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韓 기업, 중국발 기술혁명·자본시장 적극 활용하라" [2016 China Conference]안유화 성균관대학교 중국대학원 교수

정아람 기자공개 2016-05-20 14:12:19

이 기사는 2016년 05월 20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6 더벨 차이나 컨퍼런스 세션1_29
20일 중구 밀레니엄 서울힐튼에서 열린 '2016 더벨 차이나 컨퍼런스'에서 안유화 성균관대학교 중국대학원 교수가 '중국 경제환경 변화와 신성장 산업에서 한중 투자 및 협력 기회' 토론을 하고 있다.
"중국은 이제 단순히 세계 기업의 생산기지 역할을 넘어 대규모 내수시장과 자체적인 지적재산권을 통한 경쟁력을 강화해 가고 있다. 한국 기업이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의 이같은 환경을 잘 활용한다면 단시간 내에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아직 있다. "

안유화 성균관대학교 중국어대학원 교수는 20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에서 열린 '2016 더벨 차이나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안 교수는 "중국은 지금까지 다른 나라의 생산기지 역할을 주로 하다 보니 브랜드와 기술력을 통한 수익은 다른 나라에 넘겨주고 저부가가치 산업 위주의 산업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며 "그러나 이제 시진핑 체제에서는 고부가가치 산업 위주로 재편을 통해 세계 경제를 이끄는 주축 국가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의 세계 경제에 대한 기여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성장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석유 중심 경제 체제에서는 미국 달러화가 주도권을 가졌지만, 앞으로 지적재산권 온라인 중심 경제 질서에서는 중국의 기술 발전을 계기로 이같은 패권이 중국 위안화로 일부 분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안 교수는 한국 기업들이 이처럼 중국이 주도권을 갖는 시기를 적절히 활용할 것을 권했다. 지적재산권과 브랜드 경쟁력의 중요성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으며, 한국 기업 중 일부는 이같은 장점들을 갖추고 있지만 한국 내수 시장 규모의 한계 때문에 성장가능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한국 기업이 중국 시장으로 진출해 13억 인구를 대상으로 시장을 확대하거나 중국 자본의 투자를 받아낼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기업의 생존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안 교수는 특히 한국 기업이 절대우위를 갖고 있는 화장품, 패션, 음식료, 문화콘텐츠 분야의 경우 중국 기업과 인수합병이나 브랜드 개발 협력, 자본투자 교류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반면 디스플레이, 반도체, 철강, 플랜트, 일반 제조업분야는 중국 기업이 빠른 속도로 한국 기업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따라잡고 있다는 점을 직시하고 이제는 기술개발보다는 중국 시장 활용에 더 치중하는 전략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


과거 한국과 중국, 미국 등의 거시경제 변화 패턴을 보면 1997~1998년에는 기술·인터넷 산업이 세계경제 성장을 견인했고, 2001년에는 인터넷 버블이 꺼진 대신 미국 부동산 경제가 세계 호황을 이끌고,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때는 WTO에 가입한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세계경제 성장을 이끄는 식으로 패턴이 바뀌어 왔다. 문제는 2016년 현재 이렇다할 세계 경제 성장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 해법은 동남아 등 성장속도가 빠른 국가들이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끌거나 아니면 미국과 중국발 4차 기술혁명을 통해 저성장을 극복하는 것이라고 본다.

2020년에는 중국은 세계 경제의 3분의 1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중국이 생산기지 역할을 주로 했다 보니 브랜드와 기술력을 통한 수익은 미국 등 선진국이 가져가고 중국은 다른 나라를 잘 살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 대신 중국은 환경파괴, 저부가가치 산업 위주의 경제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위안화 절상으로 수출환경도 불리했다.

반면 이제 시진핑 체제에서는 소비주도형 고부가가치 산업 형태로 변화를 모색 중이다. 이제 중국은 자국내 경제구조도 개선하면서 세계 경제의 선두 역할을 하는 국가가 된 것이다. 이제는 한국, 중국, 미국 누구든 먼저 신성장엔진을 구축하느냐에 따라 선두 국가가 결정될 것이다.

그럼 한국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중국을 이용해야 하나. 중국이 부품소재 수출 중심 경제에서 벗어나 신성장 동력을 탐색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면 중국을 보는 한국의 시각도 변해야 한다. 중국의 경쟁력과 중국이 주는 시사점을 보자. 과거 전통적인 제조업 생산 방식에서는 기업은 R&D에서 최종 생산까지 자체 시스템을 구축해야 했으나 이제 인터넷 경제 하에서는 부문별 아웃소싱이 가능해지고 있다. 다만 아웃소싱이 안되는 부분이 나만의 기술과 관련된 지적재산권(IP), 그리고 충성고객을 통해 확보하는 브랜드 경쟁력이다. 이제 어느 기업이든 세계 경제에서 살아남으려면 원천기술 또는 영원히 충성할 고객을 갖고있어야 한다.

한국과 중국의 차이점이라면 똑같이 기술력이나 브랜드를 갖고 있다고 했을 때 중국은 내수시장만 해도 13억 인구다. 샤오미는 원래 IP가 강한 기업이 아니었다. 13억 내수시장에서 성공을 통해 세계 3대 기업 수준으로 성장해서 오히려 이제 IP를 확보하면서 더 강해지고 있다. 한국 기업은 그게 안된다. 내수시장이 5300만 명이 전부다.

그렇다면 한국이 중국을 활용하는 방법은? IP를 선도적으로 개발해서 중국과 협력하거나, 아니면 13억 시장을 어떻게든 우리의 플랫폼으로 가져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중국 기업도 단순히 규모가 큰 시장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 R&D를 통해서 이제 부가가치와 브랜드 경쟁력을 높여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 가장 핫한 분야가 AI, IoT, 빅데이터 등인데, 한국 기업이라면 보유한 지적재산권을 가지고 중국 시장에 빨리 넘어가면 짧은 시간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기회가 있다.

한국과 중국 기업이 윈윈할 수 있는 분야로는 화장품, 패션, 음식료, 문화콘텐츠 등을 들 수 있다. 이 분야는 많은 자금을 투자한다고 빨리 성장하는 곳은 아니고 노하우와 시간이 필요한 분야라 한국 기업이 중국 시장과 자본력을 활용하는 게 승산이 있다. 가령 중국 자본이 한국 기업에 투자를 검토한다면 한국의 기술력, 그리고 투자자금을 조달할 때 한국의 저금리를 모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반면 반도체, 철강, 디스플레이 등은 중국이 빨리 치고 올라오고 있어서 기술격차가 크지 않으니 지금 조금이라도 앞섰을 때 기술개발보다는 중국 시장 활용에 더 치중하는 전략이 유리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