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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합병 이전상장 점검]초대형 IB, 주관 경쟁 속속 참전…'블루오션' 깨졌다③'알짜' 코넥스 기업 수 증가 영향, 성과 보수 외 추가적인 '자본이득' 역시 부각

전경진 기자공개 2020-01-15 13:51:33

[편집자주]

최근 코넥스 기업들의 스팩합병 이전상장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매년 이전상장 성공 건수는 최대치를 경신 중이다. 2019년에는 '바이오' 섹터 기업까지 스팩합병 이전상장 방식으로 코스닥에 둥지를 텄다. 증권사들의 주관 경쟁에 불이 붙은 것은 자연스런 수순이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블루오션(Blue Ocean)'에 초대형 IB들까지 뛰어들고 있다. 2009년 스팩(SPAC) 제도 도입 후 변화된 스팩합병 이전상장 시장의 현재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4일 0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선점해온 스팩합병 이전상장 시장에 최근 대형사들이 참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KB증권, NH투자증권이 각각 딜을 주관하면서 경쟁에 합류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초대형 투자은행(IB) 5곳 중 4곳이 주관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코넥스 제도가 도입된 지 5년 이상 지나면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할 만큼 규모가 커진 기업들 수가 늘어난 점이 1차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또 스팩합병 이전상장 딜 성사 시 같은 규모의 중소형 딜을 직상장 시켰을 때보다 더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이 대형사들을 주관 경쟁에 끌어들인 요소로 꼽힌다.

◇KB·NH·한국·미래대우, 주관 경쟁 참전

정보 보안 솔루션 업체 소프트캠프는 지난해 12월 30일 코스닥 시장에 이전상장했다. 소프트캠프는 케이비스팩11호와 합병을 통해 소속부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옮겼다.

KB증권은 소프트캠프 딜을 주관하면서 스팩합병 이전상장 트랙 레코드를 처음 기록했다. 신규 스팩을 최근 잇달아 상장 시키면서 향후 스팩합병 이전상장 주관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IPO 실적 1위 하우스인 NH투자증권도 지난해 스팩합병 이전상장 주관 경쟁에 뛰어들었다. 2019년 포인트엔지니어링과 한국비엔씨를 각각 4월과 8월에 코스닥에 이전상장 시키면서 단숨에 트랙레코드를 2건이나 쌓았다.

자기자본 4조원대 초대형 IB들이 잇달아 스팩합병 이전상장 시장에 침투하는 모양새다. 한국투자증권(2016년)과 미래에셋대우(2018년) 역시 딜 수임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초대형 IB 5곳 중 4곳이 주관 경쟁에 참전한 상태다.

사실 스팩합병 이전상장 시장은 그동안 중소형 하우스들의 주력 시장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대형사들의 참전으로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평가다.

실제 스팩합병 이전상장 시장에서 가장 많은 트랙레코드르 보유한 IBK투자증권은 최근 주관사가 교체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신약 개발 바이오기업 카이노스메드가 이전상장을 준비하면서 주관사를 IBK투자증권에서 하나금융투자로 교체한 바 있다.


◇'성공 보수+자본이득'…스팩합병 이전상장 주관 '유인'

시장에서는 코넥스 상장 기업들의 규모가 커지면서 대형사들도 적극적인 이전상장 주관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평가다.

가령 2013년 코넥스 제도가 도입된 후 6년여의 시간이 지났다. 그 동안 코넥스 상장 기업들 수가 늘었을 뿐 아니라 상장 기업의 매출과 이익 규모 역시 코스닥에 이전상장할 만큼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2013년 코넥스 상장 기업 수는 총 45개였다. 2019년말까지 코넥스에 입성한 기업 수(누적)는 211개 달한다. 스팩합병 이전상장 사례는 코넥스 제도 도입 5년차를 넘은 시점부터 급증했다. 2019년말 기준 스팩합병 이전상장 사례는 총 18건이다. 이중 61%(11건)가 최근 2년(2018~2019년)새 이뤄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IPO 흥행'이 확실한 업종의 기업이 아닌 이상 스팩합병 이전상장을 추진하는 것이 주관사 수익면에서 유리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한다. 대형사들이라고 무조건 직상장 IPO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 스팩합병 방식으로 실속 있게 딜을 추진하는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주관사의 IPO 수수료는 일종의 '성공' 보수다. 공모 규모에 따라 일정한 비율(%)로 수수료를 취득하기로 약정하고 딜을 주관한다. 이에 IPO가 실패할 경우 보수는 전혀 받지 못한다. IPO 부진시에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적은 수수료를 수령할 수밖에 없다.

반면 스팩합병 이전상장은 공모절차가 생략되는 안정적인 증시 입성 전략이다. 사실상 수수료가 '0'(제로)가 될 가능성은 없는 셈이다.

더욱이 증권사들은 합병 목적으로 스팩을 설립할 때 발기인으로서 주식의 5%를 의무적으로 보유하도록 법으로 규정돼 있다. 그런데 이런 의무규정은 오히려 상장 이후에는 수익 증대에 도움이 된다. 스팩 주식을 통상 전환사채(CB)로 확보하는데, 이 때 전환가액은 1000원 수준으로 크게 낮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코스닥 입성 후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매각할 경우 대규모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스팩합병 이전상장 주관 경쟁 역시 일반 IPO 경쟁만큼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코넥스 기업들 중에서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꾸준히 창출되지만 상대적으로 공모주 시장에서 비인기 업종으로 분류되는 탓에 IPO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기업들이 있다"며 "이들에 대한 스팩합병 이전상장 제안들부터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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