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갈림길에 선 세방 '이상웅'호 [thebell note]

박창현 기자공개 2015-03-18 08:29:0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16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방그룹은 알짜 중견사다. 설립 이래 딴 눈을 팔지 않고 한 우물만 판 것이 현재의 세방그룹을 만들었다.

1965년부터 시작한 항만 하역과 화물자동차 운송 사업은 아직도 세방그룹의 주력 분야다. 지난 1978년 진해전지를 인수하면서 시작한 축전지 사업도 지금까지 이어나가고 있다.

30년 전 구축한 이 포트폴리오가 현재 세방그룹 영위 사업의 전부다. 신규 진출 영역도 물류와 축전지 수직 계열화 분야에 한정돼 있다. 터미널(운송)과 사출(축전지) 사업 투자가 대표적이다.

내실 위주의 성장을 추구하다보니 시장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적도 거의 없었다. 자산 2조 원의 중견그룹으로 성장했지만 존재감은 제로에 가까운 이유다. 보수적 경영 원칙은 계열사 상장 현황을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21곳의 계열사 가운데 ㈜세방과 세방전지 단 2곳만이 상장돼있다.

'은둔의 기업' 세방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2세 승계가 신호탄이 됐다. 세방그룹은 지난 1999년부터 거의 10여년 동안 이의순 명예회장에서 장남 이상웅 회장으로의 후계 승계 작업을 진행했다. 이상웅 회장은 개인회사인 '이앤에스글로벌(옛 세방하이테크)'를 동원해 그룹 지주회사격인 ㈜세방 지분을 꾸준히 매입했다. 또 가족 지분 증여까지 이뤄지면서 확실하게 최대주주 입지를 굳힌다.

이 회장은 지난 2011년 ㈜세방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그룹 지배력과 의사결정 권한을 모두 갖게 된다. 본격적인 2세 경영시대가 열린 셈이다.

수 년 간 안정적으로 지배 체제가 유지되자 이 회장의 눈은 밖을 향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M&A 핫딜이었던 KT렌탈도 세방그룹의 레이더에 포착됐다. 비록 검토 단계에서 끝났지만 세방그룹의 전략 변화가 읽히는 대목이라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평가였다.

세방그룹의 이 같은 행보가 일회성으로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방그룹은 주요 M&A 매물을 검토하고 전략을 구상하는 회장 직속 전략담당 부서를 만들어 둔 상태다. 더욱이 최근 물류 동종 매물이 쏟아지면서 활발하게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장에서도 세방그룹의 거래 실행력에 대해서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풍부한 자금력을 토대로 공격적으로 매물 검토에 나섰다가 실제 거래에서는 발을 빼는 중견그룹들의 사례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이상웅 회장이 이끄는 세방그룹도 똑같은 시험대에 올라설 수 밖에 없다. 자금력도 있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업종의 매물도 있다. 하지만 지난 수 십년간 보수적 의사결정은 항상 옳았다. 그 경험적 진리를 깨는 확신을 세방그룹은 찾을 수 있을까. 지난 1978년의 축전지 M&A 도전처럼 말이다. 세방그룹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박창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