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시장 분석]DB 비중 위축 계속…원리금보장형 선방쇼[제도별 분석]전 업권 평균 수익률 마이너스…롯데손보 선방
이돈섭 기자공개 2023-02-01 09:47:00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7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확정급여형(DB) 적립금 비중이 계속 작아지고 있다. 2021년 상반기 국내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 아래로 내려앉은 이후 지난해 말 58%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규모 자체는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다른 제도에 비해 확대 속도가 더디다.은행과 증권, 보험 등 각 업권 DB 적립금 평균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보험업권 방어력이 가장 탄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그룹 계열사 등 적립금을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하고 있는 롯데손보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DB 적립금 나날이 축소…확대 속도 더뎌
27일 더벨이 은행과 증권, 보험업권 등 국내 전 금융업권 퇴직연금 사업자 43곳이 공시한 퇴직연금 적립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DB 적립금은 총 192조3715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조8450억원(12.1%)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331조7240억원에서 58.0%를 차지하는 규모다. DB 적립금 비중은 2021년 상반기 60% 아래로 떨어진 이후 2년 연속 50%대에 머물고 있다. 적립금 규모 자체는 커졌지만 비중은 쪼그라들고 있는 모양새다.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43곳 중 지난해 DB 적립금 규모가 순증한 곳은 34곳으로 확인됐다. 절대 증감액 규모가 가장 큰 사업자는 삼성생명이었다. 지난해 말 삼성생명 DB 적립금은 37조3782억원으로 한해동안 4조7776억원(14.7%) 증가했다.
증가폭은 KB증권이 압도적으로 컸다. KB증권 DB 적립금은 3조1316억원으로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중 17위에 지나지 않았지만, 작년 한해 2조2331억원(40.2%)을 불리면서 적립금 확대 속도 면에서 가장 큰 성과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2005년 퇴직연금 제도 도입 후 DB 적립금은 한동안 전체 적립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사용자가 적립금 운용을 전담한다는 측면에서 기존 퇴직금 제도와 운용방식이 유사한 영향이 상당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사용자는 적립금 운용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적립금을 예금과 적금, ELB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 위주로 운용했고, 그 결과 연 수익률이 대부분 1% 안팎 수준에 머무르면서 적립금 운용방식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커져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DB 최소 적립비중을 지난해부터 100%로 상향 조정하는 등 관련 제도를 개편하면서 사용자 DB 적립 속도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해부터는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DB 채택 법인은 적립금 운용위원회를 설치케 했다.
그 결과 DB 적립금 규모는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증시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디폴트옵션 제도 시행 영향으로 DC·IRP 규모가 급속도로 확대하면서 전체 적립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손보·생보 나란히 선방…국내외 증시부진 직격타
은행과 증권, 보험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 모두 작년 한해 DB 적립금 평균 운용 수익률이 역성장한 가운데, 보험업권 평균 수익률이 그나마 가장 나은 모습을 연출했다. 지난해 보험업권 DB 적립금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2.16%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보험업권이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한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1.9%였으며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운용한 수익률은 마이너스 6.2%였다. 매크로 환경 변화에 따른 국내외 증시 부진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보험업권 중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곳은 롯데손해보험이었다. 지난해 말 롯데손보의 DB 적립금은 2조1804억원. 롯데손보는 해당 DB 적립금 전액을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해 작년 한해 2.2%의 연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생명보험 원리금보장형 평균 수익률도 2.2%였다. 미래에셋생명 DB 적립금은 4조7742억원인데 이중 4조3322억원(90.7%)을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했다. 나머지 실적배당형 운용 수익률은 마이너스 7.8%였다.
증권업권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2.5%로 집계됐다. 신영증권 원리금보장형 수익률이 2.2%로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중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했지만, 적립금 규모가 234억원에 불과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KB증권 원리금보장형 연 수익률이 2.1%로 그 뒤를 이었다. KB증권은 3조1316억원 DB 적립금을 맡고 있는데 이중 2조7061억원(86.4%)을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했다. 나머지 적립금 (13.7%) 실적배당형 수익률은 마이너스 3.67%였다.
은행업권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2.7%로 전 업권 중 가장 낮았다. BNK경남은행이 실적배당형 수익률이 마이너스 14.9%로 은행업권 내 최하위 성적표를 받았다. 광주은행(-13.4%) 수익률도 은행 중에선 상당히 부진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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