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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붕 두가족 IB의 이해상충 [부국증권]①반세기 역사에도 IB 위상 하위권...정규·비정규 투 트랙 조직

박준식 기자/ 이재영 기자공개 2010-08-30 13:54:26

이 기사는 2010년 08월 30일 13: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국증권은 올해로 창립 57주년을 맞았다. 반세기가 넘는 역사를 가진 증권사이지만 IB하우스로서의 존재감은 미약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자산유동화(ABS) 분야에서 일부 성과를 내고 있는 정도다.

IB 분야의 거래 실적이 없는 건 성장을 가로막는 한계다. 최근 하우스 사이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실적(트랙 레코드)은 거래 수임을 위한 기본 요소가 됐다. 실적 내놓을 게 없어 빅딜을 지레 포기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 있었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의 임대주택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건이 한 사례다. 부국은 ABS 딜에 상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이 딜에는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발행사가 주관 응모자격을 △LH공사채 인수실적 1500억 원 이상△리그테이블 기준(thebell) 상반기 ABS 인수실적 1500억 원 이상(이상 2010년 기준) 등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이 ABS 발행 규모는 1조 원에 달했지만 부국은 '지붕만 쳐다보고' 말았다.

자기자본이 3000억 원을 갓 넘은 중소형 증권사인 것도 IB 성장을 가로막는 요소다. 지난 6월 말 기준 자본금 668억 원에 자기자본은 3309억 원으로 국내 41개 증권사 중 24위에 머물고 있다. 지점 수도 서울 6곳 등 총 15곳에 불과하다.

자본이 적으면 IB 영업이 어렵다. 주권 발행의 경우 실권주 인수 위험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거래를 따더라도 사내 리스크 심사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중소형 증권사처럼 수수료 위주의 소극적 영업에 머무는 것이다.

리테일 채널이 없는 건 상품 판매에 부담을 준다. 부국은 퓨쳐스타즈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의 공모를 하반기 중에 고려하고 있지만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다. SPAC 공모 시장의 열기가 식어버린 상황에서 100억 원에 가까운 일반 배정 물량을 15곳의 지점에서 해결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최근 상장한 솔로몬 SPAC은 솔로몬투자증권의 적은 지점 수(8곳)라는 한계를 넘지 못해 0.48대 1이라는 사상 최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지점 수 39곳의 유진투자증권을 청약 사무인으로 내세웠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부족한 IB 인프라를 감안해 일단 중소형 딜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다는 게 부국의 복안이다. 하지만 교보와 현대증권 등 전통의 강자가 버티는 이 시장에서는 한양과 리딩투자, 이트레이드 키움증권도 각축을 벌이고 있다.

국내 41개 증권사 중 34개사가 채권 시장에 나서고 있다. 상반기 중 32곳이 1건 이상의 채권 발행을 주관했다. ECM 시장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기업공개 거래로 수수료를 번 회사는 모두 25곳으로 전년보다 50%나 늘었다. 경쟁의 양상이다.

영역 확대에 앞서 조직 내부 구조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부국 내부에서도 거세다. 일원화되지 않은 IB 체계 때문에 비효율과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국 IB사업본부는 기동호 부사장이 맡고 있지만 실제 IPO 등을 주관하는 기업금융부는 대표 직속으로 소속돼 있다.

이런 특이한 구조는 조직 설립 시기와 구성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업금융부는 IB사업본부가 발족(2000년 11월)하기 전부터 정규직 중심으로 존재했다. 이후 IB사업본부는 외부 경력직 중심으로 PF 거래와 자산유동화 전문으로 탄생했다.

하지만 이 구조는 IB사업본부가 덩치를 키우면서 업무 영역이 겹치며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기업금융부와 IB 사업본부 내의 ECM팀이 같은 딜을 쫓으면서 나타나는 상충이다. 두 조직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것은 물론 성과급 체계나 지휘계통이 달라 분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부국 관계자는 "IB사업본부와 기업금융부를 합쳐야 하지만 서로 문화가 다르고 경영층의 의지가 박약해 실무자들의 고민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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