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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IMM인베스트먼트의 '배드' 타이밍 [thebell desk]

박창현 M&A부 부장공개 2022-09-21 08:09:14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0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에게 약속은 생명과도 같다. 남의 돈을 받아 운용을 해서 이윤을 남기는 업의 특성상 '신용'은 존재의 이유이자 전부다. 운용 핵심 준칙인 '선관주의' 역시 신용이 그 근간이다.

최상위권 PEF일수록 요구되는 신용의 수준이 높아진다. 신용이 담보돼야만 더 많은 돈을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출자 프리패스를 받을 수 있는 '우수운용사' 자격과 '리업(추가 출자)' 등 당근도 확실하다.

신용이 생명인 동네이다보니 어그러진 딜에 대한 관심도 높다. 최근 이목을 끈 딜이라면 단연 SK에코플랜트의 싱가포르 '테스(TES)' 투자자 모집 거래를 꼽을 수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올초 가치제고 방안의 일환으로 싱가포르 전자·전기폐기물업체 테스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매매 계약을 체결했고 연말까지 인수대금을 납입하면 된다. 자금조달 계획도 짜뒀다. 인수금 1조2000억원 가운데 4000억원만 직접 책임지고 나머지 8000억원은 재무적 투자자(FI) 유치와 대출로 충당하기로 했다.

거래 초기 SK에코플랜트의 환경 사업 성장성이 크게 부각되면서 많은 FI들이 관심을 보였다. 많은 선택지가 있었지만 SK에코플랜트는 오랜 기간 이야기를 나눠온 IMM인베스트먼트를 파트너로 낙점했다.

하지만 시간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처음 논의를 시작하던 시기는 올 3~4월이다. 이후 전세계적으로 금리인상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투자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돈의 가치가 오르면서 기관들이 주머니를 닫았고 결과적으로 고위험 PEF 투자는 외면을 받았다.

최상위 운용사인 IMM인베스트먼트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기존 블라인드 펀드 외에 신규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해야 하는데 기관들을 설득하는데 애를 먹었다. 결국 IMM인베스트먼트는 백기를 들었고 SK에코플랜트는 자금조달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마지막까지 "테스 투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투자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시장에서는 이탈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SK에코플랜트 역시 미련을 접고 다른 PEF들과 협상 테이블에 앉은지 오래다.

천하의 IMM인베스트먼트가 딜을 포기했다는 소식에 업계에 뒷말이 무성하다. 아무리 시장이 경색됐다고 해도 IMM인베스트먼트가 펀딩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대해 여러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가 SK에코플랜트에 대한 시장 의구심이 커지자 투자자(LP) 마케팅 단계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앵커 LP를 서기로 한 모 공제회의 반대로 딜이 무산됐다는 세간의 평가와 달리 실상은 스스로 딜을 포기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더해 IMM인베스트먼트가 문자로 거래 포기 통보를 하자 SK측이 머리 끝까지 화가 났다는 말도 돌았다. IMM인베스트먼트의 SK그룹 출입 금지설은 덤이다.

풍문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다만 워낙 신용이 생명인 시장이다 보니 딜 무산의 후폭풍이 크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큰 틀에서 놓고 보면 결국 타이밍의 문제였다. 첫 논의가 시작된 시점에 딜이 끝났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터였다. 하지만 당시 SK에코플랜트는 프리 IPO딜이 우선 순위였다.

SK에코플랜트가 프리 IPO 딜을 조그만 더 빨리 끝냈었다면, IMM인베스트먼트가 프리 IPO 투자자로 낙점됐다면, 아예 테스 투자자 모집 딜을 먼저 시작했다면 등등 시점과 관련된 가정이 꼬리를 물 수 밖에 없다.

이번 딜에선 인연이 안됐지만 언제가는 다시 만날 사이다. SK와 IMM, 모두 국내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각자 스스로 치유의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 언제가 찾아올 굿 타이밍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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