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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싱크탱크 탐방/KB경영연구소]'화수분' 연구센터, 윤종규호 '소트 리더십' 원천②6팀 체제에 11개 센터 추가…'디지털자산·지급결제' 등 신개념 전문성 확보

최필우 기자공개 2023-02-08 07:20:40

[편집자주]

은행 영업점이 팔다리라면 연구소는 브레인이다. 금융권 연구소는 자료 취합 업무로 시작해 거시경제와 산업 분석 역량을 갖췄고, 이젠 CEO 아젠다를 제시하는 싱크탱크로 진화했다. 글로벌, 디지털 등 신성장동력 발굴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새 전략을 제시할 연구소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권 연구소를 찾아 설립 후 현 체제를 갖출 때까지 겪은 변천사와 그룹 내에서의 역할에 대해 알아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31일 10: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경영연구소 연구센터에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경영 철학이 녹아 있다. 윤 회장은 항상 연구소에 '소트 리더십(Thought Leadership)' 근간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한다. 소트 리더십이란 특정 분야 전문성에 기반하는 새로운 리더십 개념이다. 디지털자산, 메타버스 등 신개념이 등장하면 이에 대한 전문성을 축적하는 게 연구센터에 내려진 특명이다.

KB경영연구소는 유연한 조직 편제를 바탕으로 디지털, 글로벌, 금융상품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 임직원들에게 아이디어를 공급하고 CEO 아젠다를 발굴하는 업무도 KB경영연구소의 몫이다.

◇윤종규 회장 체제, 연구센터 8개 추가

한동환 KB금융 부사장은 KB경영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한 부사장과 그를 보좌하는 황원경 고객·디지털연구팀 부장이 연구소 조직을 총괄한다. 연구소는 6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고객·디지털연구팀, 글로벌금융연구팀, 금융경영연구팀, 부동산연구팀, 산업연구팀, 지식경영연구팀 등이다.

6개 팀이 KB금융 실무 조직에 매칭되는 연구를 수행한다면 11개 연구센터는 특정 테마별 연구에 집중한다. 유신익 수석이코노미스트가 별도의 센터를 맡고 있다. 추가로 금융경제센터, 금융안정센터, 신흥국·환율센터, 골든라이프센터, 디지털자산센터, 1인가구센터, 중국금융센터, 북한센터, 보험센터, 지급결제센터를 두고 있다.


연구센터는 KB경영연구소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조직이다. 2012년 골든라이프연구센터, 중국금융연구센터, KB정신(Way)연구센터 설립되면서 센터제가 도입됐고 이중 두 센터가 남았다. 윤 회장이 2014년 취임한 뒤에는 센터제 도입 취지를 살려 연구센터 수를 대거 늘렸다. 경영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념이 등장하면 유연하게 해당 분야 연구 기능을 강화해 달라는 윤 회장의 주문을 반영한 것이다.

한 부사장은 "아직 대다수 센터는 1~2명의 연구 인력으로 구성돼 있어 주요 연구 분야의 근간을 다지는 단계"라며 "현재는 과도기이고 각 분야에서 목표로 삼고 있는 연구가 활성화되면 연구센터가 명실상부한 조직으로 자리 잡아 센터 중심의 연구 체계가 만들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신설된 센터는 디지털자산센터와 지급결제센터다. 한 부사장은 연구소장 취임 직전 KB국민은행 디지털금융그룹 부행장을 맡았다. 금융그룹의 디지털 전환 관련 연구를 심화해야 한다고 판단해 연구소장 취임 후 디지털자산과 지급결제 분야에 초점을 맞추는 인력을 배치했다. 디지털자산과 지급결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별도의 조직을 두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1인가구센터는 매년 한국 1인 가구 보고서를 내고 있다. 국내 1인 가구 증가에 발맞춰 해당 인구의 소득, 연령, 선호 등을 연구한다. 국내 최초로 노후 대비에 초점을 맞춘 골든라이프센터와 같이 1인가구센터도 해당 분야에서 독보적인 연구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두 연구센터 모두 리테일(소매) 금융에 특화된 KB금융 정체성에 부합한다는 평이다.

중국금융센터는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만들어졌다. 2012년 타 금융그룹 대비 중국 진출 속도가 느리다는 위기 의식이 반영됐다. 중국 시장을 둘러싼 변화가 시시각각 일어나면서 글로벌 역량을 보강하기 위한 연구는 진행형이다. 중국금융센터는 정치, 외교를 위한 경제 수단 활용에 주목하는 '지경학' 관점에서 중국을 연구하고 있다. 북한센터도 같은 맥락의 연구를 수행한다.

KB경영연구소 관계자는 "핵심 역량을 가진 연구원들이 센터장을 맡고 있고 각 센터의 시장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디지털, 부동산 등 전문성이 축적된 영역에서는 정책 제안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종 행사 참여·주단위 콘텐츠 취합, CEO 아젠다 발굴

KB경영연구소는 디지털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각종 행사에 KB금융을 대표로 참여하고 있다.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참석한 KB금융 인력 대부분 KB경영연구소와 디지털/테크그룹 소속 직원들이다. 다음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주최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도 연구소 인력과 디지털/테크 인력이 주축이 돼 참여한다.

한 부사장은 "디지털 관련 연구를 하다 보면 노이즈와 시그널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5년 또는 10년이 지난 뒤에도 살아 남아 있을 개념과 트렌드가 뭔지에 대해 구성원들이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주 금요일 오후에는 한주간 있었던 국내외 언론 보도와 주요 보고서를 취합하는 것도 KB경영연구소 핵심 업무다. 80~90페이지 분량의 요약본을 임원들에게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는다. 실무 담당자들이 관심을 두는 테마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관련 전략 수립에 기여한다.

맞춤형 상장지수펀드(ETF)인 '다이렉트 인덱싱' 상품도 KB경영연구소가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금융상품 트렌드를 분석하면서 다이렉트 인덱싱 개념을 파악했고 이를 계열사 KB자산운용에 전달했다. KB자산운용은 이 상품을 올 상반기 국내 최초로 출시할 예정이다. 평소 고객들이 주가연계증권(ELS) 중심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 문제의식을 갖고 새 상품을 물색한 끝에 선제적 출시가 가능해졌다.

KB경영연구소 관계자는 "CEO 아젠다를 전제로 연구하는 건 아니지만 연구 리포트나 콘텐츠에 대한 경영진 피드백이 오면 이에 대한 연구를 중점 수행하고 결과적으로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보탬이 된다"며 "임직원들이 항상 연구소 필요성을 체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공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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