초기 포스코으로부터 후보 추천 요청을 받았을 때는 의결권 행사 범위에 포함되는지 법률 검토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이후 법률 검토가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실제 후보를 추천했는지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전후 사정을 고려할 때 국민연금은 포스코 측에 후보 추천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도 이달 초 외부 추천 결과를 발표했을 때 이같은 상황을 전했다. 포스코는 주주사 대부분이 후보를 추천하는 대신 사외이사가 중심이 된 이사회가 최선의 결정을 해달라는 요청을 해왔다고 전했다. 후보 선출 과정이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포스코의 소극적인 행보로 이어졌을 개연성이 높다.

바른비래당은 최근 청와대가 전·현직 포스코 회장들을 모아 놓고 특정 인사가 회장에 선임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했다고 청와대 개입설을 제기했다. 청와대와 포스코는 곧바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지만, 차기 회장 선임 과정이 다시금 정치 공방 내지는 파워게임으로 비화됐다. 결국 외풍 논란을 우려해 국민연금 스스로 주주권을 포기했을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민연금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일련의 주주권 행사 확대 움직임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국민연금과 상부 기관인 보건복지부는 오는 7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앞두고 주주권 행사 범위 확대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안 처리와 관련해서도 이 같은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한진그룹' 후속 조치가 대표적이다. 국민연금 주식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는 이달 초 위원회를 열고 대한항공과 한진칼 등 한진그룹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예고했다.

오너 일가의 일탈행위가 기업 평판 악화로 이어져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성을 저해하고,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확대시킬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위원회는 한진그룹 측에 경영관리체계 개선 등을 포함해 문제 해결을 위해 더욱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

포스코의 경우, 한진그룹처럼 비상 상황은 아니지만 주주권 행사라는 큰 틀에서 투명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사안이다. 하지만 같은 주주권 행사 사안을 두고도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국민연금의 임기응변식 대응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여론과 정부 정책 기조에 따라 주주권 행사 방향과 대응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관련 규정이나 과거 사례가 없는 만큼 포스코 회장 후보 추천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프로세스에 맞게 상황 설명을 하면 되는데 지레 외풍을 걱정하는지 포스코 사안에 대해 너무 예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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